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장님, 혹은 시의회에서 통영시 마을 곳곳마다 마을 도서관을 만들되 그 운영은 시민에게 맡겼으면 좋겠습니다. 마을 도서관은 단지 책을 보는 곳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하고 놀고 건강을 다지는 곳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몇 가지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1. 평일 저녁과 주말에도 운영해야
지금도 이미 동사무소나 면사무소에서 주민 프로그램을 여러 가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가나 가요 교실, 영어 교실 등이 참 좋습니다. 저는 이것을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동사무소나 면사무소 프로그램은 평일 낮 동안에만 운영됩니다. 직원들이 퇴근하고 나면 시설 관리가 잘 안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처럼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나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평일 저녁 시간이나 주말이 오히려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마을 도서관을 운영한다면 평일 저녁과 주말에 문을 열어야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약간의 일당을 주면 됩니다.
 
2. 새로 짓지 말고 기존 시설물을 이용해야 한다.
제가 이런 제안을 하면 또 시장님들은 돈을 들여 시설물을 폼나게 짓는 데만 신경을 쓰실까봐 걱정입니다. 시장님들은 삐까뻔쩍한 건물이나 도로 등을 건설하는 걸 너무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건물들을 지어놓으면 유지하는 데만도 돈이 억수로 많이 들어갑니다.

그러니, 제발 이런 건물 짓는 데 돈 좀 그만 써주십시요. 지금도 동사무소나 면사무소 같은 데는 쓰지 않고 비어 있는 곳이 많습니다. 최근에 도산면사무소 근처에 도서관이 생겼는데, 그것도 사용하지 않던 관공서 건물을 활용한 좋은 사례입니다. 이런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주십시요.

3. 관리자 인건비와 시설물 운영비를 시청이 제공해야 한다.
창원시의 경우 마을 도서관이 수십 개 있습니다. 이런 마을 도서관에는 직원 두 명이 상주하며, 직원 두 명에 대한 인건비와 도서 구입비 등 운영비를 창원시청이 제공합니다.
 
그렇게 해봐야 1개 마을 도서관당 연간 4천만원밖에 안됩니다. 무슨 삐까뻔쩍한 시설물을 지으려면 수백억원이 들고, 지어놓으면 전기요금만 해도 연간 수천만원씩 들어가는 것에 비하면, 도서관 운영비는 정말 작습니다.

이렇게 작은 운영비를 들여서 도서관을 운영한다면 그 효과는 정말 큽니다. 도서관은 책만 보는 곳이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방으로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십시요. 마을마다 도서관이 만들어져서 마을 어르신들이 어린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광경을.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습니까? 창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4. 운영은 시민에게 맡겨야 한다.
도서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운영을 시민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가장 실패한 경우가 죽림 인근에 최근에 지어진 충무도서관입니다. 시민들이 도서관 시설 설계와 운영에 대해 여러 가지로 제안을 했지만, 도서관장은 막무가내로 시민의 뜻을 듣지 않고 자기 맘대로 했습니다.

그 결과 충무도서관은 실내 장식에 쓰인 본드 등이 내뿜는 냄새 때문에 전혀 가고 싶지 않은 도서관이 되고 말았습니다. 더욱이 죽림 아파트 단지에서 걸어서 가기엔 너무 먼 곳에 짓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도서관은 실내 장식을 할 때부터, 아니 어디다 지을지 결정할 때부터, 이후 운영하면서도 시민들에게 맡겨야 합니다. 창원은 이미 그렇게 시청이 돈을 대고 운영은 시민들이 하는 마을도서관이 수십 군데나 있습니다.
 
5. 시청 조직 내 마을 도서관 지원팀 신설
도서관 사업은 작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도서관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비어 있는 공공 시설물은 통영시 곳곳에 있습니다.

용남면사무소 바로 옆에도 2층짜리 공공건물이 십년 넘게 비어 있습니다. 이런 일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시청 조직 내 마을 도서관 지원팀을 신설해서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영시장, 통영시의원 후보님들이 이런 것에 신경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을도서관 운영" 공약은 용남면에 사는 장OO씨가 보내주신 정책제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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