제43회 한산대첩기념제전 평가 좌담회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 승전 412주년을 기념하고 통영탄생 4백주년을 축하하는 제43회 한산대첩축제가 17일 시민 대동제를 마지막으로 5일간의 화려한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축제는 이순신 장군과 통영의 정체성 확립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전국적 행사로 격상, 나아가 세계 속의 한산대첩제전을 지향하고 있다.이에 본지에서는 이경건 문화전문기자, 외지인으로 한산대첩을 처음 접한 서울대 대학원 석사과정 지리전공 이승욱씨, 김영화, 장찬식, 김상현, 김민진 기자가 참가한 가운데 18일 한산대첩 자체 평가 좌담회를 실시, 진단 및 향후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편집자 註】*사회 김영화 기자=올해로 43회를 맞이한 한산대첩제는 이순신 장군과 통영 정체성 확립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행사로 격상함과 동시 시민 대화합이라는 3대 축으로 접근했다. 크게 -한산대첩 기념행사 -2004 한려수도 바다축제 -민속공연 -해군,해병행사 -시민,청소년축제마당 -예술제/전시 등 6개 분야 총 45개의 세부 행사로 5일간의 일정으로 치러졌다. 먼저 이순신 장군과 통영의 정체성 확립 측면에서 본 한산대첩제로 접근해 보자.제전 측에서는 정체성 확립을 위해 ``이순신 장군의 눈물`` 퓨전 드라마를 선보인 것으로 아는데. *이경건 문화관광전문기자=개막공연에 선보인 퓨전드라마는 이순신의 정체성 확립에 목적을 둔 공연이었다 해도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산대첩은 축제가 아닌 제전이다. 좀더 진지한 자세의 접근이 필요하다.또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잡다한 경연대회 1/3 이상을 과감히 줄이는 축제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히려 군점과 수조, 이번에 시행되지 못한 한산대첩 학술제 및 소외된 행사 이충무공 정신계승대회 등을 축제의 핵으로 변모시켜야 전국적, 아니 세계적 상품의 가치가 있다. *장찬식 기자=지금껏 성웅 이순신 장군같은 분은 없었다. 이런 까닭으로 예전 한산대첩에는 박정희 대통령까지 참가할 정도였다. 주최측에서는 이런 이순신의 진정한 뜻을 기리고 정신적 의미의 세계를 정의하고 규정해야한다. 이순신이 나라를 생각하며 전투에 임한 필사즉생한 정신을 심어줘야 하고 또 이것을 중심으로 행사가 펼쳐져야 한다.이런 점에서 보면 미 해군 참가유도 및 군점 병졸 모집은 좋은 아이디어지만 통영만의 색깔을 내기에는 아직도 부족하다. *김영화=군점과 수조 등 주요행사를 뒷받침할 학술대회가 개최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다. 군점에 대한 정확한 고증과 전승을 통한 대대적 상품화가 세계화의 기본이며 이에 대한 행정적 뒷받침도 중요하다.특히 학술대회는 논문을 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행정에서 주제를 몇 번이나 바꾸는 우를 범해 결국 취소되기에 이르기까지 했다. *김상현 기자=잡다한 경연대회가 많다는 데 동감한다. 이순신과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 행사나 올해 치러지지 않은 전국 청소년 경연대회 등 전통성을 특화시키는 것이 정체성에 오히려 접근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또 이순신과 한산대첩을 체험할 수 있는 낮 시간대 행사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김민진 기자=한산대첩기념제전은 통영이 주체이면서 이에 대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제1회 때부터 지금까지의 변모를 담은 사진전 등도 좋은 아이템인 것 같다.한때 전국 5대 축제로 손꼽히던 한산대첩제가 이제 전국 1백여개 축제에서 이름을 찾아야 할 정도로 위상이 격하된 것은 우리 스스로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거북선 건조 전시 등도 선행돼야 할 요소다*이승욱 서울대 대학원생=군점, 수조 모두 처음 관람했는데 첫 느낌은 상당히 좋았다. 지리학과 출신이라 여러 지역 답사를 다녔다. 역사적 사실을 표현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고 힘든 일이란 걸 알고 있다. 좀더 발전적으로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지금으로선 통영 전통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축제 성공의 지름길이다. 제안을 하나 하자면 수조 시 문화마당에서 바다를 쳐다보는 관람석도 좋지만 남망산 쪽에 관람석을 설치, 바다를 내려다보는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김영화=이번엔 참여객 유도라는 면에서 얘기를 했으면 한다. 행사 기간 중 전문 평가단이 행사장 곳곳을 누비고 다니면서 4~5백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면접 조사를 한 결과 한산대첩제 참가율을 따지면 지역민과 외지인의 비율이 7:3, 어떤 경우는 9:1 정도로 도출됐다고 한다. 이는 타지의 행사와는 정 반대의 결과로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장찬식=시민참여 부재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마지막 시민참여 대동제에는 각 동별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지만 이것만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군점이나 해병대 시내행진 때도 고생하는 그들을 위해 박수치는 시민이 거의 없었다. 이것을 시민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해병대가 왜 행진을 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하는데 이런 부분은 시와 제전위에서 시민들이 알게끔 해줘야 한다. 또 각 기관단체 및 사회단체에서도 축제에 스스로 동참, 시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김상현=이순신은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이다. 그의 후손들을 초빙한 것은 상당한 의미있는 있이었다. 하지만 한산대첩에는 역동성이 없었다. 통영 군점과 일본 마쯔이를 비교하면 일본은 힘이 있다. ``으싸 으싸`` 외치며 행진한다. 한마디로 흥분의 도가니다. 하지만 군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쳐진다. 가장 힘차게 전진해야할 이순신 장군도 ``가자!``라는 단 한마디의 외침도 없다. 행사에 힘을 불어 넣을 요소가 필요하다. 최근 축제를 지역경제와 연관시켜 유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영은 이 부분이 상당히 부족했다. 외지 관광객 뿐만아니라 각 대회에 참가한 외지 참가 선수들조차 관광객으로 수용하지 못했다. 검도대회 1천여명, 궁도대회 1300여명, 문화장관부상이 걸린 무용대회만도 수백명이 참가 했다. 하지만 이들이 대회 후 통영관광이나 축제 참여방안을 문의했으나 행정이나 주최측에서는 별다른 방안을 제시 못했다. *이경근=통영은 43년 동안 구국의 현장에서 거북선 하나 만들지 않고 뭘 했는지 묻고 싶다. 지금의 한산대첩은 소재는 무궁무진한데 비해 홍보부족, 기획부재, 전체 레이아웃 부족 현상이 여실히 드러난다. 가장 핵심행사인 군점은 시민 개인과 행사의 관계를 인식하게 해줄 자극제가 필요하다. 시민을 감동시킬 그런 프로그램, 굳이 필요하다면 탤런트를 써도 된다.또 통영만의 문화, 예를 들어 남해안 별신굿이나 오광대 등의 마당극은 상당히 재미있고 상품가치가 있었다. 마당전체의 레이아웃이 좁았다. 좀더 확장했으면 좋겠다. 한산대첩을 세계적 상품으로 만들려면 축제의 컨텐츠 구성을 내실있고 재미있게, 그리고 주무대가 야시장에 밀리는 이런 이상한 양상은 없어야 한다.또 다양한 기획력을 발휘하면 세계적 도약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이승욱=축제장 보다는 오히려 도남동 마리나콘도에 사람이 더 많았다. 특히 여름 시즌이라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과연 한산대첩제에 참가하는 지 의문이다. 통영국제음악제 때는 관문 사거리 포스터나 조형물,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로 서울에서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한산대첩제는 행사장 주변을 제외하고는 축제장이라 볼 수 없었다.하지만 한산대첩은 역사성이나 지리학적 요소로 볼 때 관광상품화 하기에는 손색이 없다. 지역민 참여와 관광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이면서 뛰어난 기획력과 홍보력이 필수다. *김민진=취재 중 40대 관광객 가족으로부터 통영이 강원도 태백 탄광촌 분위기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행사장만 사람이 모여있고 주변 상가가 줄을 이어 문닫은 모습이 곧 죽은 도시라는 것이다. 도시 전체를 축제 분위기로 만드는 만국기나 대형 아치 등의 구조물은 물론 참가를 유도하는 각종 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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