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예술의향기 3일 윤이상 선생 14주기 추모제, 선생 관련 글 추모시 낭독

   

"나는 통영에서 자랐고 통영에서 그 귀중한 정신적인, 정서적인 모든 요소를 내 몸에 지니고, 그것을 나의 정신과 예술적 기량에 표현해서 평생 작품을 써 왔다. 그 잔잔한 바다, 그 푸른 물색…초목을 스쳐가는 바람도 내겐 음악으로 들렸다.

나의 음악은 조국의 예술적·철학적·미학적 전통에서 태어났고, 고향은 나의 창작에 다시 없이 귀중한 정서적 원천이 되었으며, 조국의 불행한 운명과 질서의 파괴, 국가권력의 횡포에 자극을 받아 음악이 가져가야 할 격조와 순도 한계 내에서 가능한 최대의 표현 언어를 구사하려고 했다."

현존하는 현대 음악의 5대 거장으로 불렸던 윤이상(1917-1995) 선생이 서거한 지 만 14년.

1995년 그날을 기리기 위해 지난 3일 오후 7시 통영시 중앙동 동인당 빌딩에서는 윤이상 선생 14주기 추모제가 조촐하게 열렸다.

순수 민간단체인 통영예술의향기(회장 이지연)가 자비를 들여 만든 행사.

올해는 신종 플루 여파로 전 시민이 참여하는 추모제는 아니었지만 고인에 대한 묵념과 고인 약력 소개, 그리고 10명의 회원들이 선생에 관련된 글과 추모시를 이어서 낭독하는 윤문 낭독이라는 특이한 형식으로 진행했다.

특히 선생이 독일 베를린 병상에서 마지막으로 통영시민에게 보낸 육성 메시지를 청취하는 자리에서는 회원 모두 눈물을 훔쳤다.

통영 사투리 억양이 실린 그 목소리는 통영을 사랑하고 통영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그대로 전해져 참석한 이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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