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대 통영리틀야구단장, 초중고교 야구단 만들고파

▲ 권승대 단장.
대구를 떠나 통영에 자리를 잡은지 올해로 꼬박 20년, "태어난 곳은 대구요 고향은 통영"이라 거리낌 없이 답하는 권승대(51) 오대양수산 대표이사.

그에게는 수산물유통업체 대표라는 현직과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과거가 있다.

사회초년병이던 20대 시절, 야구에 미쳐 10년 넘게 대구를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팀 삼성라이온즈 일본전지훈련을 전담했었다.

당시 야구의 천국이라 불리는 일본 전역을 돌며 전지훈련장을 물색, 현지에서 팀을 인솔했고 일본프로야구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을 섭외해 팀과 인연을 맺게 해주는 가교역할을 맡았다.

그러다 우연히 들렀던 통영에 발목을 잡혔다. 바다와 섬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 헤어나오질 못한 것.

야구를 뒷전에 두고 산양읍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어류유통업을 시작했다. 사업이 차츰 안정화될 즈음 '독한 사람들'을 만났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이였던 것 같네요. 통영에서도 야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그땐 '통영에도 야구단이 있네?'하고 놀랐죠. 그리고 이 사람들의 야구를 향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에 더 놀랐습니다."

야구장 하나 없는 척박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야구에 대한 식지 않는 사랑을 이어가는 통영사회인야구단을 안쓰러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

과거 인연을 맺었던 프로팀에 부탁해 연습구에 배트, 글러브 등 각종 야구용품을 공수해 선수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르는 동안 명정구장이 문을 열었고 2008년 들어 산양스포츠파크 야구장조성이 가시화됐다.

야구장 건립 절호의 찬스로 판단한 그는 과거 경험을 총 동원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유영구 현 KBO총재, 김성근 현 SK와이번스 감독, 허구연 야구발전실행위원장 등 국내 야구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통영으로 초청해 통영지역 야구인들의 열정을 보여주고 야구장 필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했다.

"사실 통영사회인야구를 처음 접했던 순간부터 '야구장이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다 이번이 기회다 싶어 실행에 옮겼죠. 무엇보다 스포츠마케팅 측면에서 통영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날씨, 기후, 교통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영이 야구 전지훈련장으로 적지라는 점을 부각시켰죠. 실제로 대한민국은 물론 일본에도 통영만한 적지가 없습니다."

통영시도 최근 들어 이 같은 이점들을 인식해 통영(산양)스포츠파크 주변에 프로팀의 전지훈련, 시범경기, 2군 경기 등이 가능한 야구장 조성계획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야구장 건립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권 대표는 곧장 또 다른 구상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가칭)통영리틀야구단 창단에 나선 것. 이미 초대 단장까지 맡았다.

"야구 저변확대를 누차 강조하는데 저변확대의 기본은 어린이들입니다. 어려서부터 관심을 갖고 직접 해봐야 저변확대가 되는 거죠. 성인야구에서 그칠 게 아니라 아이들부터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서 덜컥 단장직을 수용했습니다."

"보석은 캐내서 갈고 닦아야 제빛을 발합니다. 선수도 마찬가지죠. 통영에서도 박찬호, 추신수 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습니다"고 자신하는 그는 "우리 아이들이 정식으로 야구를 배울 수 있는 제대로 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우선 앞으로 3년 정도 꾸준히 운영해 중학교 야구단을 만들 계획이다. 한발 더 나아가 고교 야구단까지 만들어 내는게 목표입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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