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인 “풍력 결사반대, 더 이상 할 말 없다”
개발업자 “충분한 소통 후 다시 토론회 열자”

통영의 최대 난제인 욕지풍력발전 건립을 두고 통영시욕지풍력갈등협의회와 어민측이 시민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했으나 어민들의 강력반발로 무산됐다.

지난 24일 통영수협에서 열린 통영 해상풍력 단지 개발 시민토론회에는 김덕철 통영수협 조합장, 이중호 멸치수협 조합장, 최판길 욕지수협 조합장, 박태곤 통영통합해상풍력대책위원장, 통영시갈등조정협의회 김범기·김형진·지욱철 위원, 임우현 통영시 지역경제 과장, 경남테크노파크 전용환 팀장, ㈜욕지풍력 이봉기 본부장, 한국남동발전 정태균 부장 등 토론회 패널과 100여 명의 통영시 어업인이 참석했다.

개회에 이어 시민토론회 좌장으로 지욱철 통영시갈등조정협의회 위원(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을 선출했으나 수협장들과 100여 명의 어민들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하고 20여 분만에 중단됐다.

어업인인 장동주 통영통합해상풍력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실제 어업인들은 앞전 집회를 통해 우리들의 항변을 다했다. 우리는 여러 차례의 집회를 통해 의견을 전달했고, 통영시장과 시의회 의장과 면담까지 요청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는 시의원 한분도 오지 않았고, 통영시 지역경제 과장 말고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런데서 우리가 무슨 시민 토론회를 하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어업인들 아까운 시간 잡아놓는 것 자체부터 잘못됐다. 우리 어업인들은 정부와 경남도, 통영시를 향해 해상풍력발전 결사반대를 외쳤고, 우리의 입장을 밝혔다. 토론회에서 할 말도 해줄 말도 더 이상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토론회에 참석한 수협 조합장들과 참석 어민 100여 명 역시 이 의견에 동의하고 다함께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박태곤 통영통합해상풍력대책위원장은 “지금 어민들을 봐서 잘 알겠지만 토론회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영시에서 해상풍력단지를 허가하기 이전에 처음부터 어민들과 소통이 필요했다. 어업인들의 감정이 치솟은 상태에서 앞으로의 토론회는 무의미 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간사업자 ㈜욕지풍력 이봉기 본부장은 “어민들이 말씀하시는 의견을 충분히 새겨듣겠다. 사업은 하루 이틀, 1년, 5년으로 완공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공청회나 토론회 자리에서만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통의 길을 언제든지 열어놓고 수산업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한국남동발전 정태균 부장 역시 “몇 년이 걸리더라도 우선적으로 수협과 통영통합해상풍력대책위 등 어업인들과의 충분한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 ㈜욕지풍력에서 매일 찾아뵙고 설명을 드리고 대화를 통해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이고 충분한 소통 후 대책위에서 토론회를 하겠다고 의견이 모아지면 그때 토론회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토론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