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급감, 가격 급등…선물용 멸치 주문 절반

남해안 멸치잡어 기선권현망업계가 추석 대목을 앞두고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7월 시작된 가을 어기동안 예상치 못한 해파리의 습격으로 어획량이 급감한데 반해 멸치 가격은 급등, 추석 선물용 멸치 주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기선권현망수협과 마른멸치 중도매인 등에 따르면 추석 명절을 보름여 앞둔 현재, 선물용 멸치 주문이 지난해에 비해 40%가량 줄었다.

주로 전국 관공서나 대기업 등에서 대량 주문을 받고 있는 권현망수협의 경우, 올해 명절 선물로 주문을 받은 마른멸치는 약 3천200여 상자(1상자 평균 1kg), 7천여 만원 상당이다.

지난해 5천여 상자, 1억원 어치에 비해 30% 감소한 수치다.

엇비슷한 가격대의 선물 품목 중 만족도가 높아 최근 명절 선물용으로 각광 받아온 통영 멸치는 설, 추석시즌 매출이 매년 20%가량 성장하는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지난해는 현직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추석선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반면 올해는 생산량 감소로 멸치 원료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주문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수협 관계자는 “지난해 2만원으로 준비할 수 있었던 중간 크기 멸치가 올해는 3만원은 줘야 한다. 2만원에 맞추려면 다시용(국물용) 큰 것들 밖에 방법이 없다”며 “명절 선물용으로 대량 주문을 하던 기존 거래처를 비롯해 신규 거래처들도 계속해서 문의는 해 오고 있지만 가격을 맞추지 못해 결국 포기하고 있다”고 했다.

마른멸치 중도매상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보통 이맘때가 되면 주문받은 물량을 맞추느라 정신이 없어야 하는데 작업장은 썰렁하기만 하다. “추석 주문량이 못해도 50%이상 줄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멸치 도매인 A씨는 “지금 받아놓은 물량은 사실상 손해보는 장사다. 지난 수년간 꾸준히 거래해온 곳들이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맞춰주고 있는 형편”이라며 “멸치 팔아서 올해 대목 넘기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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