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누는 따뜻한 마음, ‘사회적기업’

1. 더불어 사는 복지 실현을 꿈꾸는 ‘제주물마루 전통된장학교’
2. 커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프리카커피가게앤학원’
3. 건강한 농산물 만드는 강화도 ‘왈순아지매’
4. 통영의 사회적기업·마을기업의 현재, 그리고 미래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인 ‘사회적기업’.

영리기업이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데 반해, 사회적기업은 사회서비스의 제공 및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영리기업과 큰 차이가 있다.

이번 취재는 제주도, 전북 군산, 인천 강화도, 통영에 걸쳐 진행, 각 지역의 사회적기업들의 탄생 비화, 안정적인 사업체 운영, 향후 비전에 대한 포부를 담았다.

특히 통영 지역의 사회적기업 또는 마을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부분들을 모색, 더불어 사는 복지 실현을 꿈꾸는 제주물마루 전통된장학교, 커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프리카커피가게앤학원, 건강한 농산물을 만드는 강화도의 왈순아지매를 통해 이들이 가진 특색과 성공적인 사업체 운영의 원동력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친환경 인증 농산물 가공
바른 먹거리 실천에 앞장

제주도민의 된장사랑은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애착이 강하다고 한다. 물론 척박한 땅에 먹거리가 그리 많이 생산되지도 않았지만, 청정자연에서 채취하는 농수산물의 원재료 그 자체의 향이 좋기도 하고, 제주의 햇살과 바람, 물, 땅 그리고 통풍이 우수한 제주옹기숨결을 품고 발효되는 된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맛을 낼 수 있기에 제주도의 모든 음식에 된장이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값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산품화 돼 버린 된장으로 인해 점차 집에서 담아 먹는 경우는 사라지고 있고, 제주 역시 농촌에서 조차 된장 담그는 집들이 줄어들어 된장 만드는 법조차 모르고 있는 집들이 태반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주된장을 지키고자 하는 몇몇의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해 보존되고 있다.

제주물마루 전통된장학교 부정선 대표 역시 그 중 한사람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된장문화를 농촌에서부터 확신시키고자 된장사업을 시작, 장문화의 뿌리를 전파하고자 된장학교를 설립했다. 그녀는 제주된장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숙성방법 등을 체험교실 개설로 전하고 있다.

특히 제주물마루 전통된장학교는 명절이나 어버이날 등에 마을잔치에 선물을 하거나, 후천적장애인협회, 농아협회, 지체장애인협회가 선정한 100가구에 밑반찬을 제공, 지역사회에 필요한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정선 대표는 “2020년까지 회사를 키운 뒤, 2021년부터는 회사의 성장보다는 농촌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온 마을이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더불어 사는 복지를 실현하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97년 귀농결심, 후계 여성농업인
브랜드 대상, 가공분야 신지식인 선정

1997년 귀농을 하면서 부모님의 농업을 이어받아 후계 여성농업인이 됐고, 2003년 농촌진흥촌에서 시행하는 농촌여성 일감 갖기 사업으로 된장사업을 시작한 부정선 대표.

된장사업을 선택한 이유로는 부정선 대표 집안은 대대로 집 된장을 담아 먹었기 때문이라고.

부 대표는 “의외로 농촌 어르신들이 장 담그는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제주 전통장의 뿌리를 농촌에서부터 다시 확산시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여성 농업인 4명이 의기투합해 시작한 된장사업이었지만 열심히 만들기만 하면 팔릴 줄 알았던 된장은 판로확보 실패로 1년 만에 좌절했다. 다시 1년 동안 문제점을 냉철히 파악하며 2005년 된장사업을 부정선 대표 홀로 재도전 했다. 그 이후 감귤된장과 고추장을 개발, 된장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제주의 장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지금의 제주물마루 전통된장학교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아 지역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드리고, 전통 장 교육부분에 재능기부는 물론 지역 장애인 가정 60~100여 가구에 밑반찬 봉사를 하고 있다. 절박한 농업환경에서 여성농업인으로서 사회적기업으로 이끌어내기까지 부단한 노력과 열정으로 일궈온 제주물마루 전통된장학교 부정선 대표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월간 한국인에서 선정한 사회공헌 전통식품부문 대한민국 혁신한국인&파워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가공분야의 신지식인상과 신지식인 농업인장도 수여, 전통식품품질인증과 유기가공식품인증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우수체험공간 지정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은 이곳에서 해마다 ‘대한민국 스타팜’ 체험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얻은 ‘특허’
물마루 감귤된장·감귤 고추장 탄생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장(醬)류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의 결과로 특별한 노하우와 보존 방법을 터득한 부정선 대표.

지역 특산물인 유기농 콩으로 시작한 장 사업, 사업 착수 이후에도 주변의 조언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매주 발효에 적절한 온도와 습도 등을 찾아 나갔다. 그 결과 ‘물마루만의 된장 맛’이라는 특별한 발효기술을 개발했다.

발효 비법 습득에 힘입은 부 대표는 제주 특산물인 ‘감귤’과 직접 재배한 ‘브로콜리’를 된장 숙성 과정에 투입, 또 다른 된장을 개발했다. 이어 감귤을 발효한 ‘물마루 감귤 된장’과 ‘물마루 감귤 고추장’ 등 감귤 제품을 상표로 등록했다. 하지만 브로콜리 된장은 이미 다른 업체에서 상표등록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상표등록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발효 비법 및 상표권 획득으로 사업이 잘 진행되는 듯 했지만, 초기에는 판매 경로를 확보하지 못해 파산 위기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2005년 ‘농촌지도소 기술센터의 성공사례 발표’에서 전자상거래에 관한 정보를 습득, 2006년에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끊임없는 제품개발과 전자상거래 판로 개척의 성과로 2006년에는 농림수산부 장관 기술개발 표창을 수상했다.

물마루 발효 된장의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축적된 비법으로 자체 생산해왔던 유기농 브로콜리를 이용해 ‘브로콜리 분말 청국장’을 발명했다.

부정선 대표는 발명으로 그치지 않고 해당 제품 및 기술에 대한 권리를 보호받고자 특허 출원을 진행, 특허 출원 단계를 거쳐 2007년에는 ‘브로콜리 분말 청국장 및 그의 제조방법’으로 특허 등록까지 완료했다.

장(醬)류의 기술 개발과 함께 생산 및 판매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제주특별자치도, 농촌진흥청, 생활개선중앙회, 한국식품연구원 등의 교육과 연수에도 열심히 참석한 부정선 대표.

그녀는 앞서 2015년 야채수를 유효성분으로 한 ‘야채수 간장 및 된장’을 발명하기도 했다.

10가지의 다양한 체험 교육
체험 후 즐기는 먹거리 ‘풍성’

제주물마루 전통된장학교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체험 교육과정은 모두 10가지이다. 조청을 넣은 전통고추장부터 전통된장을 활용한 브로콜리 영양쌈장, 전통간장을 활용한 조림간장, 조림간장을 이용한 다양한 장아찌와 콩지, 전통조청만들기, 청국장만들기, 막장만들기, 메주만들기, 장 담그기, 전통된장만들기 등이 있다.

타 지역과는 달리 제주의 된장은 끓여서 조리하지 않고 그냥 날된장을 먹는다. 이것은 제주된장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이다. 그 이유로 첫째, 제주에서 생산되는 옹기가 그 원인으로 유약을 거의 바르지 않아 표면이 거칠고 얇으며 그나마 유약조차도 천연재료로 묽게 발라 굽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옹기는 통풍성이 우수해 내용물이 상하는 것을 방지, 냄새가 갇히지 않아 군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두 번째는 제주의 물이다. 한라산으로부터 모아진 제주의 지하수는 각종 광물질로 구성된 지하암반을 거치면서 깨끗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 돼 이상적인 된장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세 번째는 발효환경의 차이로 제주는 전국에서 평균습도가 가장 높으며, 겨울철에도 영하로 잘 떨어지지 않고 일조량도 풍부, 여름철에도 수시로 바람이 불어 더운 기운을 한 곳에 머물지 않게 하는 기후적인 특징이 있다.

체험 후 즐기는 먹거리가 또 하나의 매력이다.

제주물마루 전통된장학교 체험에서의 또 다른 매력은 체험 후 먹는 점심식사이다. 물론 체험 신청할 때 식사를 미리 예약해야 가능하고, 식비 또한 별도 비용이지만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양념이 가미된 나물이 7종류로 구성된 농가비빔밥은 제주물마루에서 만든 전통된장과 고추장으로 비벼먹는데 속이 편안하고 전혀 부담이 없다.

“장독대 문화, 우리들이 이뤄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

-제주물마루 전통된장학교 부정선 대표

“그동안 힘겨웠던 시간들 다 이겨내고 17여 년 시간을 한결같이 전통장을 향해 열정을 쏟아냈다.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드리고, 전통 장 교육 부분에 재능기부를 할 수 있었던 점 등 많은 보람을 느낀다”

절박한 농업환경에서 여성농업인으로서 사회적기업으로 이끌어 내기까지 경영과 마케팅 부문, 그리고 자금력까지 생각해보면 아찔한 순간들이었다고 소회를 밝힌 부정선 대표.

그녀는 “노력이라는 단어 하나에 의지하며 주변에서 주는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참 잘 걸어 왔단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특히 “우선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사람이 먹는 발효식품이니 만큼 노력해야하는 부분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자연에서 얻는 것이니 만큼 작은 거 하나에도 감사함을 담아내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부정선 대표는 “조금 느리고 불편하지만 장독문화 보급을 장기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야한다. 장독문화에서 가정의 따뜻한 온기가 피어나며, 식탁의 건강을 지켜낼 수 있다고 자부한다. 장독대 문화는 우리들이 꼭 이뤄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발효유통 산업의 혁신과 개혁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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