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살리기 위한 ‘교과특성화수업·지역민 관심·교육관계자들의 의지’ 모으자

‘소규모학교, 우린 이렇게 극복했다’라는 기획취재의 4회 차 기사가 지난 7월 1일자 신문 지면을 마지막으로 실렸다.

통영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입학생들이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학교 교문을 들어서는 장면과, 신입생이 단 한명조차 없어 입학식 대신 개학식으로 대체하는 학교가 있다.

이에 본지 기자는 관내의 소규모 학교들을 살리기 위해 전국 단위의 학교들의 위기극복사례 및 운영방식에 물음이 생겼고, 이를 우리 지역의 작은 학교 살리기에 적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안고 기획취재의 첫 발걸음을 내딛고자 했다.

기획취재 진행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은 전국의 작은 학교들을 찾아보는 일이었다.

경상도, 전라도, 경기도, 강원도, 제주도 등 범위를 크게 두고 작은 학교, 즉 ‘분교’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초록색 창의 뛰어난 검색정보를 바탕으로 강원도, 경기도, 제주도 세 지역의 분교를 최종 취재 대상 학교로 선정했다.

대상 학교들은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초등학교 삼덕분교, 경기도 양주시 남면초등학교 양덕분교, 제주도 애월읍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로, 우선 세 학교의 공통점 찾기를 첫 번째 과제로 세웠다.

세 학교의 연혁과 현황을 바탕으로 분석에 나선 결과 이들의 공통점은 ‘분교 폐교 위기’를 직접적으로 겪었던 학교들이었다.

5월 26일, 경기도 양주시 양덕분교 취재를 첫 시작으로 3주간 경기도, 제주도, 강원도 소재의 학교를 방문해 교사, 학부모, 학생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왔다.

특히 이번 취재를 진행하며 공통질문을 하나 정해 세 학교를 방문할 때 마다 물었다.

“통영 지역의 작은 학교들이 되살아 날 수 있는, 혹은 적게나마 학생 유입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세 학교에서 돌아온 대답은 비슷비슷 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야’, ‘선생님들의 작은 학교 살리기 위한 확고한 의지가 중요’, ‘학교-학생-학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교육과정과 언제든 소통이 가능한 학교로의 변화’, ‘통영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작은 학교들의 교과특성화수업 마련’ 등의 의견들을 제시했고, 그 중에서도 ‘지역민, 동창회, 교육관계자들의 작은 학교 살리기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특히 양덕분교의 신진동 교사는 “작은 학교, 즉 분교들의 학교 시설이 큰 학교들에 비해서 뒤처지는 건 사실이지만 이마저도 작은 학교의 문화로 봐야한다”며 “작은 학교만의 특화된 교육과정 운영과 이를 뒷받침하는 교사들의 자발성, 학부모들의 호응도,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즉 학교문화 형성이 잘 돼 있는 학교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통영의 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생·교사·학부모·지역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행복한 교육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노력들이 제시돼야 한다”면서도 “분교든 소규모학교라고 해서 학생 수를 늘리는 것에만 치중할 것이 아닌 학생, 학부모, 지역민들이 학교에 대한 애착을 갖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섬이 많은 통영의 특성상 섬 지역의 분교들은 자연스레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반면 시내 지역의 작은 학교들은 교육관계자들의 학교 살리기에 대한 관심과 의지,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및 예산지원이 뒤따른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통영 관내 초등학교는 분교포함 25개교, 중학교는 12개교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충렬초등학교, 한려초등학교 영운분교장, 도산중학교, 산양중학교는 2015년 교육부가 발표한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권고기준-면·도서벽지 지역 60명 이하, 읍 지역 초등학교 120명 이하, 중·고등학교 180명 이하, 도시 지역 초등학교 240명 이하, 중·고등학교 300명 이하)과 관련 해당학교로 분류, 매년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학생, 학부모, 지역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특히 현재 총 7학급 전교생 44명의 도남동 소재 남포초등학교는 학부모들 75%이상이 통폐합에 찬성, 통폐합이 확정 된 상태다.

이처럼 이번 ‘소규모학교, 우린 이렇게 극복했다’ 기획취재를 진행해오는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떠오른 것은 “통영의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교육관계자, 학부모, 동창회, 지역민들까지 실질적으로 어떤 노력들을 기울여 왔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통영의 작은 학교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교사, 학부모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학교로의 변화를 위한 해답을 찾고자 한 것이 취재의 시작이었고, 경기도, 제주도, 강원도 타 지역의 교육관계자들을 인터뷰하고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통영의 소규모 학교,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변화의 물꼬를, 또 그에 대한 답을 다시 지역에서 찾고자 했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과 어떠한 거창한 계획과 노력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학교-학생-학부모 나아가 지역민, 교육관계자들의 작은 학교 살리기를 위한 공통된 관심과 의지가 기본이 돼야 한다는 것과 그 다음이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통영의 소규모 학교들이 훗날 ‘작은 학교 살리기, 소규모 학교, 우린 이렇게 극복했다!’ 의 대표적인 모델로 자리 잡아 전국의 작은 학교들로 하여금 벤치마킹이 줄을 잇는 학교로의 변화도 한번쯤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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