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문협, 최우수 김민준, 이승연, 김향란씨 차지

▲최우수 △산양초 3년 김민준 △충무초 4년 이승연 △충무초등 교사 김향란 ▲우수 △통영초 1년 김예지 △진남초 3년 유현지 △통영초 4년 조민영 △진남초 6년 차형연 △충무여중 1년 김은정 △충무중 2년 조효익 △통영여고 2년 김단비 △통영여고 2년 강혜진 △통영여고  2년 이은정 △도남동 길덕한 △정량동 유옥순 ▲장려 △통영초 1년 유진 △충무초 2년 심주홍 △진남초 3년 박희수 △진남초 3년 정예송 △유영초 3년 차승욱 △유영초 2년 유솔비 △통영초 3년 김민수 △충무초 3년 이승준 △진남초 3년 김부경 △서울 잠원초 6년 정혜란 △통영초 6년 이정미 △통영초 5년 김민정 △인평초 5년 김희수 △한려초 5년 강민수 △한려초 6년 양은희 △진남초 4년 양은진 △충무초 6년 설진위 △서울 서래초 4년 양하윤 △충무여중 3년 김예원 △충렬여고 2년 이은지 △고성 중앙고 3년 강수진 △합천군청 문화공보과 김영애 △인평동 김평준 △도천동 이련 △미수1동 안금자 △인평동 김지연 △북신동 김은진 ▲특별상 △경상대학교어린이병원학교 정주승, 박정열, 이연우.

 

일반부 - 최우수-

◇김향란<충무초등학교 교사>

바다 빛을 풍기는 대 시인님께


청마 선생님, 당신의 수많은 시들 중에서 ‘바위’와 ‘깃발’을 가장 좋아하는 작은 이 사람이 인사 올립니다.


당신께서 남겨두신 시들을 읽고 있으면 광활한 우주를 품고 계신 모습과 맑고 곧은 순수의 향기와 암울의 시대속에 발을 딛고 선 지성인으로서의 고뇌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당신의 시에는 유난히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바다 빛이 담긴 시들이 많은데 그러한 시를 읽을 때 저는 당신이 무척 친밀하게 느껴집니다.


저 또한 통영에서 자라나고 통영에서 줄곧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 몸속에 배인 바다빛과 통영 사랑이 한데 어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시인들의 시중에서도 유난히 당신의 시를 즐겨 애송하고 당신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해 당신에 대한 친일파 시비가 일부 문인들에 의해서 거론되었을 때는 무척 마음이 아팠지요.


‘어째서? 도대체 어째서’ 그것도 통영출신의 문인이 당신에 대한 깊은 조사, 연구도 해보지 않은 채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하여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는지 이해할 수 없이 부끄럽기도 하면서 속이 새까맣게 탈 뻔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통영에 살고 있으면서 이런 일에 큰 힘이 되지 못하는 자신이 무척 작게 느껴졌지만 다행히 여러분들이 최선을 다하여 애쓴 결과 잠시나마 씌어졌던 오명을 잠재울 수 있은 것에 안도의 숨을 내 쉬나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도록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해 놔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선에서 청마 기념 편지 쓰기 대회에 참가할 아이들에게 글쓰기 지도를 하며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막연히 유치환 선생님이 통영인 이라는 것만 알고 있던 아이들에게 넷상을 통해 자료를 뽑아 조사하게 하고 남망산 공원에 올라 당신의 시 ‘깃발’을 읽어보게 하며 ‘중앙동 우체국’에도 가 보게 하며 청마문학관에도 가게 해서 당신에 대해 확실히 알게 한 후 편지를 써 보게 하면 그 때는 당신이 아이들 가슴에 뚜렷이 박히어 글 속에 확연히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당신을 친일파라고 오명을 씌운 내용의 자료도 복사해서 읽게 하여 함께 안타까움을 나누는 시간도 가지면서 우리 아이들은 당신을 통해서 ‘문학’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아주 소중한 계기를 갖게 되는 거지요.


그러므로 저는 이 곳에 몸을 담고 있는 동안 이 일에 큰 보람을 느끼며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을 한답니다.


듣던 중 정말 반가운 소리!


‘청마문학관’을 우리에게 선물하시면서 기쁨을 안겨 주시더니 이번에는 ‘청마우체국’을 선물로 주시려 하는군요.


이제 이곳에 또 하나의 보물이 존재하게 되어 많은 문인들 및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될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에 젖어봅니다.

 

한 때는 ‘통영에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하던 말이 있을 정도로 부자 시이던 이곳이 이제는 바다 사업의 사양으로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다시금 새롭게 태어나서 이 땅에 배출한 기라성 같은 예술인들의 혼을 일깨우는 작업을 범시민적 차원에서 이루어 전국에서 으뜸가는 예술의 고장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작업이 ‘청마 우체국 개명사업’을 기점으로 시작되기를 간절히 고대해 봅니다.


박경리 선생님이 ‘노벨문학상’후보에 오를 확률이 있다는 소문도 들리는 이 때, 윤이상, 유치진, 유치환, 김사옥, 전혁림, 김춘수..... 대 예술가들의 숨결이 맴도는 이곳이 청마가 있는 고장, 자연과 예술혼이 어우러진 고장으로서 세계인이 찾는 고장이 될 수 있도록 우리 후세가 힘쓰면 충분히 만들 수 있으리라는 다짐을 해보면서 지고하신 시 정신을 물려주신 대 시인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만 펜을 놓겠습니다.

 

초등고학년- 최우수 -

◇이승연<충무초교 4년>

 

하늘나라에 가는 우체부가 있어
제 편지가 할아버지께 도착했으면…

 

유치환 할아버지께...


안녕하세요. 유치환 할아버지.


낙엽들이 청마문학관 마당에 한 잎, 두 잎 떨어지는걸 보고 가을이라는 계절을 느끼게 해요.
유치환 할아버지!


저는 충무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승연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서울에서 내려온 언니랑 매일봉에 있는 할아버지의 생가와 청마문학관에 가서 할아버지께서 지으신 시를 보고 언니를 감동을 받았어요.


그리고 언니는 통영에 이렇게 훌륭한 분이 계시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 말했어요.


할아버지!


저는 오늘 청마문학관에서 할아버지께서 지으신 그리움이라는 시를 일고 눈물이 날 뻔했어요.
그리고 언젠가 할아버지께서 자주 가셨던 우체국에 가보았어요.

 

 할아버지께서 1946∼1952년 동안 편지를 보냈다는 우체국은 할아버지의 흔적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우체국을 청마우체국이라고 이름을 바꾸면 정말 좋겠어요.


그러면 멀리서 온 제 친구들에게 통영에는 청마우체국이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요.


그리고 요즘은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지만 저는 한 달에 한번씩 청마우체국을 찾아 편지를 붙이고 싶어요.


할아버지!


저희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시가 있는데 그것은 할아버지께서 지으신 행복이라는 시예요.


그 중에서 ‘에메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보이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이 대목이 저는 너무 좋았어요.


저도 책을 많이 읽어서 모든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 시를 짓고 싶어요.


그리고 하늘나라에 가는 우체부가 있어 제 편지가 할아버지께 도착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만일 우체부가 없다면 청마우체국에 오셔서 제 편지 꼭 보세요.


그리고 제가 자라서 제 아이에게도 할아버지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어요. 청마우체국이 되기를 기도하면서 이만 줄일게요.

 

안녕히 계세요.

 

초등저학년 -최우수-

◇김민준<산양초교 3년>

 

학교에서 ‘민준아’하고 이름 자주
불러 주시는 게 기분이 좋아요

 

선생님!


저 민준이예요.


지금 여기가 어디냐면요 청마문학관이예요. 오늘 편지 쓰기 대회가 있어 참석했어요.

 

누구에게 쓸까 생각하다가 갑자기 선생님 얼굴이 떠올라 이렇게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거예요.


잘못 썼더라도 나무라지 말아야 합니다.


선생님!


여기 너무 좋은 것 있죠. 볏단으로 지붕을 엮어서 집을 만들어 놓았어요. 흥부 놀부 동화책에 나오는 그런 지붕 있잖아요. 박 주렁주렁 열렸었던 그 지붕요.


그거랑 똑같은 지붕을 인 집이 있구요. 집안에 사람이 사는 것처럼 잘 꾸며 놨어요. 방은 아주 작아요. 옛날에는 저런 작은방에서 사람이 살았다고 해요.


다음에 선생님이랑 우리반 친구들이랑 같이 한번 더 왔으면 좋을 것 같아요.


선생님!


청마문학관은 청마 유치환 선생님이 살았던 집을 그대로 만들어 놓은 곳이래요.


선생님이 살아 계실 때 쓰셨던 책도 전시돼어 있구요. 선생님이 친구분들게 보낸 편지도 있어요.


참,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행복’이란 시도 있어요. 선생님, 행복이란 시는요 청마 선생님이 통영우체국에서 쓰신 거래요. 지금 이 행사는 통영우체국을 청마우체국으로 이름 바꾸기 위해 하는 거래요.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청마우체국 이름만 들어도 우체국이 시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 좋아 보여요. 그래서 저는 빨리 청마우체국으로 바뀌었음 좋겠어요.


선생님!


지금은 날씨가 약간 흐려요.

 

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아요.

 

해가 쨍쨍나서 하늘이 파랗게 있었음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러면 내가 동화책 속 안에 있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집이 신기하고 예쁘거든요.


그런데 오는 길이 조금 불편했어요. 꽤 높은 곳이어서 계단을 올라올 때 다리가 아팠어요.


제가 학교에서 선생님 어깨 주물러 드렸듯이 선생님이 제 다리 좀 주물러 주셨으면 좋겠어요 쿡쿡^^


여기 오니까 긴 편지도 잘 쓰여져요.

 

 우리 야외수업 할 때 여기로 와서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길 아내는 제가 할께요. 오면서 길을 다 익혔거든요.

 

우리 외할머니 댁하고 가까운 곳이어서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선생님!


이제 팔 아파서 그만 쓸래요.

 

학교에서 ‘민준아’하고 이름 자주 불러 주시는게 기분이 좋아요.


저는 선생님이 참 좋아요.


우리에게 공부 잘 가르쳐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선생님 항상 건강하시구요 또 편지 쓸게요.


선생님 사랑해요


2005년 11월 5일 김민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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