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수협 장경일 상임이사 오는 10일 퇴임…임기 마침표
1976년 3월 10일 입사 이후 굴 산업·권익 신장 ‘앞장’
장 상임이사 “굴 양식 어업 발전 조력자 역할 하겠다”

■굴수협 장경일 상임이사가 걸어온 46년의 발자취

“21살 청춘의 나이로 굴수협에 입사 후 46년의 세월이 겹겹이 쌓여 어느덧 퇴임을 맞이한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겪은 세월이다. 내 평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굴수협에서의 시작과 명예로운 퇴임까지의 시간은 한마디로 보람되고 행복했다”

1976년 3월 10일 굴수협에 입사해 46년 동안 굴 산업 발전과 조합원들의 권익 신장에 앞장서 온 장경일 상임이사(68)가 오는 10일 퇴임한다.

5년제 수산고등전문학교에 다니며 마지막 학기 6개월 실습기간을 굴수협에서 보낸 그는 다음 해 3월 10일자로 근무하라는 연락을 받고 굴수협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수협중앙회 시험에 당당히 합격, 군 복무 후 복직해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기까지 장 상임이사는 굴수협과 한평생을 보냈다. 열정을 바쳐 일한 그에게 굴수협은 자신과 함께 성장한 인생의 동반자였다.

첫 발령지인 지도과를 시작으로 총무과, 새마을지도과, 사업과(유통판매과), 상호금융과 등 수협의 모든 과를 순환보직하고 각 과장, 북신지점장, 여수지소장, 본소 상무로 근무 하면서 자신이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했다. 굴에 대한 기사를 스크랩하고, 영양분석과 굴산업 발전방향에 대한 논문을 찾아 읽은 것만 2박스 분량이다.

학생 신분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그 시절, 행정에 관한 기본기 부족에 애로사항도 많았다. 주판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했고, 배를 빌려 타고 섬 곳곳을 찾아다니며 대출금 이자를 받으러 다녔다. 통영, 거제, 고성 일대를 걸어 다녔고, 야근은 필수, 주말 근무는 기본이었다. 수산업에 관심이 많았던 장 상임이사는 일을 배우고 터득하는 순간이 행복했다. 그렇게 그는 청춘을 모두 굴수협에 쏟아부었다.

한산도나 거제에서 온 생굴을 리어카에 실어 공판장까지 운반하며 물량을 유치하던 시절, 항남동 청사에 화재가 발생해 서류 복원작업에 몇 년을 고생했던 날, 청사 매입 후 위판장 냉동·냉장 사업이 확장되면서 전국 대도시를 순회하며 시식회를 개최하고 판촉 활동을 펼쳤던 날, 처음으로 한려수도 굴축제를 개최했던 날, 북신지점 개점과 여수지소 청사마련 등 생생한 굴수협의 살아있는 역사가 장경일 상임이사의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특히 TV 특집홍보 방송으로 굴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적극 홍보해 엇가를 유지하고 판매를 확대해 3천억원 이상의 굴을 생산했을 때, 2년 연속 위판액 1천억원을 돌파해 어업인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던 순간의 감개무량함은 잊을 수 없는 보람된 순간들이었다.

우여곡절의 시기도 많았다. 장 상임이사는 “그동안 여덟 분의 조합장님을 모시고 네 번째 조합 청사를 옮겨 다니면서 업계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특히 최정복 조합장님 재임(4선) 당시 상임이사로 선임돼 근무할 때 대일생굴수출이 중단되고 미FDA의 점검결과 위생관리가 미흡해 두 차례나 미국으로의 수출까지 중단돼 수개월 동안 밤낮으로 시설을 개선하고 해역관리에 만전을 기해 수출을 재개토록 했던 기억이 난다. 굴이 과잉 출하돼 여러 차례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때는 경매가 진행되지 못해 위판장에 굴을 보관한 채 밤을 새우며 중도매인들과 씨름하던 일들도 있었다. 굴 값이 폭락해 제값을 받지 못하거나 태풍 등 피해가 발생, 힘들게 키운 굴이 폐사하고 탈락되면서 어업인들의 생계가 위태롭고 실의에 빠졌을 때 제일 마음이 아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굴수협은 위기극복으로 위생 안전성을 확보, 국내 판매와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간 102개소에 204억원의 보조사업으로 굴까기 작업장에 대한 현대화사업 예산확보와 사업을 실시했다. 또 용남면 현 청사에 대한 설계에서 준공까지 어느 한군데 장 상임이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는 “지홍태 현조합장님과 함께 취임 직후 국회와 관계기관을 수십 차례 방문해 굴껍데기 처리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수산부산물 처리에 관한 법률 제정에 기여한 부분은 상당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도산면 법송산단에 수산물저장처리시설 건립을 위한 부지매입과 140억원의 예산확보 및 공사착공도 굴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장경일 상임이사는 “굴수협은 나의 청춘을 바쳐 일한 곳이자 보람과 애환을 간직한 곳이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잘 극복했고, 보람되게 지내왔다. 이 모든 공을 직원들과 조합원들에게 돌리고 싶다. 주변 모든 분들이 도움 주고 이끌어 주셔서 가능했다. 상무부터 상임이사가 되기까지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신 최정복 전 조합장님, 조합발전을 위해 배려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지홍태 조합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굴 업계에서 한평생을 보낸 만큼 기회가 된다면 굴 업계 발전을 위해 도움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고 조언자의 역할을 하고 싶다. 조그마한 어장이 있으니 조합원에 가입도 할 계획이다. 계속해서 굴수협과 굴 업계가 발전되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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