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김장 종료, 내수시장 주춤…연말까지 대일수출이 적정단가 유지 관건

각종 우려를 불식시키며 내수시장서 선정 중인 통영 굴이 수출시장에서도 제몫을 해내고 있다.

당초 올 시즌 최대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발 방사능 공포가 이번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력 시장인 일본을 상대한 수출실적이 전년대비 20%가량 수직 상승하며 생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굴수하식수협(조합장 최정복)에 따르면 지난달 초매식(첫 경매) 이후 최근까지 총 877톤의 통영산 굴이 일본으로 수출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44톤보다 20%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냉동굴 수출이 627톤으로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수출단가도 1kg당 12달러, 우리 돈 1만2천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한국산 패류 수입중단조치의 여파로 위축됐던 대일수출 시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회복세는 아이러니 하게도 일본발 방사능 공포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공 수출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는 FDA사태로 일본측이 위생검사를 강화하는 통에 수출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지만 올해는 괜찮다"며 "공교롭게도 자국에서 시작된 방사능 여파가 우리에겐 득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방사능 오염수 유출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일본 현지인들이 자국산 굴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산이라고 하면 그나마 소비가 된다는 게 현지 바이어들의 설명이다"고 귀뜸 했다.

수출시장의 활기는 지역 굴 생산업계에 또 다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달 초, 수도권 김장철을 맞아 반짝특수를 맞은 내수시장이 김장 종료와 동시에 점차 내리막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산 굴의 소비처는 내수가 60%, 수출이 40%가량을 차지한다.

수출시장을 이끄는 쌍두마차는 일본과 미국이다. 통상 국내와 소비패턴이 유사한 일본이 연말까지 수출시장을 주도하고 해를 넘기면 통조림 등 가공품 위주의 미국이 수출을 이끈다.

내수시장의 열기가 점차 사그라지기 시작한 현 시점에 일본시장의 부활은 관련 업계에 반가운 소식이다.

실제로 지난주까지 수협 위판 기준, 10kg들이 1상자에 최저 10만원대, 최고 15만원, 평균 12만원에 육박했던 남해안 생굴 가격은 지난주 중순부터 8만원 후반대로 떨어졌다.

현 추세라며 자칫 연말까지 6만원대까지 떨어질 수 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일수출이 활성화돼 가공수출업체들이 원료소비를 주도할 경우, 가격 지지 효과가 발생한다.

현재 수출단가만 해도 1kg당 우리 돈 1만2천원선이다. 10kg 기준으로는 12만원 돈이다. 내수시장과 달리 수출단가는 낙폭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이 가격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협 관계자는 "김장 특수가 끝나면서 내수시장에서 단기간에 대량소비를 유도할 만한 이벤트가 없어졌다. 지금부터는 순수하게 개인 소비자들의 기호에 의존해야 하는 탓에 적정단가 유지에 어려움이 많다"며 "그나마 수출이 살아나고 있어 조금은 안심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7일 초매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생산시즌에 돌입한 남해안 생굴은 현재까지 수협 위판량을 기준으로 2,700여 톤을 생산해 21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평균 단가는 8천원대다.

지난해 동기대비, 위판일수가 이틀 줄면서 물량은 147톤 줄었지만 매출액은 20억원 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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