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해문화재단 발간비 지원, 18일 출판기념식

   

한국 신극의 요람과 태동지를 손꼽으라면 단연 통영이다.

 

100년이 넘는 연극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이라는 데 대해 그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이미 1913년 통영에서는 민족운동을 하던 박봉삼을 주축, 신파극 '육혈포강도'와 '사나이답게 싸워라'등을 상연했으나 일제 탄압으로 좌절됐었다.
 
그 뒤 1927년 동경유학생 유치진이 여름방학을 맞아 귀향, 고두동(시조시인)·박명국(광복후 초대 경찰서장) 최삼환기(시인)·장춘식·최상기·유치환(시인) 등과 아마추어 문학 서클인 토성회를 조직, 유치진 각색 메리메 연출 작 '칼멘'을 상연 하면서 연극운동을 펴나갔다.
 
이 공연은 연출을 맡은 유치진이 서구적인(현재정극) 연출 방법으로 한국 신극운동을 기도한 획기적인 시연이었다.
 
이때 통영에서는 이미 염홍근(염진사의 자제)이 삼광영화사를 차리고 황하수(영화 아리랑 기획참여) 박정섭 등과 '화륜'을 제작, 상영도 됐다.
 
그 열기와 열정은 6.25이후까지 이어져 오다 1970년대 영화산업의 영향으로 통영연극은 오랜 휴식기를 거쳐 1981년 3월20일 극단 벅수골이 창단돼 오늘에 이르게 됐다.
 
벅수골은 장현과 장영석 두 형제가 중심이 되어 창단, 현재 대표인 장창석씨가 서울서 연극의 기초이론을 수업하고 상임연출가로 합류하면서 출발됐다.
 
3형제가 극단을 운영하던 중 1986년 10월3일-25일 소극장개관 축하 ' 10월 연극축제' 중에 10월13일 장현 대표가 급서한다.
 
43세라는 젊은 나이의 죽음이 장영석과 장창석 두 형제에게는 슬픔과 충격, 그리고 181회 작품의 연극작업으로 승화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장영석은 기획, 장창석은 연출로 현재 통영연극을 주도하며 국내의 경남연극제와 전국연극제에서 여러 번 수상경력을 가진 전문극단으로 자리 잡았다.
 
해마다 대기록을 세우고 있는 통영연극예술축제와 동랑희곡상 공모까지 첫 출발부터 현재까지가 하나의 거대의 역사이자 드라마이다.  
 
하지만 신연극의 요람지로서의 통영은 20세기 초 한국연극의 출발을 알리는 소중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중앙편중의 문화예술사관으로 지역문화예술사가 체계적으로 정리, 편찬되기란 힘든 실상이었다.
 
이 같은 사정을 안 풍해문화재단 이철성 박사의 후원으로 극단 벅수골 30주년을 맞아 극단 30년의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이 시작된 지 1년 만에 그 결실을 맺게 됐다.
 
이는 지역에서 30년의 세월을 오로지 연극창작과 보급을 위해 묵묵히 활동해 온 한 극단의 역사이자 미래 연극 발전의 버팀목이 됨은 물론 지역문화예술을 위한 소중한 자산으로 남긴다는 의의를 지닌다. 
 
편찬 위원장은 극단 벅수골 장창석 대표가 맡고 장영석, 허동진, 이상철, 박승규, 제상아, 이규성, 하경철이 편찬위원을, 집필은 장창석, 장영석, 박승규, 제상아가 맡았다.
 
장창석 극단 대표 발간사와 풍해문화재단 이철성 박사의 축사로 시작되는 이 책은 통영연극의 시작에서 태동기까지의 약력을 개관하고 1981년부터 5년 단위로 되돌아보고 있다.
 
또 미래를 향한 행보와 사진으로 보는 극단 활동, 그리고 부록으로 공연연보와 극장연보, 행사연혁, 통영출신 연극인, 극단 벅수골 단원현황 등이 수록돼 있다.
 
출판기념식은 오는 18일 오후 6시 극단벅수골 소극장에서 열린다. 또 연극의 제의적 형식인 오광대 춤, 통영연극협회 박승규 지부장의 노래 '벅수', 그리고 강수성 고문의 축시 낭송 등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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