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으로 거제시 전체 임야 절반가량 감염, 긴급 방제
기업체 방제에 동참, 수차례 방제불구 확산 못 막아 위기
거제의 소나무들이 광범위하게 퍼진 재선충에 속수무책으로 말라 죽어가고 있다.
거제 전체 임야면적의 절반이 피해를 당했다. 현재 상태로 가다간 거제도 해송들이 조만간 남아나지 않겠다는 공포감이 거제를 덮고 있다. '나무 에이즈'로 불리우는 재선충은 장승포, 옥포, 아주, 수양 등 동(洞)지역 도심지는 물론 일운·동부·장목·연초 등 면(面)지역까지 거제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1년 연초면 오비 야산에서 처음으로 재선충 고사목 4그루가 발견됐다. 이후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다 2007년 3만411그루, 2008년 1만659그루가 피해를 입었고 지난해에는 3천183그루가 재선충 때문에 말라죽었다.
특히 올해 들어 갑자기 재선충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고 특히 최근 2~3개월 사이에 거제 전역으로 번졌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가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 38만4천180그루로 지난해 대비 120배에 이른다.
올해 4차례 항공방제를 실시했지만 재선충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당혹해 하고 있다. 특히 인근의 통영과 고성에서는 재선충 피해가 거의 없는데 반해 유독 거제에서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 전혀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거제시는 20억6천700만원의 예산과 삼림업체 직원 100여명, 시 방제단 20여명을 동원해 피해목 28만4천여그루를 제거하고 남은 10만여그루에 대해서도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벌목과 훈증작업이 미처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피해범위가 광범위해 곳곳에 고사목이 널려 있는 실정이다. 재선충이 현재처럼 확산될 경우 거제지역 소나무가 전멸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재선충 방제작업 한 직원은 "훈증 방법을 택하기는 했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한 곳에 집결해서 파쇄를 할려고 계획 중"이라며 "재선충 감염 소나무양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을 정도다. 늘어나는 양이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니까. 지금 죽어가고 있는건 시퍼래도 다음 날되면 말라버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내년 3월말까지 고사목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목표로 방제작업을 해 나가고 있다"면서 "내년초 방제인원 100여명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며 경남도에도 긴급 방제비 5억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행히 인접한 통영과 고성지역은 아직 심각한 피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소나무재선충은 나무의 수액 이동 통로를 막고 조직을 파괴하는 해충으로, 한 번 감염되면 나무가 100% 고사해 '나무 에이즈'라고 불린다. 재선충은 스스로 이동할 수 없어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몸속에 들어가 이동한다.
성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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