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거듭된 환율 급락에 통영지역 수산물 수출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특히 내수경기 침체, 유가상승에 이어 환율 하락이라는 악재가 겹쳐 삼중고를 겪어야만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업계는 “내일은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지난 2000년 최고의 호황을 누리며 통영의 장어 수출업계 대표주자로 부상했던 (주)성풍물산. 대일수출용 장어를 가공하는 수출전문업체다.하지만 이후 계속된 수산경기 불황으로 50명에 달하던 직원을 18명으로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환율(원 달러 기준) 급락으로 경영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지난 10월초 1140원선을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송금 받을시 기준)은 한달새 1,055원(11월 23일기준)으로 85원이나 떨어졌다.이는 환율 하락폭에 상응하는 수십억원의 적자를 고스란히 안아야만하기 때문에 달러화를 기준으로 수출에 주력해온 업체로서는 치명적이다.실제 이 업체는 수출물량을 30%가량 줄이며 적자폭을 좁히려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역부족. 지금은 직원의 임금 맞추기도 급급한 최악의 상황까지 맞고 있다.성풍물산 박병준 상무는 “15년 장사동안 이렇게 힘들어 보기는 처음이다. 다들 가족처럼 지내다보니 함께하고 있지만 얼마나 견딜지는 장담 못한다”며 “냉동창고에 쌓여만 가는 재고를 보고 있으면 한숨만 나온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타 중소 수출전문업체의 사정도 마찬가지. 특히 ‘자금력 부족’이라는 중소업체의 고질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수산물 수출업체의 경우 원료를 선단별로 사들이고 어대금을 바로 지급해야 하지만 수출자체가 적자다 보니 어대금 조차 맞춰내지 못해 빚을 내고 이는 곧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계속하게 된다.여기에 금융권 마저 수산업을 위험 1순위 업종으로 지목하며 등을 돌리고 있어 대출마저 힘든 상황이다.이에 업체들은 그동안 해왔던 원-달러 거래를 환율 하락폭이 적은 엔-달러(동기간 대비 평균 27원 하락)로 전환하려 시도하고 있지만 수입자인 일본측에서는 오히려 자신들의 손해가 커진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이중에서도 수입과 수출을 병행하고 있는 업체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성풍물산과 함께 대표 수출업체로 자리잡고 있는 (주)우진물산 이석정 과장은 “손해만큼의 이익을 얻고 있어 현상유지는 하고 있다”면서도 “업계 내부에서는 수출자체를 포기해야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힘든 상태다”고 말했다.내수시장이 살아나며 경기를 회복하고 있는 굴 가공업체도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11월, 12월 성수기를 맞아 국내 수요가 늘고 있지만 성수기 이후의 2005년도 상황이 더 걱정이기 때문이다.현재 수출용 굴가공업체들은 평소 30%선이던 내수소비용 생산율을 70%선으로 끌어올리며 단기적으로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굴가공협회 이병태 상무는 “내수시장이 살다보니 당분간 수출물량을 조절할 여유가 있지만 결국 주요 소비는 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내년까지 환율이 회복되기만을 바랄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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