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해녀 특징 살린 관광 콘텐츠 개발, 해녀문화 본질적 연구·접근 우선

기획취재 “살아있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 해녀를 말하다”

<1> 제주도의 또 다른 얼굴, ‘제주해녀’

<2> 콘텐츠로 보는 해녀의 고달픈 삶

<3> 50초의 승부, 일본 ‘아마(海女)’

<4> 해녀 보전과 전승, 어디까지 왔나

<5> 통영 해녀, 그 길을 찾다

바다의 땅 통영, 그리고 해녀

통영에서는 1920년대부터 제주 출향인들이 욕지도, 한산도, 사량도 등에 고루 분포 돼 물질을 해왔다. 특히 통영은 해녀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으며 지난 1999년 미수·봉평·도남동 지역을 중심으로 250여 명의 제주해녀들이 (사)통영나잠제주부녀회를 설립했다.

이듬해 2000년에는 봉평동에 해녀들의 보금자리로 부녀회 회관을 건립, 해녀들 스스로 복지향상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통영시에 나잠업에 등록돼 있는 이들만 911명, 그 중 130여 명(2015년 기준)의 현업해녀가 스쿠버 장비 없이 잠수, 수산물을 건져 올리는 나잠업에 종사하고 있다.

또한 (사)통영나잠제주부녀회는 통영의 꿈나무들을 위한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는 말처럼, 올해 초 이들은 물질을 하며 벌어들인 수입을 통영시 인재육성기금 성금으로 기탁, 지역사랑을 실천했다.

또 통영나잠제주부녀회원 150여 명은 지역의 인재육성과 이웃을 돕기 위해 매월 회비를 모아 성금으로 기탁, 소외계층 및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지역사랑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이는 제주해녀들의 사회공익에 대한 헌신과 참여를 출향 이후에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해녀들은 예전부터 물질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기금을 조성해 마을 안길을 정비하거나 학교건물을 신축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바다의 한 구역을 정해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 전액을 마을일에 수고하는 이장에게 주는 ‘이장바당’, 자녀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육성회비를 충당해주는 ‘학교바당’ 등이 대표적 예다.

통영나잠제주부녀회 회원들은 “회원들의 뜻을 모아 통영의 학생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인재육성기금을 기탁하게 됐다. 이웃사랑 실천을 통해서 훈훈한 지역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국 최초 출향해녀 기념사업, ‘제주해녀상 건립’

“통영 지역사회에서 해녀의 중요성을 알아주니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 좋은 날이 오니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옛날 통영 바다를 개척하며 고생하신 우리 해녀 어머님들 생각도 난다”

2015년 11월 18일, 1920년경부터 1백년가까이 통영 수산업의 일익을 담당해 온 제주 해녀들의 역사를 기념하고, 통영과 제주도 사이 우의의 상징이 될 제주해녀상 제막식이 열린 날이다.

제막식이 열린 그날 통영나잠제주부녀회 이점희 회장을 비롯 제주 출향민, 해녀들은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에 해녀상을 담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통영시는 통영제주특별자치도민회의 건의에 따라 재통영 제주도민의 자긍심 고취 및 제주해녀들의 삶을 기리고자 2,500만원의 사업비로 미수동 911-2번지에 높이 1.8m 석재 해녀상과 안내판을 설치, 2015년 11월 3일 완공, 보름 후 18일 제막식을 가졌다.

당시 통영제주특별자치도민회 한 장수 회장은 “통영바닷가에 선 해녀상을 바라보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 못하는 불망의 마음이 든다. 1920년경 통영에 물질을 처음 오셨던 해녀분들의 역사가 95년이다. 그동안 삶의 터전 통영바다에서 억척스레 살아오신 해녀 여러분들의 꿈과 자긍심을 담아 해녀상을 세우게 됐다”고 밝힌바 있다.

전국에서 제주 출신 해녀가 가장 많이 사는 곳 통영은 해녀들의 헌신과 노력이 통영 수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고, 통영 선 해녀상은 제주도 출향민 역사를 담은 상징적 조각물로서 관광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출향해녀들, 구술사·생애사 기록

한일해녀연구소 유형숙 소장은 통영나잠제주부녀회를 활용한 제주 출향해녀들의 이야기(구술사·생애사)를 정리해 두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앞서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특히 출향해녀들의 기록을 남겨 통영해녀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신입해녀들의 유입과 육성에도 노력들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형숙 소장에 따르면 해녀들이 통영에 어떤 루트로 출가물질을 오게 됐는지, 또 누가 선두로 해녀들을 모아 왔는지, 제주의 어느 지역에서 통영으로 나온 해녀들이 많은지 등의 통계들을 정리하고, 출향해녀들의 구술사 생애사 기록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통영과 해녀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구성해 통영해녀를 만날 수 있고, 통영해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 해녀관광을 비롯 현직 해녀들이 수확해 온 해산물로 제공하는 ‘해녀밥상’, ‘물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물질체험‘ 등은 현재 제주도에 상품화 돼 있어 통영에서도 벤치마킹해 볼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다.

유형숙 소장은 “통영지역에 거주하는 제주 출가해녀들만을 위한 지자체 지원 보다는 현재 해녀업(물질)을 하고 있는 통영지역 해녀 대상의 지원책이 우선 돼야한다. 현재 물질을 하고 있는 해녀 전체를 대상으로 안전하게 물질 할 수 있고, 가능하면 수입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

 

통영관광두레 최원석 PD.

“해녀문화 지속가능 관광 상품화, 해녀문화 본질적 연구·접근 우선”

-통영관광두레 최원석 PD ‘해녀문화연구소’를 말하다

 

관광두레 사업 그리고 해녀문화연구소

관광두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함께하는 주민 주도형 사업으로, 관광에 기반을 둔 숙박, 식음, 체험, 기념품 등 지역의 주민사업체가 중심이 된다. 통영은 2017년부터 시작했으며 ‘해녀문화연구소(가칭)’는 지난해 연말 해녀문화 전승 및 보전에 대한 자문을 계기로 마주했고, 이후 주민사업체로 참여하게 됐다.

 

‘해녀문화연구소’ 콘텐츠 발굴

현재 통영 지역에만 250여 명의 해녀가 있으며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 해녀문화가 등재됐다. 2017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32호로 등재됐기에 우리 지역의 해녀문화를 알리기 위한 관광두레 사업을 통한 체험은 그 사회적 가치가 매우 높다. 현재 해녀문화에 대한 교육 사업을 기반으로 해녀 체험과 기념품 제작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하드웨어 시설이 갖춰지기를 바란다.

 

지역의 특성과 연계 해녀문화 사업

관광 역시 인문학적 요소가 필요한 시대이다. 해녀문화를 지켜 온 연세 많으신 해녀를 모시고 토크쇼 형태의 이야기를 나누고, 퍼포먼스와 함께 해녀가 직접 채취한 다양한 먹을거리를 전통음식은 물론 퓨전 음식으로 상품화해 하나의 다이닝 상품을 만드는 정례적인 기획을 하고 있다.

해녀 체험의 경우, 시기가 한시적이고 안전에 대한 책임이 있기에 꾸준히 연구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동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고 구연해 작은 쇼케이스 형태의 공연도 가능하리라 본다. 하지만 콘텐츠 양상을 위해 가장 우선시 돼야 하는 것은 ‘연구’이다. 해녀문화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 없이는 단순한 프로그램으로 사업이 지속적일 순 없다.

특히 거제의 해녀 현황과 통영 지역의 현황 등이 개괄적으로 정리돼 있지만 정확한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를 비롯 전국의 출향해녀에 대한 원류를 찾는 것이 문화재청이 해녀 문화 보전과 전승을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통영만의 지역성보다는 인간 보편적인 시각으로 여성적인 시각으로 어머니의 생존 방식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콘텐츠가 생활 터전인 지역과 연계되면 그것이 바로 지역성을 살린 프로그램으로 탄생하리라 본다.

 

통영시민들이 바라보는 해녀문화

해녀들은 바다의 해산물을 단순 채취 대상으로 보지 않고 끊임없이 가꾸고 공존하는 지혜를 전승해 오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시민이나 관광객이 주객의 시선이 아니라 우리 전통의 문화에 대해 학습하고 그것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한 장기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행정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항상 관심을 갖고 함께 해야 한다.

 

통영 ‘해녀문화연구소’ 비전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먹고 사는 해녀, 인류문화유산과 유형의 문화재인 해녀문화의 전승과 보존을 위해 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해녀 문화 체험 상품을 개발하고, 주민사업체의 수익을 증대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이다. 장기적으로는 해녀카페 등의 하드웨어적인 공간을 마련해 체험과 식음 등의 복합 구성으로 매출과 수익 증대를 꾀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체험하고 학습함으로서 우리가 사는 이 지역의 생태환경을 개선하고 해양문화에 대해 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남해안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해녀문화를 관광 상품화해 해녀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고, 지역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의식 확대로서 해녀문화와 해양생태 환경을 가꾸고 전승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관광 상품 활성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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