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 등 ‘모두의 학교’ 사랑 테마 강연과 낭독회, 봄날의책방 리뉴얼 오픈도

“역시, 모여 앉아 듣는 이야깃거리로는 남의 연애담만한 게 없다”

다섯명 작가들의 사랑 테마 강연 그리고 통영시민들의 사랑의 글 낭독까지, ‘책읽는도시 통영’의 늦가을 풍경이다.

책을 좋아하는 통영시민들, 그리고 한산신문과 남해의봄날 ‘책읽는도시 통영’ 캠페인 참여 독자들이 지난 18일 저녁 전혁림미술관에 모여 앉았다.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도 미술관 1층이 가득 들어차고 계단까지 앉을 정도로 많은 통영시민들이 찾았으며 서울, 인천, 창원, 울산, 부산 등 곳곳에서 먼 길 달려온 독자들도 있었다.

‘책읽는도시 통영’ 캠페인 북콘서트이자 봄날의책방 재오픈 기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김탁환 소설가의 ‘모두의 학교’ 강연, 그리고 캠페인 참여 시민들의 낭독으로 진행됐다.

먼저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은 알퐁스 도데의 ‘별’, ‘플란다스의 개’, 황순원의 ‘소나기’에 대해 “과연 이런 사랑 괜찮을지, 나는 잘 모르겠다”라는 반전 코멘트로 좌중을 웃음에 젖게 했다.

첫사랑이 끝사랑이 된 본인의 연애담을 전한 이정모 관장은 “나중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사랑을 미루거나 포기하지 마시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뒤이어 최예선 작가는 ‘사랑의 방’ 테마로 네 명 예술가와 각기 다른 장르의 예술작품을 소개했다. 베르나르 포콩의 ‘사랑의 방’ 사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연인’, 아네트 메사제의 설치미술, 그리고 유진목 시인의 시집은 객석을 아련한 사랑의 기억에 젖게 했다.

동양철학을 전공한 김준태 작가의 강연은 매화와 통영, 공자와 논어에 얽힌 본인의 추억에서 유학자 퇴계 이황의 격정적인 사랑이야기로 이어졌다. 김 작가는 “퇴계는 요즘 말로 하자면 대단한 사랑꾼이었다”며 대유학자의 알려지지 않았던 면모를 소개했다.

정용실 KBS 아나운서는 ‘늦어도 11월에는’을 비롯해 본인이 좋아하는 연애소설을 소개했다. 정 아나운서는 “누구나 감정의 역린이 있는데 그걸 건드리지 않는 사람과 사랑의 관계를 오래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며 “사랑을 하는 동안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된다”고 말했다.

강연 마지막 순서인 김탁환 작가는 먼저 본인의 첫 소설집 ‘진해벚꽃’에 얽힌 개인적인 일화를 공개했다. 또한 “옛사랑과 오랜 세월 지나 재회하는 일은 과연 얼마나 괜찮은걸까”라며,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남아있는 나날’을 소개했다.

한편 이날 북콘서트와 함께 남해의봄날 출판사는 리모델링한 ‘봄날의책방’을 재오픈했다. 지난달부터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해 게스트하우스 ‘봄날의 집’을 닫은 대신 책방 공간을 대폭 확장했다.

기존 700여 권 책은 2500여 권으로 늘었으며 바다 책방, 예술가의 방, 작가의 방, 책 읽는 부엌 등 내부 공간별로 테마를 달리해 서가를 꾸몄다.

특히 한산신문과 협력한 ‘책읽는도시 통영’ 캠페인 추천 책들로 꾸민 ‘봄날의 서가’는, 남해의봄날이 앞으로도 더욱 정다운 이웃으로 통영 지역사회에 자리잡고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주는 특별한 서가이다.

남해의봄날 정은영 대표는 “봄날의책방 시즌 2라고 할 수 있다. 책방 리뉴얼은 우리 이웃 통영 사람들이 마음껏 좋은 책들을 접하고, 재능을 나눌 수 있는 문화 사랑방으로 책방 공간을 꾸려나가고자 하는 뜻”이라며 “출판사와 서점이 지역에 정착하는 데에는 한산신문과 책읽는도시통영 캠페인의 힘도 컸다. 캠페인이 벌써 3년이라니 새삼 신기하기도 하다. 캠페인 추천 책으로 꾸린 봄날의 서가는 우리 책방의 특별한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책읽는도시통영 캠페인을 소개하는 남해의봄날 정은영 대표
통영출신 이명윤 시인의 시를 낭독하는 김미수씨
'책읽는도시 통영' 캠페인 참여자로서 낭독에 나선 건축가 강용상씨
강연 직후 작가들과 독자들의 한 컷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