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거제 지역서 오카리나‧우쿨렐레‧칼림바‧텅드럼 등 생활악기 강의
피아노 학원장 출신, 갖가지 악기 독학 ‘몰입’…지역사회 행복 ‘나눔’

■다채로운 소리, 멀티 악기연주자 강미정씨를 만나다

강미정 연주자는 자신의 가족이 악기로 하나 되는 것처럼, 이웃들도 악기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꾼다. 강 연주자(가운데)가 도천동주민센터 우쿨렐레 팀과 환히 웃고 있다.

“악기로 소통하는 가정, 직장, 단체 모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일에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원합니다”

피아노와 드럼은 기본 플루트, 색소폰 등 관악기부터 오카리나, 우쿨렐레, 리코더, 칼림바, 텅드럼 등 생활악기까지. 연주자 강미정씨는 평생을 악기와 동행 중이다. 스스로 여러 악기를 찾아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연습에 몰두하는 그녀다.

악기를 다루는 기쁨을 나만 누릴 수 없는 법. 강 연주자는 주민‧문화센터, 학교, 교회 등 여러 곳을 두루 다니며 갖가지 연주를 가르치고, 행복을 나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가까이했던 강미정 연주자는 음악대학에 진학해 교사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그녀에게 임용고시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새 방향을 찾아야 했다. 고민 끝에 수년간 연주해온 피아노와 함께 학원을 차리기로 결심, 어린아이들에게 피아노를 16년간 가르쳤다.

하지만 긴 세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머무르다보니 왠지 모를 우울감이 몰려왔다. 강 연주자는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고자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어느 날 정말 아름다운 선율을 흘려 보내는 오카리나 연주를 듣게 됐다. 그 순간 ‘아, 정말 좋다. 바로 저 악기다’라고 말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고 회상했다.

강 연주자는 오카리나를 잘 연주하고 싶은 마음에 1년 가까이 연습에 몰두, 작은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실력까지 쌓았다. 그녀는 “오카리나 공연 중 누군가 ‘엘콘도 파사’라는 노래를 신청하셨다. 그 당시 내게 많이 버거운 곡이라 다음에 들려드리기로 약속하고, 그날 이후로 엘콘도 파사만 수천 번을 불렀다. 마침내 악보 없이 완주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점점 수준급 곡들을 다루면서 전문성을 길렀다”고 설명했다.

강 연주자는 비교적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생활악기를 주변에 알리기로 결심했다. 긴 세월 걸었던 학원장의 길을 뒤로하고 주민‧문화센터, 학교 등 지역사회로 발걸음을 옮긴 그녀다. 오카리나와 더불어 우쿨렐레, 칼림바, 텅드럼도 스스로 배우면서 강사로서의 역량을 넓혔다. 현재 통영‧거제에서 수강생 80여 명에게 열정을 쏟으며, 갖가지 악기를 통한 행복을 공유하고 있다.

강 연주자는 “특별히 7년째 함께 호흡하고 있는 통영 우쿨렐레 팀을 자랑하고 싶다. 배우는 기간이 길어지면 지겨워지기 마련이라 동기부여가 잘 안 되는데 통영팀은 매사에 열정적이다. 그 열정이 쌓여 이제는 공연은 물론, 관내 행사에도 초청받는 팀으로 성장했다. 예쁜 단복을 갖춰 입고 무대에 서서 행복을 연주하는 그들을 보면 절로 미소 짓게 된다”고 박수를 보냈다.

코로나19가 한창 성행한 지난 2여 년은 강 연주자에게도 무척 힘든 시기였다. 강의를 나갈 수 없으니 생계가 어려워졌고, 무엇보다 내면적으로 쇠약해졌다. 그녀는 이를 극복하고자 또다시 몰두할 수 있는 방법을 살폈고, 글쓰기와 캘리그래피라는 길을 찾아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다. 이 또한 하루하루 실력을 쌓아 나간 끝에 강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로써, 강 연주자는 자신을 ‘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강미정’, ‘배움에 몰입하고 배움을 전하는 강미정’이라고 소개한다.

강 연주자는 이웃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행복하다. 그 호흡이 악기로 이루어지는 것에 감사한다.

그녀는 “딸 셋과 함께 ‘모녀밴드’로 활동하고 있다. 20여 년 동안 공연하면서 가지각색의 팀을 많이 봐 왔지만, 가족으로 구성된 팀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가족끼리 얼굴 보기도 힘든 일상 속에서 악기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내가 사랑하는 악기로 우리 가족이 하나 되는 것처럼 다른 가족들도 악기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꾼다”고 밝혔다.

이어 “악기로 웃음이 피어나는 가정을 꿈꾸지만, 방법을 몰라 헤매는 이웃들을 돕고 싶다. 주민‧문화센터와 가족 음악 지원사업에 출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 직장, 단체 모임에서도 악기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는 문화를 바라본다. 이 아름다운 일에 내가, 우리 모녀밴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라고 환히 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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