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고향 찾아 유세, 거제에서 탯줄 끊어준 할머니에 노란꽃다발 선물

 
야권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지난 14일 거제에서 시작해 창원과 양산, 울산을 거쳐 부산에 이르는 부산・경남 순회유세 일정을 이어갔다. 14일 첫 일정으로 오전 10시 30분 거제면장터에서 인사유세를 가졌고, 오후 12시 30분에는 창원 상남 분수광장에서 집중유세를 가졌다.
문재인 후보의 고향은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이다. 문 후보의 부모님이 6.25 전쟁 때, 함경도 흥남에서 미군 수송선을 타고 피난을 온 곳이 바로 거제면 명진리이다. 거제는 문 후보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제도는 문 후보에게 ‘생명과 희망의 땅’이었고, 그 만큼 이날 유세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라이프 스토리를 엿볼 수 있었던 유세라고 할 수 있다.
고향을 방문한 대통령 후보를 맞이하기 위해,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거제시민들이 나왔다. 우의를 입고 우산을 쓴 채로 문재인 후보에게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날려주신 거제 시민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거제유세장에는 문 후보의 인생 출발을 함께 했던 분들과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특히, 문재인 후보가 태어날 당시 탯줄을 끊어준 추경순 할머니(84세)가 함께 했다. 추경순 할머니는 유세차 앞에서 문 후보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문 후보는 이에 대한 답례로 노란 장미 꽃다발을 선사했다.
 

문재인 후보는 연설을 통해, 거제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저희 어머니는 배 위에서 거제도를 바라보며, ‘흥남은 이미 온천지가 눈에 덮혀서 신세상이었는데 거제도는 푸른 것을 보니까 여기는 정말 따뜻한 남쪽나라’”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거제는 맨 손으로 내려온 저희 가족을 품어주고 살려줬다”며, “거제가 낳고 키운 저 문제인을 이제 거제시민들께서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시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세는 이제 문재인으로 기울었다. 정권교체가 눈 앞에 다가왔다”고 말하며, “거제 시민들께서도 그 승리의 대열에 함께 해주시라”고 목소리 높였다.
특히 문 후보는 “지난 1990년 3당합당으로 20년 동안 갈라졌던 민주세력도 다시 하나가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상도동과 동교동으로 나뉘었던 민주세력이 저 문재인을 중심으로 지금 하나로 뭉치고 있다”고 말하며, “분열됐던 영남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뭉치고, 지역주의 정치가 해체되는 위대한 통합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늘 싸우기만 하는 적대와 증오의 정치, 보복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를 이제 끝내겠다. 한편으로는 경쟁을 하면서도 국정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와 함께 의논하는 품격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와 거제도의 인연만큼이나, 평소 연설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는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소개됐다. 문 후보는 몇 달전 출마선언을 하고 고향에 인사를 드리러 왔을 때, 고향 어르신들이 해주신 덕담을 소개했다. 문 후보는 “김영삼 대통령 당선 후에 전국에서 풍수 보는 사람들이 거제의 지세를 보러 몰려왔는데, 그 때 풍수보는 사람들이 한결 같이 ‘거제는 대통령이 한 명 더 나올 땅이다’ 했다”는 덕담을 소개했다. 또, “거제의 지명이 크게 구제하는 섬이라는 뜻인데, 6.25 전쟁 때 그 수많은 피난민들을 거제가 다 품고 구제했고,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조선산업이 경제를 구제했다”는 고향 어르신들의 이야기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명박 정권이 파탄 낸 민생을 되살리고, 어려운 서민들 잘 보살펴서 우리나라 전체를 크게 구하는 그런 대통령이 나오게 됐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거제와 관련된 자신의 공약과 관련, 문 후보는 2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거제와 고성을 조선산업 클러스트(단지)로 만들고, 두 번째는 거제의 교통체계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투표하는 사람만이 미래를 바꿀 수 있고, 투표를 해야만 문재인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선거전을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 현재 위기상황에 몰린 새누리당에서 어떤 역공작을 펼칠지 모른다. 결코 이에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큰 나무가 우뚝 서 있으면 그 그늘의 크기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쉴 수 있다”며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거제가 낳고 키운 우뚝 선 나무가 돼, 반드시 거제를 품에 안을 것”이라고 하자, 청중들의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다. 문 후보는 연설말미에 “거제가 낳은 아들 문재인, 여러분들이 대통령 만들어 주실겁니까”라고 물었고, ‘청중에서 ’예~‘라는 대답이 나오자 “그럼 믿고 가겠습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 했다.

마지막으로 문 후보는 “대통령 퇴임하면 제가 태어나고 지금도 제 집이 있는 이곳 경남으로 돌아오겠다. 경남도민들과 언제나 함께하는 그런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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