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통제영 군기 최초 재현, 충무공 이순신 어록 새긴 나무패널 등 볼거리 풍부

판옥선이란 어떤 배일까?

판옥선은 조선시대 주력 전함으로 조선시대에서 압도적으로 큰 크기를 자랑하는 배다. 거북선이 돌격 적진을 흩뜨리면 뒤따라 진격해 막강한 화력으로 전투를 이끄는 역할을 수행했다.

통영 강구안에 정박 중인 판옥선에 최근 목재스크린과 18개의 나무패널을 설치, 조선시대 군기를 재현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상포판에 설치된 조선시대 통제영 시절의 군기에 제대로 된 채색을 하고 재현한 것은 국내에서의 첫 시도로 그 의미를 더한다.

한산신문 임직원들은 지난 13일 지역사회 이해도를 높이고 실무 전문화를 위한 연수 시간을 마련, 통영 강구안에 정박 중인 판옥선을 방문, 판옥선에 관한 견학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한산신문 현장연수는 거북선 내부 리모델링과 디자인을 총괄한 박우권 에이블그래픽스 대표와 홍성현 통영관광개발공사 통제영운영팀 과장이 판옥선에 대한 안내와 소개를 맡아 진행했다.

박우권 에이블그래픽스대표는 통영한산대첩축제, 통영국제음악제, 이순신장군배국제요트대회, 박경리 추모제 등 디자인 감독을 역임한, 판옥선의 내·외부 디자인 감독을 맡은 이 분야 전문가다. 한산신문 부설 통영·고성·거제 미래정책연구소 예술분야 전문위원이기도 하다.

박우권 에이블그래픽스대표가 판옥선에 대한 소개를 하고있다.

판옥선 내부 뱃머리에는 충무공 이순신, 세병관, 한산대첩 등의 내용을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목재 스크린을 설치했다. 벽에는 한국만화의 대가 박기당 화백의 이순신그림과 함께 조선 수군 이야기와 이순신장군의 어록을 새긴 나무 조각 패널 18개를 전시, 많은 시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판옥선은 수군 240여 명이 생활하는 공간이었다. 따라서 나무패널에는 수군들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이 실려 있다.

임전 관련 2편 △한산도 승첩을 아뢰는 계본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판옥선 관련 2편 △조선의 주력 전투선은 판옥선이다 △판옥선은 조선 수군의 혁신적 전함이었다 수군 8편 △조선의 수군역 △수군을 중시하고 백성을 먼저 생각해야 △너희는 배고프고 목마른데 나만이 기름진 음식을 대하여 △고생하는 장병들의 노고를 풀어 주고자 △바다에서 오는 적을 막는 데는 수군 만한 것이 없습니다 △격군교체첩정 및 서목 △고성 거제 수군군적부 백성 관련 2편 △피란민들이 농사짓도록 청하는 계본 △백성 구출은 적을 목 베는 공로와 같다 이순신 관련 4편 △사관이 본 이순신 장군 △왜적의 침입을 염려해 거북선을 만들다 △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 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 △잠 못 이루는 밤 등 총 18개 이다.

판옥선 내부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상포판에 조선시대 군기(깃발) 28개가 휘날리고 있다.

조선시대의 군기는 시대적으로 조선전기와 조선후기로 나눈다. 그 분기점을 학계에서는 ‘기효신서’라는 책을 기점으로 전기와 후기로 나누고 있으며 분기점은 임진왜란으로 본다. 이 책 속에는 임진왜란의 군기들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조선시대의 군기는 △지위와 계급을 상징 △방위와 위치를 상징 △지휘와 신호를 상징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

박우권 대표는 “군기 속의 형상이미지는 신화, 동물, 설화, 위인, 자연 등 에서 가져왔고, 색상은 오방색의 방위와 상생(相生)을 주로 적용했다. 상생(相生)이라는 것은 음양오행에 관련되어 서로 금(金)은 수(水)와, 수는 목(木)과, 목은 화(火)와, 화는 토(土)와, 토(土)는 금(金)과 조화를 이룸을 이르는 말이다. 깃발에서는 중앙은 노란색, 북쪽은 검은색, 서쪽은 흰색, 남쪽은 적색, 동쪽은 청색을 뜻한다. 모든 깃발은 왕을 중심으로 돼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시대에 방위를 표시하던 큰 깃발을 각기라고 한다. 위에가 빨간색 밑이 청색이면 남동각기, 빨간색과 흰색이 있는 군기는 남서각기로 고유의 색을 군기에 표시해 위치를 알아볼 수 있다.

박 대표가 조선시대 군기 연구와 판옥선의 군기를 제작하기 까지 약 3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조선시대 군기를 재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 현재 남아있는 군기가 거의 없었고, 그마저도 채색되지 않은 흑백 군기들이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방위와 위치를 나타내는 오방기중 하나인 중오방기의 경우 현존하는 것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채색을 할 수 없었다. 제가 10년 전에 한산대첩에 참여했을 때 처음 이러한 깃발들을 전시하기 시작하고 게양을 하고 대중화 시켰다. 그때에는 사실 이와 비슷한 군기를 보고 임의로 채색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제대로 된 채색을 하게 됐다. 어떻게 채색을 할 수 있었을까?” 궁금증을 남기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는 “몇 해 전 일본에서 국내 조선후기 군기 필사본 ‘기제(旗制)’라는 책이 발견 됐다. 이 책에 수록된 군사용 깃발의 채색본이 전해져 군사용 깃발의 복원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통제영을 가진 통영이기 때문에 정체성과 자긍심을 가지고 싶어 고민을 많이 했다. 중오방기의 채색을 제대로 입히지 못해 늘 불편했다. 하지만 이제야 비로소 제 색을 입히게 됐다. 아마도 국내에서는 첫 시도가 아닌가 한다. 판옥선이 통영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에게 널리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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