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이슈, 통영시 “사람이 무형문화재, 집은 아니다”

통영시의회 산업건설위, 도시과 행정사무감사

도시계획도로 개설에 따른 추용호 소반장 공방 철거 문제가 논란이 되자 시의회에서도 문화예술도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며 공방을 살리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7일 열린 통영시 도시과, 문화예술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의원들은 예향 통영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시 집행부의 재고를 당부했다.

그러나 통영시 집행부는 “집이 문화재는 아니다”라며 도시계획도로 우회 개설 불가와 당초 계획대로 추진을 재차 확인했다.

먼저 산업건설위 도시과 행정사무감사. 도시과 과장은 행감 보고에서 통영 관내 도시계획도로 추진 건을 일괄 설명했으나, 논란이 된 도천동 추용호 소반장 공방 문제는 별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원들의 질문은 추 소반장 공방 철거 논란에 특히 집중됐다.

 

강근식 의원은 “문화예술관광도시를 추구하는데 추 소반장 공방도 그렇고 윤이상 생가터도 그렇고 있는 문화자산을 없애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많다. 도로기능을 유지하면서 윤이상 생가터와 추 소반장 집을 살리는 방법 없겠는가”라고 질의했다.

도시과장은 “지난 2009년부터 보상작업을 해왔고 2011년 1차 준공과 추용호 소반장에 보상협의건을 통지했다. 이후 계속 협상을 추진했으나 하다하다 안돼서 이 상황까지 왔다. (추 소반장 측이) 협상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람이 무형문화재지 집이 문화재는 아니다. 언론에서도 추 소반장 편만 들 게 아니고 시의 입장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강근식 의원은 “이 일로 통영 문화예술도시 이미지가 많이 실추됐다. 없는 것도 만들 판에 있는 걸 없앤다니 아이러니다”라고 꼬집었다.

황수배, 김만옥 의원은 도시계획 부서와 문화재 부서의 협의를 통해 원만한 결론을 이끌어낼 것을 당부했다.

이어진 기획총무위 문화예술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은 이 상황까지 오지 않을 수 있었다며 예향통영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영시의회 기획총무위, 문화예술과 행정사무감사

배윤주 의원은 “통영은 문화재가 많아서 오히려 홀대받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다 없어지고 난 다음에 제대로 복원할 수 없다는 건 통제영 사례에서 알 수 있다. 그래도 큰 예산으로 복원하려는 건 통영 정체성을 가지려는 것 아니냐”며 “또한 추 소반장 문제에서 타 무형문화재 분들과 형평성보다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다른 분들은 120년 이어온 집이 철거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시계획도로 추진 중에 추 소반장이 국가지정 문화재가 됐으나, 이를 문화예술과가 도시과에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통영의 문화자산을 보호하려는 의지 부족 문제라는 것이다.

김미옥 의원은 “아파트 현장에서 비석이 하나 나와도 공사가 중단된다. 우리나라 3대 소반 중 하나를 대표하는 무형문화재의 공간인데, 단순히 집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통영시가 전통공예 계승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 이 문제로 출향인들 전화도 많이 온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김이순 의원은 “문화예술 부서가 도시계획부서와 사전에 협의해서 이 난국을 막을 수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시의회 의원들이 시 집행부에 추 소반장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요청 및 촉구했으나, 행정사무감사 직후 통영시는 언론사 배포 보도자료에서 도시계획도로 당초 계획대로 추진 및 추 소반장 공방 철거 입장을 재확인했다.

통영시는 “개별적인 민원이 있다고 하여 도시계획선을 변경해 우회하면 새로운 토지가 도시계획에 저촉되는 불합리적 상황 발생하며 행정 신뢰성에 악영향 초래 및 상대적 피해 발생에 따른 민원 해소대책이 매우 곤란하다. 민원인(추용호) 집은 도시계획도로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우회하는 것은 이미 준공한 1차, 2차 도로공사와 도로 구조에 맞게 연결해야 하므로 주변 도로 여건상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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