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안친수시설사업 실무협의회 첫발, 2차 회의 30일

강구안 친수시설사업 실무협의회, 가운데가 위원장 김근성 교수

“관광객 시각에서 말하자면, 데크나 교량을 굳이 왜 하려는지 모르겠다. 통영항이 일산호수공원과 비슷할 필요 있나. 오히려 생생한 항구 모습이 관광자원 아닌가”

도시경관 전문가로서 강구안 친수시설사업 실무협의회 위원장을 맡은 경남과기대 김근성 교수의 일침이다.

강구안 친수시설사업 공사가 12월까지 일시 중단된 가운데, 통영시와 시민들의 합의안 경남도에 전달하기 위한 협의회가 지난 22일 통영시청 회의실에서 열렸다.

협의회는 행정, 어민, 상인, 시민단체 등이 모여 논의한 결과 “파일 시공하는 데크와 교량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피항 기능도 지켜져야 한다”는 큰 틀에서 합의가 도출됐다.

먼저 이날 회의는 김근성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협의회 결과가 경남도의 결정에 확실히 반영돼야 한다”는 전제를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논의 결과에 따라 사업 내용이 어디까지 변경가능한가. 협의회 의견 따로 공사 따로라면 이 자리가 의미가 없다”고 짚었다. 최광수 교수도 “이 회의에서 결론이 나오면 관철되게끔 최선을 다하겠다는 통영시의 약속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통영시 김상영 국장은 “도출된 결론을 경남도와 해수부에 전달하고 최대한 반영시키겠다. 김동진 시장도 지난번 시민단체 면담 이후 강구안 피항지 기능 회복 반영을 확인한 바 있다”고 답했다.

이날 협의회 주요 이슈는 역시 데크 시설과 교량이었다.

설종국 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데크 시설을 위해 파일이 강구안 바다에 512개 박히는데, 이 시공에만 40~50억 들어간다”며 “파일 박으면 피항지 기능 아예 상실한다. 경관을 해치며 준설작업이 힘들고 안전 문제도 있다”며 데크 시설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영 국장은 전면적이 아닌 일부 구역 파일 시공 필요성도 제시했다.

이에 설종국씨는 “파일 시공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산책로 등)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도자 시민연대 대표도 “기본적으로 시민연대 입장은 어선 피항지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구조물과 해수면 면적을 줄이는 구조물은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우연 중앙시장상인회장은 “교량은 저도 반대한 바 있다. 그리고 사업계획 초기에 없던 데크가 들어간 것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논의는 피항기능 유지와 대체항, 그리고 중앙시장 상권까지 이어졌다.

이기만 통영자율관리공동체 회장은 “지난 16일 통영수협에서 가진 어민 회의에서도 데크와 파일 시공하면 강구안에 피항 안된다는 이야기가 모아졌다. 그리고 시에서는 당동 미수동 대체항을 만들었다지만, 거기는 배가 다 깨진다”며 대체항 방파제 설치 필요를 말했다.

이에 통영시 관계자는 “어선대체부두에 추가로 부잔교를 설치할 것이며, 방파제는 2019년도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반영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광수 교수는 “미수당동항은 수로가 좁고 파도가 치면 침수될 수 밖에 없다. 부잔교 몇 개 놓아도 단지 접안만 될 뿐”이라며 “그리고 방파제 설치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별개로 복잡한 절차와 검토과정 필요하다”며 대체항 미수당동항이 피항지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병원 중앙동주민자치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사업 자체에 찬성한다. 그런데 어항기능은 유지돼야 하고 중앙시장 수산물 하역을 위한 시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멸치권현망수협 최동진 과장은 “울산 방어진항에도 친수시설 공사를 하던데 멸치 선단 배들이 정박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주더라. 이러한 사례를 참고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만옥 시의원은 “배들이 드나들고 정박하는 강구안 풍경을 망가뜨린다면 인근 상권도 무너져버린다는 점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교 통영수협 상무는 “데크는 절대 반대한다. 바다를 줄이고 배를 빼는 게 무슨 친수공간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근성 위원장은 “친수라는 게 바로 바다와 배인데 이걸 빼고 무슨 친수공간이냐, 공감되는 말씀이다”며 “강구안이 (관광지로서) 이미 갖고 있는 경쟁력을 없애서는 안된다. 현재 가진 정체성을 어떻게든 잘 살리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돼야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일부 정비만 하고 기존의 항구로 스토리텔링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천혜의 피항지를 두고 또 피항지를 만드는 것도 낭비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한편 제 2차 실무협의회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통영시청 회의실에서 열린다.

회의 직전 김동진 시장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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