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대-망일봉-선촌-이순신공원, 산책하듯 걷는 산봄기운 물씬 쑥 캐는 이들도, 선촌길에는 파도소리

 

▲ 통영기상대에서 10~15분이면 오르는 망일봉 정상.

친구들이 난리다. 왜 자기들은 안 데리고 가느냐고? 주말인데, 아내가 "애들도 좀 데리고 나가자"고 잔소리가 여간이 아니란다.

“그래?” 해놓고 어디로 갈지 궁리를 한다. 여기는 꽃이 안 피어서, 저긴 경사가 심해서…. 그렇게 제외를 시키다보니 딱 한 군데가 남는다. 망일봉. 

출발지에서 10~15분이면 정상에 오르고 하산길은 쉬엄쉬엄. 그리곤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물놀이하고 “철썩, 쏴~~~아”하는 파도소리를 따라 걷는 곳. 마지막으론 아이들을 놀이터로 보내놓고 아내와 함께 쉴 수 있는 곳.

이번에 소개할 망일봉 코스다. 가족과 가벼운 산책과 놀이를 겸해서 다녀올 수 있는 산행코스다. 거리는 8.8km, 산행시간 3시간으로 쉬운 길과 달리 제법 운동도 된다. 뱃살도 빼고 아내의 잔소리도 잦아드는 망일봉(매일봉) 등산코스로 출발해보자.

▷들머리; 정량동 통영기상대. 청마문학관도 좋다. 통영기상대 앞에 주차를 하고 돌아서면 ‘짝퉁’ 토영이야~길 간판이 보인다. 제1코스(예술의 향기길), 제2코스(미륵도길)와 달리, 아직 이름을 얻지 못한 미완의 토영이야길이다. 여하튼 이 간판에서 ‘등산로’라고 안내된 길이 오늘 걷을 등산코스다. 

토영이야~길 바로 위 잔디광장으로 올라선다. 넓은 잔디광장 곳곳에선 몇 몇 가족들이 겨울에 온기를 품고 있다가 올라온 쑥을 캐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겨우 몇 발자국 올라섰는데, 벌써 바닷가 조망이 펼쳐진다. 통영수협을 비롯한 각종 수산업 관련 건물이 들어선 동호항과 남망산 공원, 그 너머로 미륵산이 펼쳐진다.

잔디광장 끝에서 길은 둘. 왼쪽 11시 방향이다. 바로 눈앞에 정상 팔각정이 보이니, 팔각정으로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친구 두, 셋과 함께 걸을 정도로 길이 잘 정비돼 있다.

“우~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큰 고목이 나타난다. 어른 두, 셋이 팔을 펴고 안을 정도로 고목이다. 그 옆에는 벤치가 놓여 있어 한 여름, 시원한 그늘을 상상해 본다.

산불감시초소 옆을 지나 1, 2분이면 정상. 2층 팔각 정자에 올라서니 통영 풍경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거제쪽 화도, 방화(아)도는 물론 한산도, 미륵산, 운하교, 세병관, 공설운동장, 통영시청, 원문고개, 미늘고개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정상 주변에도 쑥 캐는 이들이 제법 많다.

 

▲ 통영기상대 바로 위에 있는 표지판. 등산로가 오늘 걸을 길이다.

 

▲ 잔디광장에는 쑥을 캐는 이들도 많다.

 

▲ 통영기상대에서 불과 5분 남짓 올랐을 뿐인데, 풍경이 달라진다.

 

▲ 잔디광장 끝 갈림길. 왼쪽 11시 방향.

 

▲ 계단을 밞아 천천히 오르면...

 

▲ 오랜 세월 통영 앞바다를 바라본 노거수와 만난다.

 

▲ 노거수 옆 쉼터.

 

▲ 다시 나무계단. 쑥이 천지다.

 

▲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나면...

 

▲ 곧 망일봉 정상 팔각정.

 

▲ 망일봉 정상에서 바라본 통영.

 

▲ 세병관 방향.

 

▲ 통영시청, 원문고개 방향.

사실 이번 산행은 올라가는 길 1/10, 내려가는 길 9/10다. 앞으로 계속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맞다.

용남면 선촌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팔각정에서 내려온 걸음, 그대로 직진하면 된다.

길은 내리막길.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간혹 작은 샛길과 만나기도 하지만, 그냥 잘 정비된 길만 걸으면 된다. 왼쪽에서 오는 샛길은 미늘고개, 오른쪽은 이순신공원에서 올라온다.

부쩍 키만 큰 소나무 숲을 천천히 걸으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아이들도 신이 난다. “이렇게 편한 길 놔두고 그동안 왜 고생을 시켰냐”고.

이런 저런 무덤이 나타나면 “아, 선촌-이순신공원 갈림길에 거의 다왔구나”하면 된다. 선촌-이순신공원 갈림길에는 토영이야길 안내판이 설치돼 있어, 길 찾기가 한결 쉽다.

10시 방향 용남면 선촌만을 방향으로 좌회전. 황토길 역시 수월하다. 얼마 걷다보면 동백나무 울타리를 만난다. 몇 십m 쯤 동백나무 울타리가 쭈욱 이어지는 데, 붉거나 흰 동백꽃이 몽우리를 맺었다. 3월 중순 이후면 참 아름답겠다 싶다. 뛰어가는 아이들을 따라 쉬엄쉬엄 걸으니 용남면 선촌 바닷가. 몇 몇 가족들이 바닷가에서 재미삼아 고둥을 잡고 있다.

파란 바닷빛은 눈이 시릴 정도로 맑다. 바다를 향해 돌을 던지며 노는 아이들.

RCE생태공원이 들어설 부지에도 가본다. 양 옆으로 언덕에 둘러싸인 땅. 곳곳에는 졸졸졸 실개울이 흐른다. 양지 바른 꽃에는 광대나물, 개불알풀, 냉이 같은 봄꽃도 제법 올라와 았다. 바닷가와 인접해 무슨 시설을 짓지 않아도 그대로가 자연학습장이다.

 

▲ 팔각정 계단 앞으로 쭈~욱 내려간다.

 

▲ 거제 화도, 방화(아)도 방향.

 

▲ 1592년 한산대첩의 현장.

 

▲ 내리막길 간간이 나타나는 자연 쉼터.

 

▲ 간혹 급경사도 나타난다. 내려가는 길은 쉽지만 만약 올라오려고 한다면...

 

▲ 무덤이 나타나면 곧 용남면 선촌마을-이순신광장 갈림길이다.

 

▲ 유난히 기독교인의 무덤이 많다.

 

▲ 용남면 선촌마을-이순신광장 갈림길. 내리막길 질주중. 

 

▲ 이순신공원-용남면 선촌마을 갈림길. 일단 선촌마을로. 나중에 이곳으로 돌아와야 한다.

 

▲ 윤기 자르르한 동백나무 울타리.

 

▲ 용남면 선촌마을.

 

▲  아이들이 바라보는 것은?

 

▲ 광대나물 같은 봄꽃.

 

▲ RCE생태공원 부지.

 

▲ 건너편은 거제.

 

▲ 용남 선촌 바닷가에서 한때.

“돌아가기 싫다”는 아이들에게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를 이제야 말해 준다. “이순신공원에 가면 놀 거리가 많을텐데” 아이들의 발걸음이 갑자기 빨라진다. 저 만치 앞서 가는 아이들.

아까 만난 토영이야~길 안내판까지 또 쉬엄쉬엄이다.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대숲과 윤기 자르르 흐르는 동백울타리를 지나 황톳길을 따라가면 금방 토영이야~길 안내판에 닿는다.

선촌마을에서 이곳까지 600m. 다시 이순신공원까지 600m다.

이순신공원까지 가는 길은 가능한 천천히 걷기 바란다. 바닷가 바로 옆 솔솦 사이로 난 길에선 “철썩, 쏴~~~아” 파도치는 소리며 자갈이 돌돌돌 굴러가는 소리가 그간 복잡해진 머리 속을 말끔히 씻어주기 때문이다.

이순신공원 직전에서 길은 세 갈래로 나눠는데, 어디로 내려서도 된다. 어느 길이나 이순신공원으로 연결된다.

따스한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초록 융단을 깐 잔디 위에는 늦은 오후를 즐기는 가족과 연인들로 또다른 봄이 피어오른다.

▷날머리:이순신공원 놀이터 위로 바라보면 산책로가 있다. 기상대가 금방 나타나겠지 하면 금물. 0.9㎞를 걸어야 하니, 느긋하게 걷자. 아이들이나 친구들과 끝말잇기 놀이를 하면 축지법을 하는 셈이 된다. 

 

▲ 이순신광장 방향으로 돌아가는 길. 시원한 대숲도 지나고.

 

▲ 솔숲길 바로 옆이 바닷가다.

 

▲ 곳곳에 몽돌밭이 많아 내려가서 쉬어도, 물놀이를 해도 좋다.

 

▲ 수산물을 채취하는 어선.

 

▲ 이순신공원이 다가올 수록 시야가 열린다.

 

▲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 이순신공원.

 

▲ 가운데 계단이 이순신공원으로 들어서는 길.

 

▲ 순직장병위령탑.

 

▲ 따스한 봄햇살 아래 이순신공원에서 아이들은 장난치고...

 

▲ 연인들은...

 

▲ 봄을 즐기는 가족, 연인들.

 

▲ 놀이터엔 아이들로 북적.

 

▲ 이순신공원.

 

▲ 기상대로 돌아오는 길에서 바라본 이순신공원.

 

▲ 동호항, 남망산, 그리고 한산도.

 

▲ 이순신공원에서 기상대까지 0.9km. 갑자기 경보경쟁이 붙었다.

 

▲ 망일봉, 이순신공원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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