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언 오이스터 프로젝트, 2035년까지 굴 10억 개 양식 목표
미국 전역 15개 주 굴 복원 프로젝트…총 70개 이상 어장 조성

사진제공 '빌리언 오이스터 프로젝트'

통영의 오랜 골칫덩이인 굴 패각. 매년 쌓여만 가는 굴 패각으로 인해 굴 양식업계에서는 더 이상 양식업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불안의 목소리도 높다.

이와 달리 뉴욕에서는 바다를 재생소재로 굴 패각이 주목받으며 그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뉴욕시에 위치한 ‘하버고등학교’에서 시작된 ‘빌리언 오이스터 프로젝트’는 비영리 단체를 결성하고 뉴욕바다를 굴로 정화시킨다는 독특한 계획을 구상했다.

2012년부터 생태복원교육을 중심으로 뉴욕의 18개 학교와 7개 방과 후 프로그램들이 모여 만든 이 프로젝트는 현재 1,5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환경재생 프로젝트다.

뉴욕과 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나라의 굴의 도시라 하면 통영이 떠오르듯 미국에서는 뉴욕이 대표적인 굴 도시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 뉴욕은 한때 세계 최대의 굴 생산지였다. 기록에 따르면 뉴욕에 처음 도착했을 당시 굴 암초가 많아 배를 댈 수 없을 정도였다.

최대의 굴 생산지 뉴욕이 본격적으로 도시화될 무렵에도 굴은 뉴욕의 상징으로 남아있었다.

굴 껍데기의 반을 잘라 다양한 소스를 얹어 먹는 ‘하프쉘’은 핫도그와 함께 뉴욕의 대표 길거리 음식으로 사랑받았다. 현재까지도 뉴욕시민들의 굴 사랑은 이어져 뉴욕에는 70개 이상의 굴 전문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다.

굴 패각은 뉴욕의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뉴욕의 도로, 빌딩 건설에 건설자재로 사용됐으며 맨해튼의 상징인 펄스트리트와 트리니티 교회 역시도 굴 패각으로 만든 석회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계속되는 도시화는 뉴욕의 바다를 오염시켰고 굴 어장은 점점 피폐해져 유명무실한 바다가 됐다.

이에 뉴욕시와 ‘빌리언 오이스터 프로젝트’는 해안선의 침식을 막는 방파제의 역할과 굴의 정화능력을 높게 판단, 굴 패각을 바다에 넣기 시작했다.

굴의 정화능력은 세계 곳곳에서 실험을 통해서 증명된 바 있다. 굴 한 개가 하루에 189리터의 물을 정화해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뉴욕시와 ‘빌리언 오이스터 프로젝트’는 뉴욕의 유명 굴 전문 레스토랑에서 쏟아지는 굴 패각을 모으기 시작했다.

모은 굴 패각은 맨해튼의 섬인 거버너스섬으로 이동, 약 1년간 외부에 노출시켜 유기물을 자연스럽게 씻어낸 이후 인공종묘를 붙여 바다에 재투입했다.

효과는 탁월해 현재까지 뉴욕 바다 12곳에 굴을 투입했고 지난해까지 약 3천만 개의 굴을 복원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투입된 굴들의 번식으로 야생 굴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어 그 복원 속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런 효과로 인해 뉴욕시와 빌리언 오이스터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굴 축제인 ‘뉴욕 오이스터 위크’와 ‘빌리언 오이스터 파티’ 등을 개최하며 굴 패각 모으기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축제들은 굴 양식업자들과 레스토랑 오너, 환경단체들 모두가 만족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양식업자들과 오너들은 굴 판매와 홍보를 얻고 빌리언 오이스터 프로젝트는 그 남은 패각을 기부 받아 바다를 재생하는 선순환적인 구조를 만들어 극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전체를 움직이게 했다. 현재 15개 주, 75개 이상의 굴 복원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 지원을 주도, 굴 자원회복 프로그램을 구성해 진행했다.

특히 체사피크 만을 끼고 있는 연방 및 메릴랜드·버지니아 주정부 기관과 접하게 협력하면서 대규모 굴 산란장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현재까지 25억 개의 굴 패각을 살포한 체사피크 만에는 70개의 굴 패각 어장이 조성, 그 성과를 입증했다.

지속가능한 굴 어업을 주창하는 통영굴청년회는 “굴 패각을 단순한 폐기물로 보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재생소재로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인공채묘, 자연채묘 기술이면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안 바다에 굴이 자라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정화능력도 있지만 해양서식지 복원효과도 탁월하다. 굴 패각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 '빌리언 오이스터 프로젝트'
사진제공 '빌리언 오이스터 프로젝트'
사진제공 '빌리언 오이스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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