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한 우럭의 수거 장면
해상가두리 내에서 폐사한 우럭

올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연일 폭염주의보가 발령됨에 따라 열사병, 열 탈진과 열 경련 같은 온열질환에 걸린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

기온 상승에 따라 우리나라의 연안 및 내만의 수온은 평년보다 매우 높게 형성되었으며 고수온의 장기화와 강도가 심해지면서 양식 어가들의 피해 또한 증가하고 있다.

2016년 고수온 발생으로 충남, 전남, 경북, 경남 및 부산에서 양식생물 피해발생이 보고되었으며, 조피볼락, 넙치, 돌돔, 키조개 및 강도다리 등 약 6,083마리 폐사로 인해 536억여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2016년 이상기후 보고서).

어류는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로, 생리학적으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능력이 부족하다.

수산생물의 대부분은 외부 환경 수온에 지배 받는 외온성 생물이며, 어류 역시도 수온 변화에 따라 체온을 조절해야 한다.

대부분의 어류는 주변 수온과 동일하게 체온을 조절하며, 단일한 환경에서는 비교적 좁은 수온 범위에 적응하여 살고 있다.

어류는 어떻게 수온이 변하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 예전에는 어류의 체표에 있는 측선기관이 온도 수용기라고 여겨졌으나, 척수를 절단하면 온도 감각이 손상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난 이후로는 척수에서 나온 신경의 종말이 온도 수용기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그린 선피쉬 (Green Sunfish, Lepomis Cyanellus)라는 어류 뇌에는 온도가 상승하면 발화빈도가 증가하는 온감수성 뉴런이 27개, 온도가 하강하면 빈도가 감소하는 냉(冷 )감수성 뉴런이 6개 있다.

이들 뉴런은 척추동물의 시상 앞쪽 부위인 시색전역/ 시상하부의 앞쪽 부위(PO/AH)에 존재하며, 이 부위는 뇌의 온도 정보와, 전신으로부터 모인 체온의 온도 정보를 통합하는 장소로 여겨진다.

그런데 온도는 어떻게 어류의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어류는 항온동물에 비해 체온이 낮지만, 그 대사 반응속도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온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우선 세포에서 세포막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세포막은 세포 안과 밖을 격리시켜주는 기능을 하며, 세포내의 일정한 물질조성을 위하여 지질 이중층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생체 대사반응을 위한 세포간의 정보전달은 세포막 사이에 끼여져 있는 세포막 단백질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어류의 세포막은 탄소의 2중 결합이 높아 고도불포화지방산(HUFA)을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으며, 이 HUFA는 온도가 저하됨에 따라 증가하여 저온에서 대사활동이 저하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열충격단백질(Heat Shock Protein), 근육단백질 myosin이나 고온순화 특이 단백질(warm acclimation related protein 65) 등은 고수온 적응(순치)에 관여하고 있다.

따라서, 해역의 수온 변화에 따라 어류는 환경변화에 자신을 적응해야 하는 대사반응을 지속적으로 진행시켜야하기 때문에 온도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온도변화로 어류가 받는 주된 영향은 대사율의 변화(10℃가 증가하면 대사율은 두 배가 된다), 호흡 장애(차가운 물에 비해 따뜻한 물의 용존산소가 적다), 혈액의 pH 불균형, 삼투조절 기능의 상실,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의한 부레 문제 등이 있다.

최종선호온도 범위에서 벗어나거나 급속한 온도변화는 일반적으로 면역시스템의 효율성 감소를 초래하며, 병원체의 독성을 강화시켜 주요 어병 발생도 수온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고수온기의 양식생물 피해를 줄이고자 고수온 대응 양식장 관리 요령을 마련해두고 있다.

고수온 발생 시, 양식장에서는 사료공급량을 줄이거나 중단해야하므로 사전에 영양제 등을 투여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으며, 선별·수조 이동 등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양식관리 작업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상품이 될 만한 크기로 성장한 양식어는 조기 출하하고, 충분한 산소공급과 저밀도 사육을 통해 산소부족현상을 사전에 예방하는 한편 유영상태 이상 등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전문가 처방을 받아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현재, 고수온 대응 양식장 관리요령 방안을 토대로 양식생물의 피해를 줄일 수는 있지만 완벽한 대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앞으로 고수온기에 대응할 수 있는 양식 기술개발과 고수온에 내성을 가진 어종을 개발한다면 양식 산업의 전망은 더욱 밝을 것으로 예상한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