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광장 활용 공청회, 다양한 활용방안 제시에 시민대다수 “빈공간으로 놔 둬라”

“항남오거리 잔디광장을 어떻게 꾸미는 것이 가장 좋을까?”

통영시가 마련한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주민공청회에서 많은 시민들은 “현재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11일 시민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지난 2010년 오거리 시계탑이 철거되고 도로가 확장되면서 시가 도심정비차원에서 인근 부지를 사들이면서 현재의 잔디광장으로 조성된 곳을 새롭게 활용해 보자는 취지에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됐다.

이날 김동진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우환, 백남준 교수의 예를 들며 조형물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지난 8년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 부지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통해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주길 바란다. 시민공감대 형성으로 연내 공사를 마무리하여 내년에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광장을 선보일 수 있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지난 2월 용역을 받은 (주)덕성 강기동 이사는 용역보고를 통해 항남오거리 잔디광장내 조경공사를 통해 해양관광도시 이미지 제고와 아름다운 가로경관 창출로 시민 및 관광객에게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여 상권활성화와 쾌적한 휴식공간을 조성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곳은 과거 오거리시계탑이 있는 상업중심지로 시가 주변 상권을 매입하여 현재의 1,000㎡ 규모의 잔디광장을 조성해 놓은 곳으로 이곳에는 움직일 수 없는 상수관보호시설 3개소와 집수정, 소형고압블럭이 포장되어 있는 상태이다. 좌측으로는 서호시장, 남측으로는 함남1번가, 다찌골목 등이 위치하고 서피랑, 동피랑, 한산대첩고아장, 강구안거북선, 문화마당을 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계획도로가 주변에 위치하여 교통섬 형태로 가시성과 장소성이 높은 반면 소음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주변에 산만한 건축물들에 포위되어 있어 기능부여로 쾌적한 공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용역사는 SWOT분석을 통해 강점으로 통영해안도로인 중앙로에 위치해 있고 문화시설, 시유지로 시설입지가 용이한 점, 주변 도보권에 우수한 관광 역사자원이 분포(전통시장, 테마거리, 서피랑 등)하여 있으며, 현재 잔디만으로 시설설치가 용이하다는 점점이 부각됐다.

이에비해 부지면적이 1,000㎡(약 300평)에 불과해 다양한 시설설치가 어렵고, 이전이 어려운 상수관보호시설이 있는 점, 주변 교통흐름이 복잡하고 주변 주차시설의 부족으로 관광객 증가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입구부의 기존 조형물과 조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통영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테마거리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고 지역민의 시설정비에 대한 요구와 주변관광시설과 연계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과 신규시설 설치시 주차문제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고 다양한 주민요구 수용의 어려움, 이용객의 안전문제 확보가 위협적인 요소로 등장했다.

이에 용역사는 통영항진입부로서의 창작공간, 지역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지역축제를 연계한 이벤트 공간으로 서피랑-통영항을 연계하는 거점공간화를 구상했다. 또한 경관특화시설 도입으로 주제화된 랜드마크 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구체적으로 유형화 시켜 상징형, 광장형, 자연형으로 구분하여 주요사례를 통해 5가지의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용역에 대한 내용검토는 시도로 못한 공청회로 끝났다.

공청회는 강철기 경상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의 사회로 강호철 경남과기대 조경학과 교수, 류남형 경남과기대 조경학과교수, 최병대 경상대 식품영향학과 교수, 최광수 경상대 환경공학과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먼저 통영에서 살면서 통영시민을 대변하는 최광수, 최병대 교수의 토론이 시작됐다, 최광수 교수는 “갈수록 걷기 관광이 중요해지고 있다. 미래관광산업을 위해 어떻게 바꿔가고 어떻게 만들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은 비어 있는 공간으로 통영다운 포인터를 주어야 한다. 또한 관광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최병대 교수는 “통영RCE센터에서 무전어린이공원을 새롭게 설계할 때 청소년들의 아이디어를 얻은 경험을 예를 들며 이 공간은 어른들만의 시각이 아닌 다양한 세대의 시각을 담아내는 의견이 필요하다. 이곳에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포메이션센터가 되었으면 한다. 원도심을 살리고 정보와 소통이 모이는 스토리텔링이 뒤따라준다면 좋은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남형 교수는 미국의 PPS팀에서 도심재생을 위한 사업을 전개할 때 11가지 원칙으로 풀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용자가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전공자는 자문에 불과해야 한다. 또 혼자서는 절대 일을 못한다. 이용자의 조직화를 이뤄 원칙을 지키며 성공된 사업으로 만들어 가야한다”며 “자동차 보다는 걷는 사람위주로 잠간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보행자의 흐름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호철 교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기초를 잘놓는 공간의 중요성과 미래의 가치로 다듬어 가는 현실성이 반영되어야 한다. 녹색교통이 도심 속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녹색교통의 거점이 되길 기대하면서 여러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들은 대부분이 비어있는 공간에 역사성 상징성을 넣기를 주문했다. 이날 지역주민들은 “작은 면적에 많은 것을 채우면 안된다. 차량보다 보행자위주가 되어야 하고 회전로타리,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이다. 접근성이 좋지 않다. 인위적 시설로 쾌적성을 감당하기 어렵다. 빈공간을 토대로 두는 것이 좋다. 잔디를 잘 관리해 달라, 40억 원을 들인 한산대첩광장도 랜드마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작은 공간에 랜드마크로 만들지 못한다, 안전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넣자 조형물보다 평면화를 추구하고 접근성을 보완하자. 주정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하든지 양방향 교통을 하든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등등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이충환 녹지과장은 “통영시가 수십억원을 들여 매입한 땅을 그냥 놀려놓기는 너무나 아까운 땅이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고 전문가들의 제언을 종합하여 구도심살리기 차원에서 새롭게 접근하고자 한다. 서피랑의 99계단도 많은 소통이 이루어진 이후에 얻은 결과이다. 후세들에게 더 좋은 도시를 물려주기 위해 이번 토론회가 눈을 넓혀가는 길이되어 좋은 도시를 가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성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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