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번국도 노산-전두구간 노선변경 설명회, 주민들 검토 2안 선정
주민들 “2안이 가장 적합”↔통영시 “설명회 대표성 없다” 갈등

노산마을과 전두마을 주민들의 갈등으로까지 이어졌던 국도 77호선 노선안을 두고 참석한 주민들은 검토 2안으로 결정, 단결된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통영시가 일부 주민의 편파적인 설명회라고 대표성을 부정하고 나서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77국도노선변경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최덕호)는 지난 10일 새통영농협 노산지점 2층에서 77국도 노산-전두구간 노선변경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노산마을‧전두마을 주민 100여 명과 부산국토관리청, 통영시 도로과 관계자들이 참석,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참석한 주민들의 얼굴에는 이번만큼은 결정해야한다는 비장함이 가득했다.

1시간 반 정도 이어진 설명회의 결과는 의외로 단순했다. 참석한 주민들 대부분이 검토 2안에 대해 적극적인 찬성의 의사를 보이며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지난 설명회에서도 검토 2안을 가장 선호했다.

참석 주민 100여 명 대부분이 2안에 동의 의사를 밝혔으나 통영시가 이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검토 2안은 기존의 설계와 달리 하천을 따라 만들어지며 상노산마을 앞 국도와 연결되는 노선이다.

검토 1안의 단점으로 지적된 전두마을 농지에 대한 피해와 종중부지에 대한 피해가 최소화되는 노선이다.

또한 검토 4안은 잦은 사고가 발생하는 기존의 지방도로 결빙구간과 그대로 연결하게 되는데 연결 이후 사고 위험에 대한 별도의 개선방안은 전혀 없다.

심지어 국토관리청이 발표한 설계도상 4안은 국도 77호선이 광도초등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을 지나가는 설계로 구성됐다.

그 높이도 어마어마해 차량이 유입되는 입구 성토구간 부분의 높이만 최소 8미터 이상이다. 이는 노산마을과 광도초등학교를 높은 성안에 가두게 되는 꼴이다.

검토 2안의 유일한 문제는 ‘통영시 농업개발시설확장 예정부지’를 지나게 된다는 점이다.

이 부지는 통영시농업기술센터의 이전이 예정, 통영시가 총 예상부지의 66%를 매입한 상태로 현재 농업기술개발을 위한 시설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매번 설명회마다 주민들의 의견은 검토 2안이 주를 이뤘지만 광도면과 통영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의견을 왜곡 보고했다며 그 이유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한산신문 10월 12일자 “주민의 의견은 어디로?”…국도 77호선 두고 통영시-광도면 ‘엇박자’>

이날 설계를 맡은 부산국토관리청은 4가지 노선안에 대한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노산마을 한 주민은 “국도 77호선 이게 뭐라고 이렇게 주민들을 고달프게 하는지 모르겠다. 너무나 무의미하고 갈등만 생긴다. 아예 없느니만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번 설명회마다 주민들의 의견이 똑같음에도 국토관리청과 통영시는 꼭 4가지 노선계획을 다 가지고 나온다. 지금은 4안으로 표기된 노선이 지난번에는 1안이었다. 이는 주민들의 눈을 가리고 혼란을 주려고하는 불순한 의도로 보여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한 전두마을 주민은 “검토 1안이라고 가져온 노선안을 보면 국토 77호선은 노산과 전두마을을 막게 되는 끔찍한 도로가 된다. 또 전두마을 소중한 농토를 완전히 가로지르는데 농사가 불가능하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노선안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여러 불만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 노산마을 주민은 “정부와 통영시가 내놓은 설계는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노산마을을 성안에 가두질 않나 또 다른 설계안은 전두마을의 농지를 반으로 갈라버리질 않나. 이는 우리를 바보로 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애초 이번 설명회가 1안과 2안 중 하나를 선정하는 것으로 듣고 왔는데 또 처음 설명회와 같이 4가지의 계획안을 들고 왔다. 우리 주민들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소리 높였다.

이어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도 검토 2안이 가장 적합하다. 모두가 받는 피해가 적어 납득할 수 있는 설계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여러 공무원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개인의 토지는 막 빼앗고 보상하면 끝이고 통영시의 땅은 손대면 안 된다는 것은 대체 어느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지 모르겠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에 통영시 관계자는 “통영시는 국토관리청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정도의 역할이다. 이번 설명회는 면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의 참석도 없었다. 일부 의견이 지나치게 많이 반영된 설명회라 노산, 전두마을 주민들을 대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도 77호선은 현재 의견이 분분한 상태로 대표성이 검증된 설명회를 진행해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회피했다.

어정쩡한 통영시의 태도로 인해 고성-통영 국도 77호선 건설공사가 오는 5월까지 결정이 되지 않을 경우 타절선고로 이어지게 된다.

타절선고란 공사를 계속 이행할 수 없어 공사를 중단, 다른 지역의 공사를 우선 마무리한 후 다시 진행하게 되는 조치로써 무기한 연장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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