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신문 지역신문발전위원회 후원 제3차 사별연수
지난 17일 통영옻칠미술관 김성수 관장을 만나다

“수 천 년 역사를 지닌 옻칠공예는 선조들의 얼이 담긴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옻칠문화가 또다시 천년의 세월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옻칠의 역사와 전통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 목표이자 바람이다”

한산신문은 지난 17일 통영옻칠미술관을 방문, 지역신문발전위원회 후원 제3차 사별연수를 개최했다.

이날은 한국 천년의 전통 옻칠을 계승하고 현대예술화에 몰두하고 있는 통영옻칠미술관 김성수 관장과 서유승 통영현대옻칠회장을 만나 옻칠문화를 알고 배우는 시간을 마련, 지역 바로 알기 현장연수에 나섰다.

땅속에서 수천 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재료 옻칠. 통영은 한국 옻칠 예술의 본고장이자 세계 옻칠 예술의 중심지다.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통영에서 12공방을 설치하고 나전칠기를 만들면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69년 옻칠의 외길인생, 옻칠예술의 거장인 김성수 관장은 옻칠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김성수 관장은 1951년 통영에 있는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에 입성, 낮에는 학교를 다니고 밤에는 옻칠공장에서 일을 했다. 옻칠에 매료된 그는 단절된 옻칠을 이어가고자 부단히 노력했으며 31살의 나이에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최고상을 시작으로 국전작가가 됐다.

이후 옻칠의 전통 방법과 옻칠로 그림을 그리는 옻칠 회화를 개발, 대학에서 옻칠공예를 가르치며 옻칠의 전통과 예술성을 널리 알렸다.

그는 “기원전 1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경남 의창군 다호리 옻칠유물이 1988년 출토됐다. 다호리에서 볼 수 있는 옻칠문화는 세계에 내놓을만한 우리나라 정체성을 가진 특수 재료이고, 전통을 이어온 우리 문화이다. 옻칠은 방습, 방열, 방충 등 우수한 특징을 두루 갖췄다. 옻칠의 우수성을 국민들이 인식하고 되살려 가치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400년이라는 긴 전통을 자랑하는 나전칠기의 본고장이자 김성수 관장의 고향인 통영은 한국옻칠회화의 발상지다. 김 관장은 선조들의 창조와 전승해 의해 성장된 탁월한 전통예술을 미래의 자산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2006년 통영옻칠미술관을 개관했다.

국내 최초로 건립된 통영옻칠미술관에서는 칠공예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김성수 관장은 이곳에서 옻칠 전통의 현대화와 계승발전을 위한 창작활동, 지역 예술가 발굴, 디자인 교육 등을 통해 한국 옻칠공예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또한 팔순이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 외에 옻칠이 생소한 유럽까지 그 우수성을 알리며 대한민국의 옻칠 미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1998년 김 관장은 교수직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옻칠을 세계적으로 알렸다. 당시 우리나라 고유의 천연 옻칠은 미국에서 일명 ‘라커(Lacquer)’라고 불렸다. ‘라커’는 천연칠과 화학칠을 구분하지 못한 나라별 정체성이 없는 영어 단어였다. 옻이 아닌 가짜 옻인 ‘카슈’를 포함하는 단어에 충격을 받은 김성수 관장은 라커 대신에 우리 고유 명사인 ‘옻칠(Ottchil)’ 단어를 고유명사로 정착시키기에 노력했다.

김성수 관장은 “전 세계에서 옻칠로 예술품을 만드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 베트남, 중국, 일본 4개국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전통재료와 기법, 장인정신, 제작과정 등 모든 것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대화 시키는 과정에 있다. 라커 대신 중국은 ‘대칠(大漆)’, 베트남은 ‘산마이(SAN MAI)’, 일본은 ‘우루시(うるし)’라는 고유명사를 사용해 정체성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를 열어가는 중심에는 옻칠이 있다. 천년의 자원, 무공해 옻칠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한국 옻칠의 우수성을 가장 한국적인 모습으로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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