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곡 영진자이온 13m 옹벽에 두동마을 주민 불만 폭발

"내 집 뒤에 13m높이의 옹벽이 있다면 어느 누가 가만 있겠느냐. 시행사는 아파트 팔고 가면 그만이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남는다."

거제시 사등면에 짓고 있는 영진자이온 아파트 건설현장의 13m의 옹벽 때문에 안전 위협을 받던 두동마을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주)영진주택건설은 사곡리 산69-2번지 일원에 지상 20층 총1101세대 대규모 아파트 영진 자이온 아파트 신축공사를 하면서 두동마을 위쪽에 최고 높이 13m, 길이 200여m의 옹벽을 쌓았다.

민가와 10m거리에 위치한 이 옹벽으로 인해 마을 주민들은 안전을 크게 위협 받으며 시행사 측에 옹벽 높이를 낮춰줄 것을 요구하며 갈등을 겪어 왔다.

이에 두동마을 주민은 지난달 건설사와의 협의로 옹벽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인 가운데 건설사가 설 연휴가 끝나면서 옹벽을 더 높이 쌓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작업으로 인해 비산먼지가 마을로 날라오는 것은 물론이고 일요일 집에서 쉬지도 못할 정도라며 소음 피해를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난 6일 마을 긴급회의를 소집해 옹벽 높이를 낮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결정하고 시행사를 찾아 현재 옹벽 높이를 절반으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주민들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옹벽이 마을 주변 경관과 주민들의 조망권을 크게 훼손하고 인접 주택에 극도의 재해 위험을 초래하는 등 사전환경성검토협의의견 중 불이행된 부분을 지적하며 공사 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다.

지난 1일 환경청 관계자들이 현장에 방문, 환경피해 사전 예방을 위한 대책과 사업예정지내 절·성토 지역 등에서 사면붕괴, 토사유출 등의 피해가 발생치 않도록 적정 사면기울기를 적용하고 사면안정화계획을 수립·시행할 것과 사업 소음, 진동, 비산먼지 저감대책을 강구할 것을 내용으로 한 이행조치 건을 공문으로 발송했다.

그러나 공사 현장 옹벽 위에서는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포크레인과 지게차 등 중장비들의 작업이 진행돼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마을 주민 A씨는 "영진주택건설과 거제시는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우리는 무조건 당해야 하느냐"며 "옹벽 때문에 오후만 되면 햇빛을 볼 수 없는데 20층 건물이 들어서면 하루종일 해 보기를 포기하란 소리냐"고 말했다.

주민 B씨는 "건설사는 아파트 다 지어서 팔고 가면 그 뿐이지만 그 피해는 수십년간 이 곳에 살아온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현실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 내 집 뒤에 13m높이의 옹벽이 있다면 어느 누가 가만 있겠느냐"며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이 옹벽이 어떻게 허가가 났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진주택건설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작업한 옹벽은 기존 옹벽의 경사도를 맞추기 위한 마무리 작업이었을 뿐 옹벽을 더 높인 것은 아니다"며 "2월 중 2.5m가량 옹벽을 낮출 계획이고 주민들과도 원만하게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이행조치 공문을 접수했다. 시행사측에 이행조치에 따른 방안을 요구할 것이며 안전망 설치 등의 문제는 수시로 현장을 점검해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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