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통영향인 봉사왕 이만구씨 ‘봉사 누적 31816시간’

 
“2000년 6월 3일 봉사를 시작했다. 올해로 16년차로 봉사를 통해 서로 더불어 사는 것, 나눔과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다. 내 머릿속에는 온통 봉사로 가득차 있다”

  통영국제음악당 라운지 한켠 멤버십 카드 발급 안내 부스에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한 분 앉아계신다.

친절과 배려심 가득한 말투, 늘 웃는 얼굴의 주인공은 봉사왕 이만구(71)씨다.

통영국제음악제의 자원봉사를 위해 오랜만에 통영을 찾은 그는 재경통영향인이다.

지난 2001년과 2002년 국제음악제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이후 13년 만에 국제음악제의 봉사자로 다시 돌아왔다.

37명의 자원봉사자 중 최고령자인 이만구씨는 직업군인으로 34년간 근무하다 육군원사로 퇴역하면서 국민훈장인 광복장을 수여받았다.

이것을 계기로 자원봉사활동 길로 접어든 그는 “국가에서 이런 훌륭한 상을 줬는데 국가를 위해 보답할 일을 찾았다. 34년간 직업군인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0년 6월 봉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씨는 늘 마음에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주자”라는 마음을 새기고 있었다.

그 이후 밤낮 가리지 않고 봉사를 했고 지난 2003년도 9월에는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엑스포 행사에 두 달 가량 봉사활동을 했다.

숙식이 제공되지 않아 이씨는 사비를 들여가면서까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두 달 정도 대구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숙식이 제공되지 않아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봉사는 그 힘듦을 이겨낼 만큼 값졌다. 정말 보람있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또한 2001년 1월30일부터 시작된 시각장애인 등산봉사는 포천 주금산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기준 500회를 달성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들과의 동행은 체력의 한계도 느끼기도 하지만 정상에 올라 그들과 기념사진 한 장 찍으면 그 피로가 모두 사라진다.

특히 시각장애인 이승종씨와는 띠동갑 나이차이로 환상의 파트너십을 자랑한다.

매주 수요일 강서구 지역에서 반찬배달, 사물놀이 지도, 남산 유아 숲 체험장 전문안전요원, 한강 밤섬 철새 조망대 관리요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통영국제음악제 멤버십 카드 가입 부스 담당으로 봉사를 하고 있는 이씨는 “고향인 통영에서 이렇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 정말 자랑스럽다. 감회가 새롭기도 하지만 특히 아쉬운 점이 있다.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 너무 적다는 것이 굉장히 아쉽다. 쉽게 볼 수 없는 공연들일텐데..”라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3만 시간이 넘는 봉사시간의 2/3는 가족의 몫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이씨는 오는 5월7~18일 진행되는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 봉사자로 참여한다.

“시각장애인 경기대회는 특히나 감회가 새롭고 특별하게 다가온다. 16년간 시각장애인을 위해 봉사한 경험을 토대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렇게 봉사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내조를 해주는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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