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신문 창간29주년 기념, 한산신문과 함께하는 사람들
통영여성장애인연대-한산신문 띠지 2010년 첫 인연…Win-Win 10년 역사

한산신문 창간29주년 기념, 한산신문과 함께하는 사람들

1년 365일, 매주 목요일은 한산신문의 마감날이다.

빠르면 늦은 오후, 늦으면 한밤중이 돼서야 마무리 되는 신문마감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금요일 새벽 인쇄를 마친 신문이 광주에서부터 통영까지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을 달려 주인공들이 기다리는 산양읍에 위치한 ‘통영여성장애인연대’ 사무실로 배달된다.

지난 19일 오전,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통영여성장애인연대 박선영 대표를 비롯 박은영 이정순 박숙인 홍현민, 사회복무요원 정효원 서원재씨까지 합심해 띠지작업에 열중이다.

처음엔 작업이 서툴러 오전 6시부터 작업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 손에 익은 지금은 아침 8시부터 시작, 3시간 남짓 소요된다.

“반갑습니다~” 밝게 인사하는 박선영 대표와 띠지 작업을 마친 신문들이 통영의 각 읍면동을 비롯 서울 경기 수도권 포대자루에 분류해 담긴다.

하나 둘 신문이 모이다 보니 그 무게가 상당, 힘쓰는 일에는 사회복무요원들이 나서 척척 해낸다.

한 손에는 비닐띠지를 잡고, 또 다른 한손에는 반으로 접힌 한산신문을 ‘슉’하고 넣는 기술이 예사롭지 않다.

“작업하는 속도가 보통이 아닌데요? 전문가 같습니다”하니 “10년 정도 하다보면 다들 이렇게 됩니다. 매주 한번 씩 이렇게 모여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하면서 우리 회원들이 재미나게 하고 있어요”라며 웃음을 보인다.

지난 2010년 한산신문은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신문 띠지 작업의 용역을 통영여성장애인연대에 의뢰하면서 그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띠지 작업으로 인쇄된 한산신문을 가장 먼저 접하는 주인공들이다.

어쩌다 한 번씩 단체의 일정으로 띠지 작업을 신문사 직원들이 직접 하게 될 때면 그 수고로움과 만만찮은 작업에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아니 근데 벌써 10년이 됐어요? 시간 금방금방 간다 참말로, 앞으로도 한산신문 구독자가 많이 늘어서 저희랑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어져야 할 텐데, 요즘 조금 힘들죠?”라며 되려 신문사를 위로하는 고마운 분들이다.

책상을 둘러싸고 각자가 맡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이들은 현재 수익사업이 별도로 있지 않다. 한산신문의 띠지 작업이 유일한 경제사업이다. 그렇기에 한산신문의 구독자 증가는 이들에게도 아주 예민한 문제로 고민을 함께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아침 일찍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작업을 할 때면 장애인으로서 힘들 때도 없지 않다. 특히 띠지 작업이 보기에는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막상 직접 해보면 절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이들은 “앞으로도 한산신문과의 좋은 인연을 이어가면서 지역에 도움 되는 일들을 하고 싶다. 한산신문의 창간2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지역의 최고 길라잡이로 지역민들과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띠지 작업은 언제나 즐거운 일”
-통영여성장애인연대 왕언니 이정순씨

“10년 동안 특별한 일 없으면 빼먹지 않는 일이 바로 한산신문 띠지작업이다. 동료들 만나서 하하호호 수다 떨다보면 힘든 줄도 모른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데 까지는 하고 싶다”

통영여성장애인연대 왕언니 이정순(64)씨는 싱글벙글 긍정의 아이콘으로 작업장의 분위기 메이커다.

세 살 무렵 소아마비로 다리에 장애를 얻은 그녀지만 특유의 긍정적 마인드를 십분 발휘, “나보다 힘든 사람이 더 많다”며 대수롭지 않다.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라며 장애인연대의 수익사업을 위한 노력이 기울여져 더 나은 환경에서 통영의 여성 장애인들이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갔으면 한다는 이정순씨.

그녀는 “몸이 조금 불편한 장애인들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장애인 일자리사업이 더욱 확대 돼서 통영의 장애인들의 사회진출이 더욱 더 활발해 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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