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너 괴벨스·힐리어드 앙상블 음악극 '그 집에 갔지만, 들어가진 않았다'3월 31일 오후 7시30분, 4월 1일 오후 5시 시민회관 대극장

   

파격적인 레퍼토리와 실험적 무대는 통영국제음악제의 매력이자 특징 중 하나이다.

3월 31일 연극인지, 콘서트인지, 아니면 퍼포먼스인지 머리를 갸우뚱 거리게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흥미로운 105분을 선사할 신선한 무대가 통영을 찾는다.
 
하나의 장르로 정의할 수 없는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무대미학으로 유럽 공연계에 신선한 충격 동시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독일의 작곡가 겸 연출가 하이너 괴벨스(Heiner Goebbels, 1952년생). 그가 중세와 현대에 집중하는 레퍼토리로 음악계에서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영국의 아카펠라 남성 보컬 콰르텟인 힐리어드 앙상블(The Hilliard Ensemble, 1974년 창단)과 만났다.
 
2008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하이너 괴벨스의 '그 집에 갔지만, 들어가진 않았다(I went to the house, but did not enter)'는 105분 동안 시와 노래, 비디오와 세련된 무대 이미지를 자유롭게 오간다. 여기에 움직이지 않는 듯 움직이며 시를 읊듯 노래하는 힐리어드 앙상블의 존재가 절묘한 하모니를 이룬다.
 
뚜렷한 줄거리가 없는 이 작품은 원래 힐리어드 앙상블의 연주회 프로그램 일부로 20분짜리 곡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에서 발전, 1시간 45분의 정규 공연으로 진화했다.
 
오페라 가수와는 전혀 다른 발성을 가진 힐리어드의 독특한 아이덴티티에 매료된 하이너 괴벨스는 20세기 초반 위기의 자아상을 그린 세 편의 시를 골랐다.
 
하이너 괴벨스는 "무엇을 보러 가는지 확신할 수 없을 때 관객은 예술적 경험에 대해 더욱 열려있다고 믿는다. 확신할 수 없을 때야말로 우리의 고정된 지각구조를 뿌리째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무대에는 살롱 하나, 집 한 채, 호텔방 하나가 있지만 그것이 뭔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좁은 의미를 담은 구체적이고 상세한 이미지가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오는 3월에는 아시아 처음으로 통영국제음악제와 서울에서 한국 관객과 만난다.
 
힐리어드 앙상블은 2002년 재즈 색소포니스트 얀 가바렉과의 '오피시움'공연으로 국내 관객을 처음으로 만난 이후 9년 만의 내한이다.
 
하이너 괴벨스와 힐리어드 앙상블이 빚어낸 음악극 '그 집에 갔지만, 들어가진 않았다'는 통영의 봄바다에 어떻게 비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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