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국제음악당 최고령 자원봉사자, "빈자리의 몫은 언제나 나의 몫"

34,230시간, 어떤 이가 본다고 해도 긴 시간이라고 느낄 것이다. 이 시간을 봉사활동에 할애한 이 시대의 어르신 재향통영인 이만구(72) 씨가 지난달 28일 국제음악당 봉사활동을 위해 다시 통영을 찾았다.

이만구 씨는 34년을 군대에서 나라를 위해 봉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1년 국민훈장 광복장과 국가유공자증서를 받았다. 육군 원사로 재직하면서 제2의 인생을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보내기로 마음먹었던 이만구 씨는 2000년 6월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봉사활동에 매진했고, 15년간 시각장애인들과 산행을 556회, 지난해 5월 서울세계시각장애인체육대회를 비롯 그동안 자원봉사를 한 국제대회만 24개에 달한다.

2003년도 9월에는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엑스포 행사에 두 달 가량 봉사활동을 했다. 숙식이 제공되지 않았음에도 자비로 해결하면서까지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5월 28일에는 생활이 어려운 차·상위 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사비를 들여 청와대 견학을 돕기도 했다. 2015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에선 감상문 수기공모전 부문 우수상으로 조직위원장표창장, 자원봉사공로로 경상북도지사표창장과 기장을 받았다.

그는 현재 통영음악당에서 최고령 자원봉사자로 물품보관과 인원통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남는 시간동안 종이접기 자격증을 활용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이만구 씨는 "시각장애인과 산행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도중에 포기하는 사람들 그리고 불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나머지 빈자리의 몫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며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즐기면서 하는 것을 보면 가끔은 타고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으론 "지난해 6월 중순 허리 디스크 시술을 받아 요즘은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며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봉사활동을 위해 취득한 종이접기 자격증으로 몸에 무리가 덜 가는 봉사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봉사활동을 할 계획임을 말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가족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안사람 이름이 박정자인데 내 봉사활동의 대부분 공은 그 사람의 것"이라며 "내조가 바탕이 되어야 밖에서 편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부인인 박정자 씨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남다른 애향심을 가진 이만구 씨는 재경통영향우회 부회장, 재경경상남도향우회 부회장, 전국시도향우현합회 조직위원, 한국자원봉사포럼 정회원, 서울강서힘찬병원 홍보대사 등 맹렬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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