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유 가격 1드럼당 13만원→26만원대 ‘오름세’
어업인 경영난 가중…면세유 보조금 지원책 시급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의 여파가 어업인과 통영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면세유 공급가격은 1드럼(200ℓ)당 13만9천원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26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연일 급등하는 국제유가로 인해 이 같은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치솟는 어업용 면세유는 통영경제 위축의 원인으로 나타나 유류비 상승에 대한 인상분 지원도 즉각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영 선원생필품·어구판매업자는 “유류비 인상 탓인지 통발 어구, 로프 등 선원필수품 판매량이 급격히 하락했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한 어업인은 “국제유가 상승의 여파가 어업인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출항할 때도 울며 겨자 먹기로 조업에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기름값은 오르고 인건비, 대출비 등이 나가면 남는 것도 없고 손실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라남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류비가 폭등하자 긴급 예비비 84억원을 편성, 어업인에게 면세유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통영시에서는 현재 어선유류비 지원으로 공급과액 10~13%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연안어선에만 해당된다.

근해통발수협 관계자는 “선주들이 무척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게를 잡는 통발은 제주도 밑까지 조업을 간다. 하루에 10드럼 이상 사용하고 한 달에 300드럼 이상 기름을 땐다. 조업량이 적을 때는 기름값도 안 나와 이틀씩 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유류비 상승과 관련 관내 수협과 함께 경남도에 건의서를 제출한 상태다.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통발어선 조업 후 가까운 전남 완도입항…상권↓
유류비 지원 등 통영입항, 경제 활성화 유도해야

앞서 판매량 감소를 호소했던 생필품 판매업자는 “통발어선들이 조업 후 통영보다 가까운 전남 완도에 입항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 정도까지의 경제적 타격은 없었는데 요즘 어려운 현실을 체감으로 느끼고 있다”고도 털어놨다.

통발어선은 서해에서 보름에서 한 달가량 조업하며 통영보다 가까운 전남 완도, 목포, 진도로 입항하고 있다. 이들 어선이 입항하면 하루 정도 머물며 선박 수리 및 각종 기자재와 어구, 생활용품 등을 구입하게 된다. 이는 어업의 지역인 통영에서의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영선적이 근거지가 다른 지역에 입항해 그곳에 머물면서 소비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의견도 밝혔다. 지역 경제를 위해서라도 전남 완도의 입항을 통영항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어업인은 “통영선적이 다른 지역에 입항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통영경제를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통발어선을 통영으로 입항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지역도 살고, 수산업도 산다. 지금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은 어업인들의 경제적 부담도 가중시키고 있다. 통발어선이 전남 완도가 아닌 통영으로 입항할 수 있도록 유류비를 지원 등 대책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완도에서는 통영선적들이 와서 식대부터 생활비 등을 쓰니까 환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근해통발선주는 “우리들의 생활 근거지는 통영이다. 전남 완도에서 중간 기착을 할 때도 있지만 되도록 통영으로 입항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높아진 유류가격 등 생산비 증가로 경영 부담 또한 가중되고 있는 실정에 굳이 통영까지 갈 수도 없는 실정이다. 전라남도에서는 어업인에게 면세유 지원을 해준다는데 우리도 유류세 인상에 따른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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