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위기 분교서 강원도 내에서 학생 수 가장 많은 분교로 탈바꿈!”

1957년 삼덕국민학교로 문을 열 때 만 해도 300명이 넘는 학생이 다녔던 학교는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2000년 이후 주문초등학교 삼덕분교장으로 격하되는 안타까운 현실과 마주한다.

더욱이 삼덕분교는 2012년 당시 전교생 5명의 초미니 학교인 동시 2013년 봄에는 2명의 학생이 졸업을 앞두고 있어 사실상 학교의 존폐가 눈앞의 현실로 봉착했었다.

이에 삼덕분교 총동문회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교사들이 함께 힘을 모아 ‘학교 살리기’에 나서 현재 강원도 내 분교 가운데 전교생이 가장 많은 분교로 탈바꿈했다.

특히 동문들은 학교가 존폐위기에 놓이자 ‘모교 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꾸려 2012년 10월 직접 취학 대상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학설명회를 여는 열의를 보였다.

뿐만 아니다. 총동창회는 주민들과 함께 성금을 모아 신입생들에게 1인당 20만원의 해외견학 통장을 만들어주고, 재학생 모두가 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바이올린을 무료로 제공, 음악교육도 진행했다. 또한 5~6학년 학생들에게는 뉴질랜드 3개월 어학연수 기회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도심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자연친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오카리나와 사물놀이, 동양화, 한자교육, 검도 등 다양한 방과후 수업도 마련했다.

또 관동대학교 원어민 교수를 초빙해 교수들이 영어회화를 지도하면서 외국어 특성화 교육이 시작됐고, 그 외에도 중국어 등 외국어 교육을 강화, 학생 수가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3년에는 27명, 2014년 34명, 2015년 40명으로 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 2017년 현재는 30명의 학생과 교사 7명이 삼덕분교를 가꾸고 있다.

더욱이 2013년 9월에는 학생 수 감소로 1999년을 마지막으로 13년간 중단됐던 가을운동회가 열려 학교 운동장에 만국기를 달수 있었음은 물론 현재는 매년 5월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하는 ‘삼덕 어린이한마당’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후 삼덕분교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매년 굵직한 교육상을 휩쓰는 등 전국에서 주목받는 학교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덕분교는 지난 2015년 아름다운학교 운동본부가 주최하고 교육부와 환경부가 후원한 제16회 아름다운 교육상에서 학교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같은해 학부모 학교교육 참여 우수 학부모회 표창장(모교살리기) 수상, 2014년에는 제6회 방과후 교육대상 학교부문 우수상, 2013년에는 ‘사교육 없는 학교’ 최우수학교로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작은학교에서 행복한 아이들, 행복한 교사,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21년차 교사, 안진수 분교장이 말하는 ‘삼덕분교’

우선 자신의 소개를 간단히 한다면

작은 학교에서의 생활을 동경만 하다 교직생활 20년 만에 작은 학교, 그것도 분교에서 근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삼덕분교에 처음 오던 날, 그 포근한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다. 분명 한 겨울이라 추운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포근해 보였다. 특히 학교 아이들은 해맑았고, 순수했고, 본교의 선생님들도 현재 자신만의 교육철학 안에서 작은 학교에서 각자 꿈꿔오던 교육활동을 아이들과 펼쳐가고 있다.

현재 삼덕분교의 교육과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2017년 현재 삼덕분교는 80분 블록수업(80분 수업, 20분 휴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재학생들이 방과후 활동으로 계속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지난 2015년까지는 재학생 모두가 의무적으로 악기 연주를 했으나, 지금은 원하는 학생들만 배우고 있다. 해외견학 역시 2014년까지 이뤄졌으나 지금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수학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5-6학년 학생들이 교과 학습과 관련해 주어진 예산 속에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활동들을 위주로 토의하고, 정보를 조사해 계획을 세워 수학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본교는 뒤쪽으로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앞으로는 시내가 흐른다. 이런 학교의 장점을 살려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학교 숲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월별로 실시하고 있다. 학교 주변의 여러 가지 동식물들에 대해 알아보고, 느껴보고, 각 계절별로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자연을 느껴 볼 수 있는 활동이다.

또 각 학년별로 여러 가지 식물들을 키우는 텃밭 가꾸기를 통해 기른 잎채소들은 가끔씩 점심시간 식탁에 올라오기도 하고, 고구마와 야콘은 가을에 플리마켓에 내다 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학교 뒷산에서 진달래를 따와 전교생이 함께하는 화전파티도 했다.

특히 올 봄에는 학교 주변에 각자 자신의 벚나무 묘목을 심어 먼 훗날 나무가 자라 큰 팔을 뻗어 땀을 식혀주는 마음 넓은 선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 된다.

삼덕분교의 특화된 커리큘럼이 있다면

본교는 ‘즐거운 배움으로 작은학교 채움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첫째로 ‘스스로 만들어가는 학생 동아리’로 △자연아 놀자(학교 텃밭 가꾸기) △재미있는 과학(과학실험) △붕어빵만들기 △내손으로 뚝딱(만들기 활동)이 있으며 학년 구분 없이 통합적으로 이뤄진다. 둘째로 핵심 성취 기준 중심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재미가 팡팡 체험활동 프로그램’이다.

학년별 또는 동 학년군, 더 나아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계획을 수립, 활동 후에는 배움 활동이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해 수업 성찰도 한다. 2017년 현재까지 두부 만들기, 민화에 대해 알아보고 민화 부채 만들기, 강릉녹색체험센터에서의 전기자동차 및 자전거 타기 체험,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 체험하기를 진행했다.

세 번째는 작은 학교 교사 동아리 활성화 및 학습 공동체를 구성하는 ‘배움이 살아있는 교육공동체를 위한 교육환경 구축’이다. 교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원학습공동체를 조직·운영하고 있다. 본교에서는 ‘수업 개선 교원 학습 공동체’와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교원 학습 공동체’ 두 가지 공동체를 구성해 교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덧붙여 본교에서는 한 달에 한번 씩 사삼형제(사이좋은 삼덕형제)의 날을 운영해 전교생이 함께 모여 다양한 친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교-교사-지역민이 함께하는 활동이 있다면

우리 마을에서는 매년 복사꽃이 피는 4월에 복사꽃축제를 한다. 지난해와 올해 역시 그 축제에서 우리 삼덕분교 아이들이 방과후활동 시간에 연습한 바이올린 연주를 했고, 활동을 통해 만든 작품들을 전시했다. 또 입학식이나 학교 행사가 있을 때는 마을 이장님과 지역 주민들을 초대하고, 학예발표회 때도 지역 어르신들을 초대해 간단한 다과를 대접하고, 아이들의 공연을 관람한다. 학교의 텃밭을 일굴 때도 마을 주민들이 직접 농기구를 가져 와 도와주시기도 한다.

분교장으로서 꿈꾸는 앞으로의 삼덕분교는

오늘도 본교 1학년 태윤이는 울면서 에듀버스를 탔다. 학교에서 더 놀고 싶은데 벌써 집에 갈 시간이 됐다고…저는 이렇게 우리 학교가 더 있고 싶은 학교가 됐으면 한다. 몇 년 전 전교생 5명으로 통폐합 위기에 있었을 때 교사와 지역주민, 학부모들과 동문들이 함께 힘을 모아 지금의 학교로 재탄생 시킨 것처럼, 현재 역시 모두가 행복한 학교, 머물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은 일이라도 여러 선생님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하고, 무엇보다도 교사에게 있어서는 수업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교원학습공동체의 활동을 더욱 활성화 시켜 만족스런 수업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연구하는 학교로 거듭나고자 한다.

우리 아이들이 20년, 30년 후에 어른이 됐을 때 지금 삼덕분교에서의 이야기를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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