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 연구 혼신, 향년 84세

통영 지역사 연구의 제1세대 정갑섭(鄭甲涉) 선생이 지난달 1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1939년 통영 명정동에서 태어나 충렬초, 통영중, 통영고교를 거쳐 부산대학교 상대를 졸업, 관세사를 시작으로 사회에 진출한 후 세관공무원, 국영기업인 제7 비료공장에 근무했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자 통영 역사에 관심이 많던 정갑섭 선생과 친구 박형균 선생들이 의기투합, 국사 중심의 거시사에서 지역 중심의 미시사적 관점에서 통영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첫 출발이 통영사연구회 창립이었다.

통영사연구회 중심으로 통영의 지역사를 세밀하게 접근하고 다양한 채록과 기록, 국내외적 자료수집과 각종 연구물을 발표했다.

또 시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한산신문에 ‘정갑섭의 이야기 인물사’를 연재,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기도 했다.

제2대 통영사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선생은 1993년 충무시 ‘비문 번역집’을 비롯 2009년 통영문화원 ‘통영향토지집성’(統營鄕土誌集成)의 국역자로 활동했다.

‘비문 번역집’은 그동안 흩어져 있는 비문을 번역, 통영 비문 연구의 초석을 다졌고, ‘통영향토지집성’은 통영지(統營志 1894)와 통영지(統營誌 1895), 진남지(鎭南誌 1904)을 국역 합본한 것으로 일제강점기 이전의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또 1995년 시군 통합 통영시 출범을 기념, ‘충무시지’와 ‘통영군사’ 등 과거사를 발판으로 새롭게 펴낸 ‘통영시지’(統營市誌 1999) 편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통영 대역사 저술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이어 2018년 증보 발행된 ‘통영시지’(統營市誌)에서도 고문과 감수위원으로 맹활약하는 등 통영 역사 발굴과 저술에 누구보다도 열정을 쏟았다.

또 통영관광 큰 그림의 밑받침이었던 통영관광기획단 위원으로도 활약, 통영 발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오랜 친구이자 통영사연구회에서 함께 활동한 박형균 전 사단법인 통영사연구회장은 “정갑섭 선생은 통영사 연구의 1인자이자 통영사 바로세우기에 앞장 선 인물이다. 우리는 지역의 큰 역사학자를 잃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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