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녀들의 평생 복지·자립 실현 위해 부모들이 나섰다

 

장애인 자녀를 둔 통영의 부모들이 모여 단체를 결성, 부모들의 상호간 단결 도모와 자녀들의 평생 복지·참교육 실현을 위해 부모 스스로가 나서 정책을 개발하고 제안 해왔다. 오늘날의 느티나무경상남도장애인부모회 통영시지부(회장 조중금)는 그렇게 이어져 오고 있다.

느티나무경상남도장애인부모회 통영시지부(이하 느티나무부모회) 정회숙 부회장 역시 멋진 수영선수 아들을 장성하게 키워낸 경험을 살려 단체 활동에 전력하고 있다.

정회숙 부회장은 “초등학생 때부터 수영을 해온 아들은 수상실적도 많았고 통영시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지만 사실 통영시장애인체육회가 생기기 전까지는 지원이 거의 전무했다. 교육 공간도 거의 없었다. 개인이 나서는 것은 참 힘들고 속상한 일 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즘 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특기적성반을 만드는데 앞장서시더라. 누군가 나서야 변화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됐다. 단체가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대표성을 띔과 동시에 아주 큰 힘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저도 하나의 힘이 되고 싶었다. 제 아들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교육을 받고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그러던 중 조중금 회장님을 만나 느티나무부모회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식주 지원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교육을 받고 직업을 가짐으로써 자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공간·이동차량 ▲직업서비스(현장형 선배치 후훈련) ▲발달장애인 주택 서비스(그룹홈 형태) ▲데이서비스(돌봄서비스)의 부재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 통영에서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발달장애인이 양식장에서 19년 동안 노동을 착취당하는 일이 발생,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에 느티나무는 지난달 14일 실태조사·인권침해 방지 대책 촉구를 위해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한산신문 제1455호 2020년 7월 18일자 5면 “통영시는 성인발달장애인 실태, 즉각 전수 조사하라!”>

정 부회장은 “장애인에게도 당연히 욕구가 있다. 그것이 일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런 욕구를 무시한 채 노동을 강요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고 수당을 착복한 사건을 접하면 꼭 제 아이 일만 같아 울컥하게 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실제로 발달장애인들은 노동현장에서 임금착취, 인권침해, 따돌림 등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고용형태 역시 정규직은 드물다. 이는 ▲근로지원인 매칭 ▲현장중심 직업훈련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건립·정규직 고용확대 등으로 평생직업을 생산해 돕는다면 해소가 가능하겠지만 제도적 뒷받침 부재, 인력부족 등 아직 앞길은 깜깜하다. 자립을 이루지 못한 발달장애인에게 보호자 부재까지 겹친다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정회숙 부회장은 “당장 20년 정도만 지나도 부모들은 노화로 자녀들을 부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부모가 없더라도 우리 자녀들이 잘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