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난 6일 등록예고, 한옥성당 원형 보존
근대 천주교 토착화 한옥성당 변모…건축사적 의의

▲ 통영 광도면 황리에 있는 황리공소 외관과 내부. 천주교 마산교구 소속 한옥성당.

통영 광도면 황리에 있는 한옥 성당인 '통영 황리공소'가 문화재로 등록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6일 천주교 마산교구 소속 한옥 성당 통영 황리공소를 근대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황리공소는 황리 지역에서 천주교 거점 역할을 했던 한옥성당이다. 공소는 본당보다 작은 교회로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예배소나 그 구역을 말한다.

황리 지역은 포구라는 지리적 여건상 일찍부터 교역과 군사 중심지로 발달하면서 천주교도 같이 전래했다.

1890년대 전후 고성지역 인근 몇 곳에 공소가 생겨나기도 했지만 그 중에서도 고성군 기월리공소와 통영 황리공소의 규모가 가장 컸다.

황리공소는 고성과 통영 사이 천개산 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황리에 오래 전부터 신자들이 있었다는 공식 기록은 우도(Oudot, 吳保祿, 1865∼1913, 바오로) 신부의 1897년 보고서에 처음 등장하는데 이곳에 신자들이 나타난 것은 병인박해와 무진박해 이후로 여겨진다.

거제도와 통영인근 섬에 살던 신자들이 뱃길이 용이한 황리로 숨어들었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그들은 육로를 통해 고성 내륙이나 문산 쪽으로 피신하려 했을 것이다. 이런 연유로 황리 공소는 문산과 거제를 연결하는 중간 지점이기도 했다.

황리공소는 전라도 지역으로 장사 다니며 천주교에 눈을 뜬 이석오(루카)와 지역유지 홍종모(데오필로) 두 사람이 일찍이 입교해 1893년 무렵 공소로 발전했다.

공소 건물은 1934년 건립됐다. 이후 1935년 황리본당으로 승격돼 순교자 신석복(1828~1866) 손자 신순균(바오로)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1년 4개월 동안 재임했다.

본당 역할을 하던 중에 고성지역 신자들도 고성에 신부를 보내 달라고 꾸준히 요구했다. 이후 자동차 등장으로 뱃길에 의존하던 교통이 육로 중심으로 바뀌면서 황리 지역은 사양길을 걷게 된다.

이에 1921년 고성읍 기월리에 있던 공소가 1939년 5월 본당으로 승격됐고, 10월 황리본당은 다시 공소가 됐다. 이 때문에 황리공소는 행정구역상으로 통영시에 속해 있지만 관할은 고성 본당에서 하고 있다.

황리공소는 처음부터 교회 기능에 맞게 건립돼 지금도 원형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근대 천주교가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한옥이 변모해가는 흔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건축사(史)적 가치도 있다고 평가받는다.

현재 마산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이 소유·관리 중이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등록 예고한 황리공소를 30일간 등록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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