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음악이 흐르는 창의도시 '통영', 우리의 현재이자 시민과 함께 나아가야 할 미래이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통영의 미래, 정책 결정자 김동진 통영시장에게 듣는다

통영은 세계 유네스코가 인정한 음악도시이다.
음악창의도시 지정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통영은 음악의 도시입니다"
통영국제음악제를 개최하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부터 통영을 찾아오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 음악애호가, 연주단, 그리고 외빈들에게 통영의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 사용하는 수식어다.

"왜 그렇죠?"라는 반문에는 통제영 문화를 기반으로 한 재래악, 승전무, 남해안 별신굿, 통영오광대 등의 유구한 음악적 문화자산과 세계적인 현대 음악의 거장 윤이상 선생, 그리고 아시아에서 명실상부한 현대음악제로 자리 잡은 통영국제음악제 등 통영이 가진 음악적 인프라에 대한 부연설명이 필요했다.

지난 해 12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음악분야 회원도시로 승인된 이후 더 이상 부연 설명을 하지 않는다. 유네스코 공식마크가 찍힌 통영 음악창의도시 로고를 내보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통영이 음악도시임을 수긍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지정 이후 처음 열린 2016년 통영국제음악제는 'Sounds of Tomorrow'란 주제로 15회의 공식공연과 200여 회의 프린지 공연이 펼쳐져 예년보다 많은 관객이 찾아 들었다. 특히 통영국제음악제의 일정에 맞춰 동시에 개최된 세계현대음악제에는 전 세계 작곡가들이 제출한 500개 작품 중 70여 작품을 초연하여 세계 음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제는 세계가 인정한 명실상부한 음악도시가 된 것이다.

예술인재 양성은 이제 음악창의도시 생존과 직결된다.
통영의 창의성과 미래 산업의 연관성은.

올 1월 '제4차 산업혁명' 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다보스 포럼(World Economy Forum,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현재 직업의 절반가량이 자동화되거나, 컴퓨터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며, 2045년에는 현재 직업의 80%가 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화가, 지휘자, 작곡가, 연주가, 가수 및 성악가, 국악 및 전통 예능인, 무용가 및 안무가 등과 같이 창의성과 감수성이 요구되는 문화예술분야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대체 가능성이 낮은 직업으로 분류된다.

미래에는 인간의 창의성, 문제해결력, 사회적 인지가 필요한 기술이 요구될 것이며, 이런 능력을 갖춘 인재양성 여부는 도시의 생존문제와 직결된다.

창의성 육성과 창의산업 발전은 인류가 미래를 위해 함께 이뤄야할 과제다. 창의성과 문화를 발전시켜 도시 스스로 지속발전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목표다. 각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에 기초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도시 간 협력을 통해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발전을 장려하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통영시가 가입을 추진, 승인을 받은 것은 도시의 지속발전가능성 측면에서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증명해준다.

창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인프라 구축 및 창의 인재육성 방안은.

창의성의 핵심은 창의적인 사람이고 이들을 배양하는 풍토가 중요하다.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인 통영시는 국제 학습의 장으로 발전시켜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을 것이다.

창의적 인재육성을 위해 현대음악을 소재로 한 실험적·창조적 프로그래밍을 지향하고, 문화상품으로 생산 보급될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하며, 매년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국제콩쿠르, 아시아작곡가쇼케이스 등 다양한 신진 음악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양질의 창작물이 생산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의 음악활동 참여의 기회를 확대하고, 내면에 내재된 창의적이며 비언어적인 표현을 이끌어내 창의적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꿈다락 토요학교'과 '꿈의 오케스트라',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TIMF 앙상블의 클래식 교육프로그램, 2014년부터 현재까지 45,000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음악현장 교육을 제공한 스쿨콘서트, 시립소년소녀 합창단 등 어린이들에게 음악적 재능을 키우고 긍정적인 자아형성과 공동체적 인성을 갖춰 창의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이다.


세계 속 창의도시 통영의 역할과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와의 발전적 관계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회원도시로서의 역할도 물론 성실히 수행할 계획이다.

먼저 오는 9월 스웨덴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총회에 참석, 통영을 홍보하고 선진유럽과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또 오스트리아의 대표축제 하나인 '안톤 브루크너 페스티벌' 기간 중에 통영전시관을 설치해 통영국제음악제 소개는 물론 통영의 음악, 미술, 문학, 공예를 전시하고 소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음악을 문화자원으로 국한하지 않고 관광자원으로 확대하여 지역경제 이익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 11월에는 일본 음악창의도시인 하마마츠에서 개최하는 세계음악페스티벌에 통영시립소년소녀 합창단을 참가, 공연무대에 세움으로써 학생들에게 국제적 음악교류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미래 인재발굴의 기회로 삼는다.

장기적으로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회원도시들과 긴밀하고 지속적인 교류는 물론 선진 프로그램, 벤치마킹 등 상호협력하면서, 세계적인 음악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감은 물론 통영국제음악제와 음악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017년은 창의도시 타이틀의 핵심인 윤이상 탄생 100주년이다. 세계음악도시로 비상하기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윤이상은 통영에서 태어나 20세기 영향력 있는 작곡가로서 음악을 통해 국경을 넘어 서로 다른 문화와 융합하는 그의 정신은 오늘날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으며 통영의 창의적 정신과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고 있다. 윤이상 선생이 통영시를 음악도시로 탄생시킨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는 윤이상 선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From Asia to the World'를 주제로 하는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 합창제, TFO 유럽투어 등을 통하여 윤이상 선생의 음악세계를 재조명하고 통영의 품격을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1월부터 12월까지 연중 기획공연을 마련하여 시민들에게 상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윤이상 탄생 100주년인 2017년을 세계음악도시로서 통영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해로 만들 것이다.

음악창의도시는 시민의 삶 속에서 함께 지속가능한 것이다. 음악창의도시 원동력인 시민과 함께 나아가야 할 통영의 과제는.
음악창의도시라는 타이틀은 단시간에 이뤄낸 성과물이 아니다. 지역주민, 문화예술인, 전문가, 음악계, 교육계 등 다양한 분야 구성원들이 오랜 기간 협업해 고민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자원을 투입하였기에 가능했다.

바꾸어 말하면,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찰스 랜드리 교수의 말처럼 창의도시는 창의적으로 발전하는 여정이고 진행과정이지, 기준수치나 통계로 정의되는 상태가 아니다. 음악박물관, 음악 클러스터 등 하드웨어적인 면보다 소프트웨어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창의적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음악을 향유하고, 자발적으로 예술 활동에 참여하며, 창의적으로 소양을 함양하는 통영시민은 우리시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이자 원동력이다. 음악창의도시 발전을 위해 시차원의 행정적 노력은 물론 각 분야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의사소통과 정책결정이 조화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시민의 지속적인 공감과 관심, 그리고 협조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도 잊지 않을 것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이제 시민이 원동력 전담부서 필수, 통영 브랜드로 세계 도약해야"
이지연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지정추진위원장이 본 통영의 과제 

통영의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지정은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두 번째, 세계 열 번째이다. 위원회가 통영시와 손을 잡고 최선을 다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 저변에는 400년 넘게 이어온 통영 문화의 힘이 작용했고, 고품격 문화적 마인드를 가진 통영시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예향 1번지=통영'의 명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창의도시 네트워크 사업은 유네스코가 예술과 문화 분야에 출중한 유산과 경험,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도시를 상호 연결함으로써 문화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지속적인 도시발전을 이뤄가자는 취지에서 2004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현재 문학, 영화, 음악, 공예, 디자인, 음식 등 7개 분야에서 세계 116곳이 창의도시로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통영(음악)을 비롯 광주(미디어아트), 서울(디자인), 부산(영화), 이천(공예), 전주(음식)등 6개 도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에 성공했다.

통영은 윤이상과 통영국제음악제, 콩쿠르 등을 통해 아시아 허브로서의 역할을 이미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창의도시로서 음악 분야 도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상승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일단 유네스코 음악 창의 도시 마크를 부착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져 도시 브랜드 가치가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의 경우 음악 창의도시 선정으로 향후 국내외 유명 연주단체를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일단 가시적 효과가 눈에 보이는 결과다.

하지만 앞으로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네트워크 안에서 세계 회원 도시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창의적 활동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도시발전의 방향성을 확립하는 등 지속발전 가능한 음악도시가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는 큰 과제가 있다.

세계적 음악 도시들도 음악 창의도시 가입을 위해 최소 재수, 삼수를 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통영은 전통문화에 뿌리를 근거한 음악적 기반과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선생, 이를 모티브로 하는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 콩쿠르, 그리고 황금파도와 같은 시민의 열정이 잘 반영돼 어쩌면 준비했던 것보다도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아 단번에 가입되는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장기적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도시 자체를 음악 창의도시로 랜드마크해 나가야 한다. 거시적 안목으로 보면 이를 위해 유네스코 창의도시 독립적 기구가 필수이다. 행정 집행부가 바뀌어도 일관성 있게 정책을 수립하고 도시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이다.

통영은 특히 유네스코 타이틀이 많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유네스코 평생학습도시, 유네스코 음악창의 지정학교 등. 이런 것들을 한데 아우르고 이끌어나가는 전담 기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통영국제음악재단과 통영음악당, 통영음협 등과 함께 힘을 합쳐 시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시민들을 위한 재미있는 음악 교육 등으로 저변확대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4년마다 유네스코 본부에 리포트를 제출해야 하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어쩌면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의 진면목은 지금부터가 출발점이다.

2017년은 윤이상 탄생 10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통영시민들과 대한민국 음악애호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 대중음악의 활화산 정윤주 작곡가에 대한 재조명도 필요한 시점이다.

음악을 통한 도시 브랜드 상승과 세계적 음악도시로의 도약은 이제 본격 시작이다. 결국 365일 음악이 흐르는 뮤직시티 통영의 주인공은 시민이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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