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렬여중 봉사동아리 ‘4-H’ 휠체어 장애인 위한 욕창예방방석 제작‧전달
환경 보존 업사이클링 실천, 농작물 재배‧생활용품 자기계발…‘이웃 나눔’

한산신문 창간 32주년 기획 – 지역의 미래 꿈나무들을 만나다 38

명석한 머리(Head), 따뜻한 마음(Heart), 부지런한 손(Head)으로 건강(Health)을 나누는 꿈나무들.충렬여중 4-H 동아리는 환경을 보존하면서 직접 재배한 작물과 땀 흘려 제작한 생활용품으로 통영을 따스하게 물들인다.
명석한 머리(Head), 따뜻한 마음(Heart), 부지런한 손(Head)으로 건강(Health)을 나누는 꿈나무들.충렬여중 4-H 동아리는 환경을 보존하면서 직접 재배한 작물과 땀 흘려 제작한 생활용품으로 통영을 따스하게 물들인다.

“우리가 쏟은 노력과 시간으로 이웃에게 힘을 줄 수 있어서 행복해요. 공부하면서 봉사를 겸하는 게 때때로 힘들지만, 샘솟는 뿌듯함과 감사하는 마음이 다시 봉사의 길로 이끌어요”

명석한 머리(Head), 따뜻한 마음(Heart), 부지런한 손(Head)으로 건강(Health)을 나누는 꿈나무들이다. 충렬여자중학교(교장 이치은) 봉사동아리 ‘4-H’는 환경을 보존하면서 직접 재배한 작물과 땀 흘려 제작한 생활용품으로 통영을 따스하게 물들인다.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날, 충렬여중 도서관에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여름방학이라 쉬고 싶은 법도 한데, 4-H 동아리 학생들은 오전부터 학교에 나와 반갑게 맞이했다. 도란도란 의자에 앉아 서로 생각을 나누는 꿈나무들에게서 소소하지만, 큰 울림이 있는 교육을 경험할 수 있었다.

충렬여중 4-H 동아리는 지난 4월부터 3개월이 넘도록 욕창예방방석을 제작, 지난 19일 통영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방석 190개를 전달했다.
충렬여중 4-H 동아리는 지난 4월부터 3개월이 넘도록 욕창예방방석을 제작, 지난 19일 통영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방석 190개를 전달했다.

충렬여중 봉사동아리 4-H는 지난 19일 통영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방문,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욕창예방방석 190개를 전달했다. 학생들은 지난 4월부터 3개월이 넘도록 인당 8개가량 방석 제작에 힘을 쏟았고,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 만큼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특히 양말을 생산할 때 버려지는 부분인 양말목을 이용, 봉사와 더불어 업사이클링(upcycling)의 본을 보였다.

4-H 동아리원들은 “이번 활동 덕분에 욕창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욕창으로 고생하시는 장애인분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고 뿌듯했다. 처음 접하는 양말목공예라 생소했고, 워낙 만들어야 할 양이 많아 지칠 때도 있었지만, 장애인복지관 관계자들께서 정말 좋아해주셔서 덩달아 행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5월 충렬여고 미술동아리와 협동해 조성한 '꿈의 바다' 벽화 놀이터.
지난 5월 충렬여고 미술동아리와 협동해 조성한 '꿈의 바다' 벽화 놀이터.

4-H 동아리는 지난 5월에도 장애인종합복지관 옥상에 ‘꿈의 바다’ 벽화 놀이터를 조성, 충렬여고 미술동아리와 협동해 아름다운 공간을 선사했다.

충렬여중 4-H 동아리부장 추수지 학생.
충렬여중 4-H 동아리부장 추수지 학생.

동아리부장 추수지 학생은 “힘든 봉사활동일수록 기억에 남는다. 땡볕이 내리쬐는 날씨 속에 9시간 넘도록 진행했던 힘든 작업이었지만, 완성된 아름다운 벽화를 보니 피로가 싹 씻겼다. 우리의 손길이 닿은 벽화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걸 상상하니 기뻤다”고 웃음 지었다.

다가오는 2학기, 자그마한 손으로 큰 행복을 일구는 이들의 마음은 독거노인들에게 향한다. 지난해 담갔던 고추장, 고추장아찌, 매실청, 생강청 등을 정성스레 포장해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올해 4-H 동아리는 벽화 놀이터, 욕창예방방석 봉사와 더불어 도자기 제작, 텃밭 가꾸기, 스칸디아모스(천연이끼) 만들기 등 여러 가지 경험을 했다.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과 방과 후 활동을 병행하는 ‘손으로 만드는 세상’으로 자기계발을 펼쳐 나간다. 자신이 몰랐던 역량을 발견하기도 하고, 일반 교육과정에서 경험할 수 없는 교육을 손으로 만드는 세상을 통해 체험한다.

4-H 동아리원들은 “우정팔찌를 만들어 플리마켓에서 선보였던 게 좋았다. 도자기 만들 때 촉감이 무척 신기했다. 점심시간마다 텃밭에 물 주러 갈 때 식‧작물들이 자라 있어 기뻤다. 직접 만든 스칸디아모스가 우리집의 습기를 잡아준다”며 저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표현했다.

이렇듯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저마다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자연스레 봉사의 마음을 담아 이웃에게 전한다.

“성인이 돼서 봉사활동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빵사 돼 빵을 기증하고 싶어요. 선생님이 돼 학생들과 봉사의 뜻을 나누고 싶어요. 치과의사가 돼 많은 돈을 벌어 복지재단에 크게 기부하고 싶어요”

미래에 어떤 모습을 꿈꾸냐는 질문에 학생들이 대답했다. 직업은 각자 다르지만 봉사하는 삶에 뜻을 모았다. 모두 수줍은 듯 이야기했지만, 설렘과 기대가 그들의 표정에 가득 묻어 났다.

4-H 동아리가 활동을 기획하고 즐겁게 참여하는 데는 지도교사의 관심과 지지가 깔려있다.

충렬여중 양유옥 교사는 4-H 동아리와 관련 행정 업무를 도맡고, 관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연계한다. 또 학생들과 함께 활동으로 호흡하며, 그것이 어떤 봉사의 의미를 지니는지 이해를 돕는다.

양 교사는 “학생의 본분을 다하면서 봉사도 성실히 하는 우리 아이들이 기특하다. 또래 친구들은 방과 후 활동을 다 마무리했는데도 4-H 학생들은 자치적으로 교실 문을 열고 맡은 봉사를 위해 함께 노력했다. 봉사점수도 부여되지 않아 불평이 나올 법도 한데, 웃음로 화답하는 아이들이 대견하다. 얘들아, 고맙고 사랑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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