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거제·고성범죄피해자 지원센터 긴급지원금 전달

   

"각박한 시대, 이웃을 위해 의로운 일이 하다가 이렇게 다쳤는데,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사건 일지랑 진행상황은 눈여겨보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쾌유가 최우선입니다."

10일 오후 3시 새통영병원 513호에 창원지검 통영지청 이재구 지청장이 지난해 뺑소니차에 치인 할머니를 구하던 중 오히려 뒤따라오던 차에 의해 불의의 사고를 당한 김봉기(36·봉평동) 씨를 위로했다.
 
사단법인 통영·거제·고성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박창홍 이사장을 비롯 이사인 한산신문 허도명 대표이사, 김정렬 사무국장이 센터 긴급지원금 200만원도 전달했다.
 
박창홍 이사장 역시 "몸을 아끼지 않고 할머니를 구한 그 정신은 누구에게도 비할 바가 없다. 마음 편히 회복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방법을 찾고 있다. 용감한 시민에게 힘이 되는 것이 우리 센터가 할 일이다. 힘내라"고 어깨를 다독거렸다.
 
마침 이날 위문 온 통영시해병전우회 김택복 회장과 정용원 사무국장, 김종수 회원도 "용감한 김봉기 해병전우회 동료에게 마음과 뜻을 보태주신 이재구 지청장과 박창홍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께 감사하다"고 답했다.  
 
지금 병원에 있는 통영 젊은이 김봉기씨는 통영의 각종 문화행사나 체육행사가 있으면 말없이 교통봉사와 거리 질서 봉사의 선봉에 선 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11월 11일 새벽 북신동 국민은행 앞에서 뺑소니차에 치인 할머니를 구하던 중 오히려 뒤따라오던 차에 의해 사고를 당하는 불행을 맞았다.
 
그날 김씨는 "봉평동에서 태양갈비 식당을 운영하는 형님을 도와 새벽시장을 보고 북신동 지인의 사무실에 업무를 보던 중 갑자기 끽--턱--하는 소리를 듣고 뛰어나가 보니 할머니가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평소 통영해병대전우회에서 교통봉사와 거리질서 확립, 구조구급 활동을 해 오던 터라 바로 도로로 뛰어가 할머니 상태를 확인한 후 119에 신고, 구급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시간. 시야 확보가 안되는 상황에서 차는 계속 몰려 오고 김씨는 수신호를 통해 왕복 차선을 모두 소통시키면서 할머니 구조에 나섰다.
 
이때 북신사거리 쪽에서 마티즈 한 대가 자신들을 향해 달려 왔고, 고함과 수신호를 통해 위험을 알렸지만 그 차가 김씨와 할머니를 동시에 치고 만 것이다.
 
차를 세울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무릎에 차가 부딪혔다는 생각도 잠시. 5미터쯤 날아가 쓰러지면서도 할머니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지만 결국 할머니를 구하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울었다. 자신의 다리가 서지 못한다는 것은 한참 뒤에 알았다.
 
현재 그는 새통영병원에서 오른쪽 무릎 인대와 힘줄, 근육을 잡아주는 모든 단추가 끊어져 근육을 잡아주는 수술을 3차례나 했다.
 
다리가 좀 더 움직이면 다시 수술을 해야 한다.  
 
사고 후 다행히 1차 뺑소니 차량도 검거됐지만, 자신에게 부상을 입힌 마티즈 차량은 책임 보험만이 들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상황이라 다른 보상을 요구할 상황도 아니다.
 
시민들은 "김씨가 위험에 처한 우리 이웃을 목숨 걸고 구하다 다친 만큼 적극적으로 의상자 신청을 해야 하고, 모범 시민상 등을 검토하자"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통영시도 의상자 지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수술로 진단이 정확히 나오지 않아 시간이 상당히 요구되는 일이다.
 
계속되는 병원생활에 수술비와 병원비는 껑충껑충 오르고, 김씨의 속은 타 들어가고 있다.
 
그나마 병원측에서 "의로운 일을 하던 중 당한 봉변이라 병원비 정산을 뒤로 미루고 마음 편히 치료를 계속하자"고 하나 주변인들마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참 사회활동 할 나이에 경제활동은 못하고 몸도 아직 회복되지 않고 여러 가지가 문제다.
 
이 소식을 듣고 통영·거제·고성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한달음에 긴급지원금 200만원을 마련했고, 법무부 인권구조 차원에서도 도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통영시도 의상자 지정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답변이 왔다.
 
김봉기씨는 "모두들 염려 덕분에 힘들지만 열심히 재활에 노력하고 빨리 회복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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