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가 '참다랑어 양식기술개발' 사업의 선두 자리를 제주도에 내줘야할 처지가 됐다.

세계 유일의 참다랑어 완전양식 기술 보유 기관인 일본 긴키대학 수산연구소가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와 참다랑어 양식기술 교류 협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긴키대학은 지난해부터 통영시와 파트너쉽 관계를 유지하며 참다랑어 양식기술개발 사업을 측면 지원해 왔던 기관.

하지만 통영시가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정부지원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머뭇거리는 사이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던 국립수산과학원이 긴키대를 포섭, 선수를 친 것이다.

제주수산연구소는 6일 일본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에서 협정식을 갖고 국립수산과학원의 외해양식 기술과 긴키대학의 참다랑어 수정란 이식, 종묘 채포 및 수송기술 등을 교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참다랑어 인공 종묘를 자체 생산해 성어로 키워내는 '완전양식'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제주수산연구소가 선점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통영시가 쥐고 있던 참다랑어 양식기술개발 사업의 주도권이 사실상 제주도로 넘어간 셈이다.

게다가 국내 최대의 참다랑어 포획단체인 대형선망수협이 노아외해양식영어조합법인, 일본 소지츠사와 손잡고 제주도에서 기업형 참다랑어 양식사업을 벌이기로 합의하면서 관련 사업의 주무대가 순식간에 통영에서 제주도로 옮겨가게 됐다.

이들은 이달 말 자본금 8억원 규모의 합작법인 제주참치㈜를 설립한 뒤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해안에서 10㎞ 떨어진 해상 20㏊에 미국에서 제작한 2만㎥와 5만㎥의 가두리 각각 2기를 들여와 시설할 계획이다.

또 인근 육상에 냉동·냉장·가공시설을 설치해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투자금은 오는 2012년까지 총 400억원에 달한다.

대형선망수협은 선망에서 잡히는 자연산 참다랑어 치어를 공급하고 노아측은 양식관리, 소지츠사는 시설 및 운영자금 투자와 유통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참다랑어 양식기지화를 위해 내달 시험어업허가를 승인 할 방침을 굳히는 등 전폭적인 행정지원에 나서고 있다.

반면 통영시는 지난해 사전 준비를 거쳐 올해 초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나섰지만 정부의 예산지원이 막히면서 기술 주체인 긴키대 마저 놓쳐버렸다.

지난해 기획된 한산신문의 참다랑어 양식 보도를 통해 관련 사업의 가능성을 인지한 통영시는 뒤 그해 7월 진의장 시장이 직접 일본 긴키대을 방문해 인연을 맺고 8월 긴키대 연구진을 통영으로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우호관계를 다졌었다.

8월 세미나에서는 참다랑어 양식 기술을 포함한 육종 기술 전반에 대한 기술 지원까지 약속까지 받았냈다.

덕분에 통영시는 뒤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선발 주자 였던 국립수산과학원을 제치고 단번에 관련 사업의 주연으로 부각될 수 있었다.

이후 민관 양식 전문가들로 구성된 통영참다랑어양식개발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한 통영시는 사전 타당성 용역에 발주하며 본격적인 양식기술 개발을 위한 사전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긴키대와는 공식적인 기술협정 체결 없이 비공식적인 우호관계만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 기대했던 정부의 예산지원이 무산되면서 당초 구상했던 사업전반의 로드맵에 수정이 불가피해 졌고 결국 제주수산연구소에 덜미를 잡혔다.

이에 대해 통영시 관계자는 "긴키대의 기술지원 여부와는 상관없이 양식 기술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참다랑어 양식을 산업화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인성실업과 시험 양식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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