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이야기, 이야기꾼 배우를 따라 관객은 신명나는 여행을 떠난다

'Story Road Teller'
한 지역이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독특한 얼굴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역사라는 시간적 과정 속에서 축적되어 온 사람들이 남긴 삶의 흔적, 그리고 예술과 이념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온 문화적 공간과 유산들은 그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지역문화의 뿌리가 되고 끊임없이 다양한 문화를 생산해내는 샘이 바로 지역예술이다.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은 엘리트나 지역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기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생각을 나누며 가치와 의미를 창조함으로써 새로운 생산을 가능케 하는 인식의 전환이 된다.

지역문화 콘텐츠를 개발하여 문화적 자원을 찾아 연극몸짓으로 지역문화예술을 향유하며 2016년 통영연극예술축제를 통해 스토리에 맞는 공간을 찾아 배우가 이야기꾼이 되어 관객과 연극여행을 떠난다.
 


통영콘텐츠 창작초연작, 술래야 놀자(이방인의 노래)
통영 100년! 이방인의 노래도 되살린다


떠난 자의 그리움, 광대들의 놀이로 불러온다
남은 자의 눈물, 바다가 흘러 노래가 되다


달다방프로젝트(대표 김정아)& 극단 모도의 '술래야 놀자'(이방인의 노래·전혜윤 작,연출)는 과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천혜의 항구로서 신문물의 도래지였던 통영의 과거는 지금의 통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그 시절의 아프고 아름다운 인연과 기억은 지금을 사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지금도 그 시절의 흔적이 남아있는 오카야마촌은 역사 속에서 거의 지워진 마을이다. 대한민국에서 그 시절의 수치스럽고 아픈 기억들은 거의 지워져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그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휩쓸려 살았던 수많은 개인들은 그 가운데에서도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통영을 그리워하고 사랑했던 기억들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우리는 역사의 또 다른 한편에서 살았던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의 아픔과 사랑과 기억을 얘기해 보고, 10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용서와 화해와 기억의 또 다른 방법을 연극이라는 장치에서 찾는다.

작품의 시작은 통영의 이곳저곳을 헤매는 한쌍의 남녀의 등장부터 시작된다.

'소녀'의 원혼과 그녀에게 끌려 다니는 한명의 젊은 '박수'다. '소녀'는 성불하기 위해 인생의 원한을 찾아 헤매고 있다.

우연히 '박수'의 고향마을에 함께 가게 된 둘. 거기서 '소녀'는 기억속의 마을로 빠져든다. '소녀'는 이곳, 일본인 이주어촌 오카야마 마을의 큰발개에 사는 조선인 가족이었다.

이곳에서 작은발개에 사는 일본인 '소년'과 친구가 된 '소녀'. '소녀'와 '박수'는 이 기억을 근거로 마을 곳곳을 찾아다니며 '소녀'의 한의 정체를 찾아 헤맨다.

'소년'과 '소녀'의 우정은 시대적 상황과 별개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가지만 결국 시대와 부딪쳐 균열을 만들어간다. '소녀'와 '박수'는 점점 소녀의 과거의 정체를 알아간다.

일본인들이 권력을 가진 마을에서 차별을 받는 것이 일상이던 '소녀'의 가족과 특혜를 누리던 '소년'의 가족은 45년 해방을 기점으로 그 지위가 역전된다. 일본의 패망으로 일본인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본국으로 탈출한다.

마지막까지 탈출을 못하던 '소년'의 가족을 위해 '소녀'는 아버지께 간절히 부탁한다. 결국 일본땅에 '소년'의 가족을 내려준 소녀의 아버지는 돌아오는 길에 태풍에 휘말려 '소녀'의 눈앞에서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드디어 '소녀'의 한을 알게 된 '박수'와 '소녀'. 둘은 소녀의 무덤 앞에서 '소녀의 손녀'와 만난 '늙은 소년'을 마주한다.

모든 과거를 알게 된 '늙은 소년'은 드디어 만난 '소녀'의 앞에서 회한과 사죄의 눈물을 흘리고, 한국에서는 거의 사라진 그 시절의 기록을 '소녀의 손녀'에게 남긴다.

그동안 통영을 그리워하던 '소년'과 이주일본인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했던 조선의 기록이다. 남은 모든 사람들을 대신해 '박수'는 '소녀'의 혼을 떠나보내는 진혼제를 올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연극에서는 소녀가 너무나 마음에 사무쳐 잊을 수밖에 없던 기억들은 박수와 다섯 광대의 놀이극으로 재탄생하고 상징적 움직임과 연희를 통해 펼쳐질 것이다.

공연은 7월 15일 오후 7시30분, 16일 오후 4시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극장. 12세 이상 관람. 80분.
 


2015 통영연극예술축제 희곡상
통영콘텐츠 창작초연극 '꽃잎'


한 겨울에 핀 꽃이라
벌 나비는 찾아 올 리 없고
그 꽃에 반한 동박새
사랑을 노래하는데
꽃에 가득 찬 꿀처럼 사랑은 넘쳐나지만
꽃은 향기 없어 표현을 못하고
꽃은 꼭지 채 떨어져 날아가네


시인 유치환과 이영도의 사랑이야기와 죽어가는 아내를 위해 꽃잎을 먹여 준 치매남편의 사연을 모티브화 작품이다.

지난해 통영연극예술축제 희곡상을 수상한 '꽃잎'(김미정 작, 장창석 연출)은 통영 유일의 연극단체 극단 벅수골에 의해 이번 연극제 폐막을 장식한다.

현재 통영의 어느 외딴집에서 동백과 우진이 쓰러져 있다. 동백의 입에는 꽃잎이 잔뜩 물려있다. 시간은 이틀 전으로 돌아간다. 달이 밝은 밤이다. 달빛에 동백꽃잎이 더 붉어 보인다.
동백이 마지막 삶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동백은 뇌에 종양이 생겨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한다. 며칠 동안 먹지 않고 땔감도 이제 다 떨어져 가는 상황이다.

동백이 여러 가지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마루 밑에서 상자를 하나 꺼내고 그 상자 안의 편지를 태우려 한다. 그 때 우진이 먼 여행에서 십 수 년 만에 돌아오고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부탁한다.

동백은 뭔가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우진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진다.

십 수 년 만에 갑자기 찾아온 우진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정리하려는 동백에게 여러 가지 회한이 느껴진다. 우진 또한 치매에 걸려 온전치 못한 정신으로 동백을 보려는 마음 하나만을 가지고 힘들게 찾아왔다.

동백과의 추억이 있는 집이기에 우진은 계속 과거의 환영들을 보게 된다. 동백과의 첫 만남, 사랑의 시작, 안타까운 이별, 그리고 짧은 재회들이 보여진다.

두 사람의 사랑은 주변의 여건과 어쩌면 운명의 장난으로 이루어지지는 못하지만 평생 우진이 동백에게 보내는 편지로 인해 그 끈이 이어지는데….

청마 유치환시인과 이영도 여류시인의 사랑이 모티브가 되어 꽃잎의 주인공 동백과 우진의 추억이 담긴 편지에 실타래처럼 엮여있는 애절한 사랑.

두 주인공의 사랑은 애초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숙명일 수밖에 없었지만 '사랑하였음으로 행복하였노라' 청마 시인의 시 '행복' 을 통하여 연정의 조각, 가슴 저미는 못다한 아름다운 쓰라림의 사랑의 크기를 보여준다.

공연은 7월 17일 오후 7시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 12세 이상 관람. 80분.

예매 문의는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 ☎645-6379, 010-5465-6379. www.bsg.or.kr로 클릭. 티켓예매안내 게시판이나 공지확인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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