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온라인 개학’ 통영교육지원청 이인선 초등교육 장학사에게 듣는다

“코로나19 함께 이겨냅시다! 우리 아이들 얼굴에도 예쁜 꽃이 필거예요. 봄이잖아요”

통영교육지원청에 걸린 커다란 현수막에 쓰인 문구다. 따사로운 봄바람에 벚꽃이 휘날리는 틈 속에서 학교 앞 거리는 한산하기만 하다. 코로나19는 평범했던 일상을 멈추게 했고, 운동장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마저 앗아갔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교육부는 지난 9일 사상초유의 초·중·고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다. 3월 2일 예정됐던 개학이 미뤄진지 38일 만이다. 9일 중3·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16일 초4~6학년·중1~2학년·고1~2학년, 마지막으로 20일 초1~3학년이 순차적으로 온라인 원격수업을 진행한다.

처음 시도되는 원격수업으로 인해 교사도 학생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처음으로 어린 자녀를 랜선으로 등교시켜야 하는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우려와 걱정이 가중되고 있다.

통영에서의 온라인 개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통영교육지원청의 온라인 개학 대응과 궁금증을 초등교육 담당 이인선 장학사에게 들어본다.

 

실시간 원격교육 플랫폼 활용 ‘통합형 수업’
초1~2학년 EBS TV 시청·학습꾸러미 활용

통영교육청에 따르면 통영 관내 학교에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단방향 학습 콘텐츠 활용 수업 ▲과제형 수업 ▲통합형 수업(쌍방향+단방향, 화상수업+학급방) 등 원격수업이 유형별로 진행되고 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실시간 원격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교사와 학생간 화상수업을 실시하고, 실시간 토론 및 소통을 할 수 있다.

단방향 학습 콘텐츠 활용 수업은 학생이 학습콘텐츠를 시청하고 교사는 학습내용을 확인 및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수업이다. 학습콘텐츠 시청 후 댓글 등으로 원격 토론을 진행할 수 있다.

과제형 수업은 교사가 온라인으로 교과별 성취기준에 따라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 내용을 맥락적으로 확인 가능한 과제를 제시하고 교사가 확인하고 피드백을 하는 수업이다.

통합형 수업은 쌍방향 수업과 단방향 수업 등을 통합한 유형으로 화상수업 도구로 출석체크와 그날 수업의 핵심내용을 정리하고, 온라인 학급방에서 과제를 수행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스마트기기 없이 EBS TV방송 시청과 수업교재와 자료로 구성된 학습꾸러미 활용을 통한 학습 활동을 한다. 또한 다양한 요인으로 원격수업이 곤란한 학생들에게는 학교 컴퓨터실을 개방과 학교별 자체 계획 수립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이인선 장학사는 “학교 규모, 학생현황, 학년별 실정을 고려해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초등학교는 거의 단방향 학습을 하고 있고, 중등학교는 콘텐츠 활용 수업과 함께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도 있다. 특히 쌍방향 수업은 화상으로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들이 서로 얼굴을 보면서 수업할 수 있으며, 교사는 출석체크와 학습안내를 하고, 학생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방향 학습 수업도 e-학습터, EBS 강좌, 교사 자체 제작 자료 등을 이용해 학습하고 학습하면서 궁금한 내용은 네이버 밴드나 클래스팅 등 휴대폰 앱을 이용해 교사에게 질문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대규모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과목을 나누고, 교과간 전문적 학습 공동체 협의를 통해 서로 도와주면서 촬영을 하기도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같은 학년 내 교사가 과목을 맡아 협의해 영상을 직접 만들어 수업의 질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기기, 인터넷 지원 등 원격수업 환경 구축
통영교육지원청 원격수업 현장지원 모니터링 실시

이인선 장학사는 원격수업에 있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원격수업 환경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원격수업을 위해서는 스마트기기, 공유기, 휴대용 무선인터넷 등이 필수 준비사항이다.

이 장학사는 “교육청에서 진행한 원격수업 환경 구축 조사를 통해 학교별 스마트기기 보유현황을 파악했다. 4차례의 조사 결과 관내 스마트기기 800대, 무선인터넷 단말기 에그 200대, 공유기 88대가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학교 보유 기기와 학교별 예산 가능 범위 내에서 구입 후 학생들에게 지원했다. 추후 경남도교육청에서 스마트패드 350대와 에그 260대 공유기 88대를 추가로 지원받았고, 안전한 원격수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까지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도교육청은 교사가 원격수업을 위해 필요한 웹캠, 헤드셋, 펜태블릿 등 도구를 학교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스마트기기 정보화기기 소모품 지원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통영교육지원청은 온라인 개학에 앞서 통영 관내 전 학교를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현장지원 모니터링을 통해 원격수업 준비 및 진행 상황을 파악했다. 지난 13일에는 원격수업 동시 접속을 확인하며, 학교별 여건에 적합한 맞춤 학습지원을 실시했다.

이 장학사는 “지난 9일 첫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동시접속이다 보니 조금 인터넷 속도가 느리긴 했지만 큰 혼란 없이 개학이 진행됐다. 교육청에서는 학교별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학교별로 원격수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학교별 우수사례를 발굴 및 공유하고, 소규모·대규모 학교에 맞는 원격수업 방향 컨설팅도 해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섬마을 소규모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온라인 수업 병행
긴급돌봄 학생 증가…원격수업 돌봄 지원 인력 지원

온라인 개학에 앞서 ‘온라인 개학에 따른 원격수업 운영 방안 협의’를 주제로 관내 학교장 화상회의도 지난 7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교육과정 편성·운영, 교육과정 재구성 방안, 학교별 스마트기기 보유 현황 및 인터넷 환경 구축에 대한 학교별 현황을 확인하고, 원격수업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이인선 장학사는 “섬마을 소규모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대부분 학교로 등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이 학교로 오면 학교에서는 방과후 프로그램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학교장 회의에서도 학교장들은 섬이 많은 지역적 특색에 따른 건의사항을 교육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통영교육지원청 박혜숙 교육장은 학교장 회의를 토대로 박종훈 교육감과의 화상회의에서 지역적 실정과 고려사항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개학이 진행 될수록 긴급돌봄 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3일자 조사결과 긴급돌봄 신청학생은 총 409명이다. 교육청에서는 긴급돌봄 학생들의 원격수업 운영에 필요한 스마트기기를 대여 지원하고, 학교 컴퓨터실을 활용해 원격수업을 진행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원격수업 참여가 어려운 학생들이 원격수업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학사는 “통영교육지원청은 2020년 통영교육계획을 수립했다. 각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알찬 계획을 수립했을 텐데 코로나19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음에 아쉬움이 크다.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체계적이고 질 높은 원격수업을 위해 많은 고민과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님께서 우리를 믿고 따라주셨으면 한다. 학교별 지역별 우수한 원격수업 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해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 속에서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