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수협 갈치 위판고 지난해 10배 이상, 급증 원인 “궁금하네”

“갈치가 그야말로 겁나게 많이 잡힌다. 이렇게 많이 나와도 되나 싶을 정도다”

여름 남해 연근해 갈치가 유례없는 대풍어를 맞았다.

지난 29일 이른 아침 동호항에는 새벽 바다를 누비고 돌아온 어선들이 줄을 이어 입항하며, 통영수협 물량장에는 갈치 상자를 내리고 경매장으로 옮기는 손길들이 분주하다.

동호항 물량장 규모에 비해 많은 배들이 몰리자, 안전한 접안과 하역을 위해 통영수협 직원들이 신호봉을 들고 선창에서 바쁘게 움직인다.

위판장에서는 줄줄이 놓인 갈치 상자 앞에서 통영수협 경매사와 중도매인들이 눈과 손을 바쁘게 놀리며, 신속한 경매 진행에 여념이 없다.

8월 들어 동호항 통영수협 본소 위판장에는 매일같이 60척 이상의 어선들이 새벽부터 접안하며 갈치를 부려놓고 있으며, 하루에 2,000상자 이상의 갈치가 경매장에 나오고 있다.

올해 8월 말까지 통영수협 본소 경매장 갈치 위판고는 지난해의 10배 이상이다.

통영수협 판매과 유금봉(54) 과장은 “작년에는 31톤 3억3천만원이었는데, 올해는 8월말 기준 339톤 약 34억원이다”며 “최근 20년 사이 이정도로 갈치가 많이 올라오는 일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29일 통영수협 동호동 위판장은 갈치로 2억6천만원의 위판고를 올렸다. 평균 거래 가격은 10kg 상자당 12만원이다. 다음날 30일에는 다소 감소해 1억7천만원 위판고에 평균 위판가 10만7천원을 기록했다.

통영수협 위판장에 나온 갈치는 30%가 대형마트로, 40%은 내륙 대도시로 수송되며, 나머지 30%가 지역내에서 소비된다.

통영수협 관계자는 “물량도 물량이지만 시기도 빠르다. 예년에는 갈치가 많이 나오는 시기가 가을 10월 이후였다”며 “그래서 갈치 평균위판가를 비교하려 해도 지난해는 비교할만한 데이터가 없다. 지난해 8월말은 일일 위판고가 몇백만원 수준으로 미약했다”라고 설명했다.

어민들과 수협은 때이르게 찾아온 갈치 대풍어가 반가우면서도 한편에서는 “혹시 해양생태계 변화가 크게 있는 것은 아닐까” 미심쩍어하기도 했다.

갈치잡이 선장 이모(61)씨는 “먼바다 제주권이 아니라 통영거제권 연근해에서 갈치가 많이 나와서 반갑지만 물량이 많은 만큼 가격이 떨어지면 그것도 아쉬운 일이다”며 “수온이 높고 먹이가 풍부하게 형성되고 있다지만, 이상기후로 바다 저층에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고 저층 중층 표층 물고기들 생태환경이 변한 것 아니냐 이야기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권대현 연구사는 “연근해 해양환경에 특별한 이상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본다. 지난해 2월 신설된 갈치 금어기(7월 한달간)와 포획금지체장(18cm이하) 규정으로 수산자원 관리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자원조성과 관리를 위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다시 감소할 위험은 늘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영수협은 예상 외의 갈치 대풍어와 위판고 급상승으로 올해 전체 위판실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금봉 판매과장은 “본소 위판장이 전년 대비 110억의 판매고가 신장했으며, 갈치가 올해 통영수협 전체 위판고에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통영수협 총 위판고 1,000억대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했다.

아울러 “아침마다 많은 갈치배들이 동호항 동시 수용 규모 이상으로 몰리고 있다. 어민들께서는 안전과 질서를 위해 항내에서 최대한 저속운항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갈치어선 '교통정리' 중인 통영수협 직원들

 

신속정확안전하게
물량 뿐 아니라 품질도 좋다
갈치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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