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말뚝이와 함께 골목길에서 통영 역사, 예술과 만나다동피랑 세병관 충렬사 초정거리 “제주 올레 부럽지 않네”

▲ 골목길에서 통영의 역사, 예술을 만날 수 있는 '토영이야~길'이 12일 개통했다.

골목길에서 통영 역사, 예술 탐방로 ‘토영이야~길’이 12일 오전 10시 개통했다.

언니나 누나를 정겹게 부르는 통영 사투리 ‘이야’처럼 다정한 이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이야~길을 걷기 위해 제1코스 출발점인 강구안 문화마당에는 300여 명의 시민과 관광객, 남해 제주 등 다른 곳의 길지기들도 모였다.

제1코스 개통식은 서유승 통영예술사랑회 회장의 그간 일정, 축사, 말뚝이 안내판 제막식에 이어 동피랑-세병관-충렬사-초정거리-청마거리-문화마당을 2시간 남짓 걸어보는 토영이야~길 탐방으로 진행됐다.

정세현 통영문화재단 이사장, 김동진 통영시장, 김영희 이군현 국회의원 부인 등은 축사를 통해 “아름다운 자연 생태와 서민들의 삶을 엮어낸 제주 올레를 부러워했는데, 이제 통영에도 어엿한 문화생태탐방로가 생겼다”고 축하했다. 한발 더 나아가 “시민과 관광객들이 박경리, 윤이상 등 통영이 낳은 예술인과 그들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골목길, 작품 속 무대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

▲ 그간 일정을 보고하는 통영예술사랑회 서유승 회장.

 

▲ 정세현 통영문화재단 이사장의 축사.

 

▲ 김동진 통영시장의 축사.

 

▲ 김영희 이군현 국회의원 부인의 축사.

 

▲ 천혜의 자연 환경과 300년 통제영 역사, 숱한 예술인 등등...통영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는 문화해설사.

 

▲ 토영이야~길을 안내하는 '말뚝이'안내판 제막식. 제주 올레, 남해 바래길에서도 함께 했다.

 

▲ 사물놀이패의 흥겨운 축하공연.

 

▲ 이야~길 안내지도와 물도 받고...동피랑으로 출발.

 

▲ 펄떡펄떡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나는 중앙시장 활어전도 지나고.

강구안 문화마당을 출발한 이야~길 탐방단은 통영오광대(중요무형문화재 제6호)에서 익살과 풍자로 양반들의 허위의식을 고발하고 서민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말뚝이’ 안내판을 따라 동피랑으로 올랐다.

탐방단은 동피팡에서 각양각색의 벽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함께 주민들과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영식(64․ 도천동)씨는 “통영에 오래 살았지만, 오늘 처음 동피랑에 올라와 본다. 제각각의 벽화도 재미있었고 통영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 동피랑 올라가는 길.

 

▲ 동피랑 벽화 천사 날개 앞에서.

 

▲ 동피랑.

 

▲ 동피랑 구판장에서 맛보는 빼데기죽과 식혜.

 

▲ 동피랑 김필수 할머니와 이야기도 나눠보고.

중앙시장, 데파트를 지나 도착한 세병관 앞에서는 300년 통제영의 역사와 만났다. 백화당 등 관아건물과 12공방 건물이 복원이 한창인 가운데, 앞으로 이곳에서 재현될 통제영 당시 의식이나 수공예품 제조에도 깊은 관심이 모아졌다.

최민혁씨(52․ 대전)는 “몇 번 통영에 와서 세병관을 봐왔지만, 해설을 들으면서 건물을 다시 보니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는 세병관의 이름조차 새롭게 느껴졌다. 내년 통제영지가 복원되면 가족들과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 중앙시장 안에는 요런 저런 강정이 가득.

 

▲ 뻥 튀긴 쌀로 강정을 만들고 있는 모습도 만나고...

▲ 시골 할머니들은 봄을 가득 담아 오셨다.

 

 

▲ 세병관에서 300년 통제영 역사와 만나다.

 

▲ 통제영지 복원이 한창.

 

▲ 세병관-간창골 우물 골목길.

 

▲ 세병관과 서문고개를 잇는 골목길.

 

▲ 말뚝이 안내판. 골목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 간창골 우물 앞에는 아이들이 뛰놀고...

 

▲ 통영청년단 건물. 지금은 통영문화원과 충무고등공민학교(야학)로 사용되고 있다.

서문고개를 넘느라 호흡이 가빠진 일행은 충렬사에서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호국정신에 숙연해지기도 했다.

통영 천희(처녀)를 만나기 위해 천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 백석의 시비 앞에서 당시 통영과 부산, 마산으로 여객선이 다니고, 해산물이 지천에서 올라오던 풍성했던 시절로 돌아가기도 했다.

 

▲ 원고지에 쓴 박경리 친필(사본). 통영 곳곳에 대한 묘사가 잘돼 있어, 그대로가 스토리텔링이다.

 

▲ 서문고개에서 바라본 세병관과 간창골.

 

▲ 백석시비 앞에서 옛 정취에 빠져들기도 하고.

 

▲ 정자에선 아픈 다리를 잠시 쉬어가기도.

 

▲ 충렬사에서 초정거리로 가는 길. 걸어서 만나는 통영.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김춘수 ‘꽃’)  꽃 시비 앞에서는 너도 나도, 누구에게나 소중한 꽃이 되기도 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유치환 ‘행복’) 행복 시비가 서 있는 옛 통영우체국 앞에서는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는 마음을 내어보기도 했다.

박미연(35․ 서울)씨는 “꽃의 거리, 편지의 거리를 걸으면서 마치 19살 한창 사랑의 열병을 앓던 때로 돌아간 심정이었다. 꽃의 거리에 꽃이 가득하길, 편지의 거리에는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는 사람들의 풍경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 초정거리.

 

▲ 곳곳에서 문화해설사들의 안내를 들을 수 있었다. 모처럼 북적거린 골목길.

 

 

▲ 청마시비 앞에서.

 

▲ 통영 예술인들의 자취를 만나기도 하고.

 

▲ 구름처럼 몰린 사람들.

이번에 개통된 토영이야~길은 제1코스로, 불멸의 이순신을 비롯해 통영이 낳은 편지의 시인 청마 유치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시조시인 김상옥, 꽃의 시인 김춘수, 토지의 작가 박경리 등 통영의 역사와 예술의 흔적을 골목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미완인 2코스 미륵도길은 해안선을 따라 색채의 마술사 전혁림과 꽃의 시인 김춘수, 토지의 작가 박경리 등 거장의 향취를 느끼며 자연과 더불어 거니는 길이다. 이번 제1코스 개통을 계기로 벌써부터 2코스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토영이야~길 사무국 송언수 간사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는 통영의 역사와 문화, 예술의 매력을 찬찬히 둘러 볼 수 있어, 걷는 관광 열풍과 함께 통영 관광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역사의 향기, 자연의 운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길을 더 개설해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토영이야~길 개통은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우선 골목길에 표지판이 아예 서 있지 않거나 방향 지시가 잘못돼 초행자들은 길을 잃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문화, 역사, 생태탐방로임에도 골목길이 곧잘 큰길을 만나는 바람에 골목길이 가진 정감어린 정취가 깨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50~100명 등 한꺼번에 많은 관광객이 쏟아질 경우 해설이나 코스 안내 미흡도 우려됐다.

무엇보다 골목길 주변의 먹거리나 즐길거리와의 연계나 정보 부족, 주민과의 소통 부재는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로 남았다.

토영이야~길 안내 문의: 통영시청 관광과 ☎055)650-4612, (재)통영문화재단 ☎ 055)644-6800, 토영이야~길 사무국 송언수 010-9388-9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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