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견내량 돌미역 채취 시작
기후 탓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춰져

용남면 연기마을 주민이 견내량 돌미역을 들어보이며 환히 웃고 있다.
용남면 연기마을 주민이 견내량 돌미역을 들어보이며 환히 웃고 있다.

복작복작 용남면 연기마을 주민들의 삶이 바빠졌다.

8일부터 견내량 돌미역 채취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통영과 거제를 잇는 견내량 해역에는 연기어촌계 20척과 맞은편 거제 광리어촌계 30척 등 50여 척의 배가 ‘미역채취’라는 깃발을 달고 미역을 감아올리느라 정신이 없다.

마을 주민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이른 아침부터 건져온 돌미역을 가져와 양지바른 곳에 펴 말리고, 줄에 말리는 모습이 저마다 분주하다. ‘집에 있는 빨래는 못 널어도 미역은 꼭 말려야 한다’는 말은 이곳, 연기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바다에서 건져온 미역은 햇빛에 3일을 바싹 말리고 나면 최상품으로 거듭난다. 물론 생미역도 그 맛을 알아준다.

이번 채취는 지난해에 비해 한 달가량 늦어졌다. 지난겨울 적은 강수량으로 미역 생장이 늦어 채취에도 영향을 끼쳤다. 해조류는 특히 기후변화에 민감한데 강수량이 적으면 영양분이 부족해 성장이 더디다.

연기어촌계에 따르면 올해 미역채취 기간은 이달 말까지 계획돼 있다. 하지만 장동주 어촌계장은 8일 기준 일주일 전후로 채취가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견내량 돌미역은 600년 역사를 지닌 독특한 전통 채취방식을 고수, 12~13미터 길이의 긴 나무 장대인 트릿대를 사용해 물속 바위에 붙은 미역을 감아올린다. ‘통영·거제 견내량 돌미역 트릿대 채취어업’은 제8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 식량생산·생물다양성·전통문화·역사성·주민 참여 등 다양한 요소를 인정받았다.

또한 견내량 미역은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됐던 미역으로 유명,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등장하는 명품으로 미역국을 반복해 끓여도 퍼지지 않고 더욱 깊은 맛을 낸다.

견내량 돌미역은 600년 역사를 지닌 독특한 전통 재취방식을 고수, 12~13미터 길이의 긴 나무 장대인 트릿대를 사용해 물속 바위에 붙은 미역을 감아올린다.
견내량 돌미역은 600년 역사를 지닌 독특한 전통 재취방식을 고수, 12~13미터 길이의 긴 나무 장대인 트릿대를 사용해 물속 바위에 붙은 미역을 감아올린다.

미역 말리기에 한창인 주민은 “견내량 돌미역은 맛도 맛이지만 미역 향이 진하고 좋다. 생미역, 건미역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자식들 놀러 오면 삼겹살을 구워 미역과 함께 먹는데 잡냄새를 잡아줘서 풍미가 깊다. 견내량 돌미역 한 번 맛보면 계속 찾게 된다. 비가 오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올해 미역이 너무 좋다”며 방금 건져 올린 미역을 들어 올려 보였다.

지난해 견내량 돌미역 총 생산량은 24톤, 건미역 2톤이다. 소득은 6천380만원이다. 올해 연기마을 돌미역 총 생산량은 이달 말쯤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장동주 어촌계장은 "지역 어민 주도의 보전관리 노력과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 속에서 어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주 어촌계장은 "지역 어민 주도의 보전관리 노력과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 속에서 어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주 어촌계장은 “예년에 비해 미역채취가 한 달이 늦어졌다. 보통 11~12월 포자가 형성돼 성장할 시기에 비가 알맞게 내려줘야 하는데 이번엔 강수량이 적었다. 채취시기는 늦어졌지만 올해도 역시 미역 품질이 아주 좋고 맛도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릿대 채취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돼 기쁜 마음이지만 앞으로 보전, 관리, 활용을 통한 어업과 어촌 활성화 구현이 중요하다. 지역 어민 주도의 보전관리 노력과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 속에서 어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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