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안시설 부족해 해상서 유람선과 도킹

통영관광의 대표 아이템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팬스타 허니(이하 허니호)'호가 통영 입항 첫날부터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초 한산신문이 제기한 통영항내 접안시설 부족 문제가 끝내 발목을 잡으면서 현 상태로는 승객하선이 사실상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영시는 차선책으로 통선을 투입, 승객을 육지로 이송하는 방법을 동원할 요량이지만, 해상 도킹에 따른 승객 안전관리 문제를 비롯한 임의 통선운영에 따른 관련 법률 위반요인까지 불거져 나오는 실정이다.

때문에 남해안 시대구현을 위한 첫 프로젝트로 시작된 이번 사업이 자칫 통영에만 희망사항으로 그칠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도로도 뚫리지 않은 산중에 최고급 승용차를 끌고 간 격"이라며 통선 운용과 같은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요소를 없앨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통영항화물선부두 참치하역에 사용 못해, 항계밖 정박

28일 도남동 충무마리나리조트 인근 앞바다에 도착한 허니호는 통영항 입항을 포기한 채 항계밖에 닻을 내렸다.

무게 1만5천톤, 길이 136.6m 규모의 허니호를 수용할 만한 시설이 통영항내에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니호 접안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통영항화물선부두에는 냉동참치를 싣고 들어온 화물선의 하역작업이 한창인 상황. 허니호 입항 열흘전인 17일 입항한 이 화물선에는 오뚜기 고성공장에 납품될 참치캔 원료 3천260톤이 가득 차 있었다.

작업량을 늘려 평소보다 많은 하루 평균 350톤 가량을 내렸지만 역부족이었고 통영시와 선사측은 어쩔 수 없이 '통선' 이용하는 방법을 택해야 했다.

유람선 송악산호를 임시 투입해 바다위에서 허니호와 도킹, 승객들을 옮겨 싣고 유람선터미널로 향했다. 승객들은 이후 5분여 뒤 통영땅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허니호-송악산호 해상 도킹 '위험천만'

다행히 입항 첫날은 기상여건이 양호해 승객들이 통선으로 갈아타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통영시도 "허니호와 통선을 연결해 가교역할을 하는 램프게이트가 송악산호와의 도킹에 맞춰 특화된 시설이라 기상이 악화된다고 해도 승객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덧붙여 "향후 입항할 경우에도 육상접안 대신 통선을 이용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파도가 높아지는 등 기상이 악화될 경우 승객 안전을 위해 통선이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다.

1만5천톤급의 육중한 선체와 도킹하기에 통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데다 선상 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파도가 치는 여건에서 옮겨 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람선을 통선으로 사용, 엄연한 불법

이 뿐만이 아니다. 통선 운행에 따른 법적인 제약요소도 크다.

현행법상 모선인 허니호 승객을 육지로 중개수송 하는 통선 역할을 하기위해서는 여객운송사업법에서 정한 '통선업' 면허를 얻어야 하는 상황.

즉 28일 통선으로 사용된 유람선은 기존 유람선 면허에서 정한 운항제한 범위를 넘어서 불법 영업을 한 셈이 됐다.

때문에 향후 통선 이용을 계속하려면 반드시 면허 취득이 선행돼야 하지만 정작 통선업 허가권자인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승객안전 문제를 이유로 허니호와 관련된 통선허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마산청 관계자는 "바다에서 이뤄지는 승객 중개는 너무 위험하다. 현 상태에서 허니호 승객을 운송하기 위한 목적의 통선업은 허가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화물선부두라도 육상부두 확보해야

이 처럼 허니호의 통영입항을 둘러싼 선결 과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육상접안 시설 확보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허니호 선사인 팬스타라인닷컴 김한겸 대표이사 역시 환영식자리에서 "통영에 1만5천톤급 크루즈가 접안할 시설이 없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장점으로 내세운 기항지내 드라이브 크루즈를 못하게 됐다"면서 접안시설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었다.

이에 대해 마산청 관계자는 "당장 전담 시설을 만들 수 없는 형편인 만큼 활용 가능한 화물선부두를 이용하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