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불가(三不可)론의 통영, 'Just be Tong Yeong' 세계 음악혁명 아이콘으로 우뚝

윤이상의 통영, 모차르트의 찰즈부르크 벤치마킹 성공 신화
윤이상 가곡의 밤→통영현대음악제→통영국제음악제 17년
윤이상의 삶과 음악, 철학을 넘어 세계와 소통, 실험의 연속
2015 한국 최초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선정, 아시아 두번째


통영 3불가(三不可)론, 도전과 도박? 최선과 최악?
윤이상과 통영국제음악제, 우리가 가지는 미래의 꿈

"나는 통영에서 자랐고 통영에서 그 귀중한 정신적인, 정서적인 모든 요소를 내 몸에 지니고, 그것을 나의 정신과 예술적 기량에 표현해서 평생 작품을 써 왔다. 그 잔잔한 바다, 그 푸른 물색…초목을 스쳐가는 바람도 내겐 음악으로 들렸다.…고향에 가게 되면, 그 때가 되면 나는 고향 흙에 입을 대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윤이상 선생이 베를린 병원에서 통영시민에게 보낸 육성 메시지>

오늘의 예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 창조적인 기획력, 젊은 추진력….

아시아 클래식 음악축제 중 가장 성공한 사례를 손꼽으라면 단연 통영국제음악제이다.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를 벤치마킹한 통영의 새로운 시도는 전용 음악당이 없는 상황에서도 해마다 좌석 점유율 90%를 넘어섰고, 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또 세계 현대음악사의 주요 작곡가인 윤이상이라는 한 사람의 음악사적 의의를 조명하기 위해 탄생했다는 점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제 통영국제음악당이라는 거대한 하드웨어도 구축했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한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 최초의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라는 대칭호도 부여받았다.

과연 17년 전 통영국제음악제가 탄생할 때도 그랬을까. 모두가 대한민국 최남단 항구 도시 통영? "안된다"가 대세였다. 전문가들조차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통영국제음악제가 시작될 때만 해도 음악계와 언론계 삼불가(三不可)론에 시달렸다.
1)서울에서도 수요가 희박한 어려운 현대음악을 들으러 오겠는가.
2)윤이상에 대한 금기가 채 풀리지도 않았는데 그를 기리는 음악제가 가능한가.
3)또 굳이 발품을 팔아가며 남쪽 끝 조그만 통영으로 오겠는가 하는 3가지였다.
하지만 통영국제음악제는 그 편견을 과감히 깨 없앴다. 그것도 숨은 보석 가장 통영적인 것(Just be Tong Yeong)으로 말이다.

오히려 이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 지금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제로 환호하고 있다. 또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을 통한 통영이라는 도시 전체를 하나의 음악장으로 활용, 장소 마케팅으로도 성공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윤이상 가곡의 밤으로 시작, 통영현대음악제를 넘어 통영국제음악제까지 17년. 통영은 윤이상의 삶과 음악, 철학을 넘어 세계와 소통하는 실험의 연속이었다.

"일부러 혁명을 일으키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왜 한 가지 방식으로만 해야 되고, 다른 방식으로 하면 안 되는지 알고 싶었을 뿐이다."

2013 통영국제음악제를 음악계 혁명으로 이끈 런던 펑크의 여왕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그 명언은 아시아 음악의 허브로 우뚝 선 통영국제음악제의 연장선이었다.

그해 통영은 또 하나의 역사적 방점을 찍었다.

2013년 11월 경남 최초의 클래식 뮤직 전용 공연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520억 원의 통영국제음악당을 개관, 국제 공모를 통해 플로리안 리임을 최고 경영자로 뽑았다.

이례적으로 외국인 CEO로 통영시민의 관심을 받은 그는 통영국제음악재단과 함께 음악당의 청사진을 다양하게 그리고, 2014-2015-2016년 Just be Tong Yeong을 위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

이런 17년의 노력 결과 마침내 2015년 12월 통영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음악창의도시라는 칭호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통영국제음악제는 한국인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공연무대로 손꼽히고 있다.

창의성, 이제 도시 경쟁력의 원천
음악창의도시 통영, 세계를 꿈꾼다

오늘날 정보, 지식과 함께 창의성은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자, 한 나라의 경제적 성장을 이끄는 주요 원동력이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은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담보하는 상징적인 출발점이 되고 있다.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의 고향이자 아시아 음악의 허브인 통영은 대한민국 최초로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로 선정됐다.

한국 최초, 아시아 2번째, 세계 10번째 음악창의도시라는 칭호를 부여받았다.

통영시는 2015년 12월 11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엔 산하 교육과학문화기구 유네스코로부터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음악분야 회원이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경사는 지난해 7월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지정추진위원회 이지연 위원장과 위원들이 네트워크 가입신청서를 직접 작성, 유네스코에 제출한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일궈낸 쾌거다.

시는 유네스코 제출 신청서에 우선 통영의 문화적 자산이자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인 승전무, 통영오광대, 남해안 별신굿 등 전통음악을 소개했다. 여기에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과 관련 행사 및 공연장, 통영국제음악당, 통영국제음악제 등을 강조했음은 물론이다.

또 아시아·태평양공연예술센터연합회(AAPPAC),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 등과 국제교류 활동 현황 등 시가 보유하고 있는 음악자산과 음악을 도시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내용을 담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은 통영의 음악 분야 역사적 유산, 인적 자원, 인프라, 국내외 인지도 등 제반 여건은 물론 창의성을 육성할 수 있는 잠재력과 향후 발전 가능성, 국제무대에서의 수행 역할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가입 자격을 인정했다.

통영시는 이에 따라 세계 수준의 역량과 인프라를 갖춘 음악도시임을 인정받아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글로벌 도시로 시격(市格)을 격상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동진 통영시장은 "음악 창의도시 선정은 시정 전반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살고 싶은 힐링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통영이 이뤄낸 또 하나의 쾌거다. 이제 공식적으로 유네스코의 로고를 사용하고 세계에 쉽게 홍보할 수 있어 통영을 더욱 많이 알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런 성과는 시는 물론 시민, 통영 유네스코 지정추진 위원들의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력 덕분으로 평가된다.

2010년 8월 가입을 위한 첫 논의가 시작된 이후 시는 시민을 비롯해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지정추진위원회,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유관기관·단체 등으로부터 많은 지원과 협조를 얻어냈다.

2014년에는 관련 전담팀을 만들고 여러 차례 전문가와 시민을 초청해 세미나와 포럼 등을 여는 등 음악 창의도시 가입에 대한 지역 공감대 형성에도 힘썼다.

이어 통영국제음악제와 연계, 스페인 세비야, 콩고 브라자빌, 콜롬비아 보고타, 이탈리아 볼로냐, 독일 만하임 등 기존 음악 창의도시 관계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통영의 음악 유산을 소개하고 네트워크 가입을 위한 조언과 자문을 받았다.

시는 음악 창의도시 가입을 시작으로 음악 창의도시 관련 로고 사용 등으로 시의 국제적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나아가 통영의 4백년 역사와 음악의 경험과 전문성의 노하우를 세계의 다른 도시에 네트워크를 통해 표출할 수 있는 기회도 확장됐다.

이것은 곧 문화 다양성과 세계문화의 진보와 창의적인 확산에 기여하는 전기가 되는 것이다.

통영은 이 같은 기회는 통영의 자부심을 넘어 경남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기쁨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민동석 사무총장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으로 통영시의 브랜드 가치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는 곧 통영시민의 자부심"이라며 높아진 통영의 브랜드 가치를 강조했다.

또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지정으로 도시의 브랜드와 가치가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는 무형적 혜택은 물론 음악을 관광에 접목, 스토리와 테마가 있는 지속가능한 문화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켜 여기서 파생되는 유형적 이익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 문화상상력 부러움 대상
개발과 공존 문제는 없는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창의적 상상력으로 도시에 이미지를 입히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윤이상, 유치환, 김춘수, 김상옥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한 음악창의도시 통영 역시 시민들과 함께 도시 일상과 예술을 접목하는 작업들이 한창이다.

박경리·김춘수·김용익 문학관은 물론 아시아 최고의 연주장 통영국제음악당, 아트타일 보도블록, 김춘수 꽃 시비, 윤이상·청마·초정거리, 동피랑 골목벽화, 예술가 버스 승강장, 거북선 맨홀뚜껑….

하지만 통제영 문화를 근간으로 하는 통영 4백년 역사의 영화와 문화 예술은 현대식 도시 개발의 공존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한계와 현실적 문제점은 과연 없었는가?

통영의 문화 창출과 도시 재생 역시 아직도 다양한 현실적 문제점에 봉착하고 있다.

이에 이번 기획 취재를 통해 통영소통의 마당인 한산신문을 통해 음악을 매개로 한 다양한 예술을 통한 올바른 음악창의도시로의 재생에 시민들과 함께 서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4백년 통제영 문화, 교과서 예술인을 팔고 있는 통영,
우리 시대 예술가들에게 꿈의 제작소 진정 허락했는가?

정형화된 문화공간 조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면에서 문화상상력을 발휘, 타 도시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곳이 통영이다.

하지만 정작 예향 통영의 화려한 명성 이면에는 고군분투하는 작가들의 피눈물이 존재한다.

통제영 4백년 전통을 이어온 인간문화재와 장인들이 천시당하고, 창작공간이 없어 쫓겨 다니는 예술가의 슬픔이 있는 곳 또한 통영이다.

통영은 미래 이미지를 위해 과연, 우리시대 예술가들에게 꿈의 제작소를 진정 허락했는가?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 서울, 공예 창의도시 이천, 미디어 창의도시 광주, 음식 창의도시 전주 등은 색깔은 다르지만 저마다의 문화, 예술적 영감을 주는 다양한 마케팅으로 세계인들을 도시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리고 예술과 문화를 핵심으로 한 다양한 축제와 창작 스튜디오라는 명목으로 도시 이미지도 함께 팔고 있다.

이런 도시 일상과 예술을 접목하는 작업들은 반드시 벤치마킹이 필요한 시점이다.

음악가 윤이상을 비롯 청마 유치환·박경리·김용익 기념관 등 유명예술인 문화시설이 즐비한 통영은 도시 전체를 음악의 매개로 한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유명예술인 뿐 아니라 지역에서 묵묵히 이미지를 창출하는 작가들에게도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꿈의 제작소를 제공해야 할 때이다.

또 조선삼도수군통제영의 본산이었던 통영의 다양한 문화적 접근은 수 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서울과 광주, 전주, 경기 이천 등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유네스코 창의 음악도시로서의 미래를 찾을 것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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