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대첩 ‘승전고를 울려라’ 우승팀, 동원중 1학년 김효빈‧손태왕‧이동윤
세 꿈나무 “이순신 장군님의 정신 되새기며 ‘훌륭한 어른’ 되고 싶어요”

한산신문 창간 32주년 기획 – 지역의 미래 꿈나무들을 만나다 40

동원중 1학년 (왼쪽부터)김효빈‧이동윤‧손태왕 삼총사는 지난달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 ‘승전고를 울려라’에 참여, 중등부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동원중 1학년 (왼쪽부터)김효빈‧이동윤‧손태왕 삼총사는 지난달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 ‘승전고를 울려라’에 참여, 중등부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르는 습한 날씨, 빗줄기를 맞아가면서도 학생들의 얼굴엔 열정이 가득하다. 세병관 마루에 도란도란 모여 퀴즈를 풀고, 통영 삼도수군통제영 곳곳을 누비며 통영의 역사를 공부하는 모습이 웃음 짓게 한다. 옛 복장을 갖춰 입고 꼬마 통제사가 된 아이들, 활을 쏘고 창도 찔러가며 시간 탐험을 하는 모습이 정겹다.

통영교육지원청(교육장 김경숙)은 지난달 11일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에서 한산대첩 바로 알기 ‘승전고를 울려라’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는 여태껏 해오던 골든벨 방식을 확장해 4개 부스(퀴즈‧무과체험‧해전슈팅게임‧통제사의 일기) 61개 미션을 선정, 학교별 3인 1조 팀을 이뤄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전 내내 협동해 미션을 수행한 통영 꿈나무들. 두근두근 승전고를 널리 울린 주인공은 누굴까.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가 막을 내린 뒤, ‘승전고를 울려라’ 중등부 우승팀 동원중 1학년 김효빈‧손태왕‧이동윤 학생을 만났다. 행사 날 날씨가 흐렸듯, 학생들을 다시 만난 날도 비가 내렸지만 꿈나무들의 얼굴엔 설렘과 장난기로 가득했다. 교복을 입은 채 세병관 아래서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서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왠지 모를 뭉클함으로 다가왔다.

효빈‧태왕‧동윤은 각 반 대표로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승전고를 울려라에 참여했다. 이들은 “임진왜란이 우리에게 어떤 역사인지, 이순신 장군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알 수 있게 됐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걸 친구들과 함께 체험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무엇보다 경쟁이 아닌 협동으로 친구들과 추억거리를 남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 친구는 방학 중에도 학교에 모여 대회 준비에 몰두했다. 임진왜란 연도표까지 학습하며 서로 문제를 내고 맞추기를 반복, 교과목 공부가 아닌 우리 고장의 역사를 알고자 머리를 맞댔다.

소년들은 “사실 우승팀을 호명을 할 때 우리가 불려 놀랬다. 하나의 추억을 만드는 데 의미를 두고, 퀴즈 또한 절반만 맞춰도 만족하자며 서로 격려했다. 학교 선생님의 말씀대로 즐기면서 역사 탐험을 했을 뿐인데 좋은 결과를 얻어 아주 기뻤고 성취감도 최고였다”며 환하게 웃음 지었다.

효빈‧태왕‧동윤은 생긴 모습도, 평소 관심사도 다르지만 고장 통영에 대해서는 애정 어린 마음을 표했다.

삼총사는 “통영은 ‘작지만 알찬 도시’, ‘볼거리가 많은 예쁜 도시’, ‘교육지원이 좋은 도시’, ‘여행하거나 살기 좋은 도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도시’”라며 저마다 학생의 시선으로 통영을 표현했다.

또 꿈나무들은 “우리나라는 외세의 침략이라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너무 무관심하게 바라봤다. 이순신 장군님의 눈물을 되새기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는 훌륭한 어른이 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각자 머릿속에 멋진 자화상을 그리며 꿈을 키워가는 자랑스런 소년들이다.

동원중 1학년 김효빈 학생.
동원중 1학년 김효빈 학생.

효빈은 “우선 과학고에 진학해 좋은 성적을 얻어 우수한 대학의 항공우주학과에 입학하고 싶다. 대학원 과정까지 마치고 우주 탐사선을 개발하는 연구원이 되고자 한다”며 힘찬 포부를 밝혔다.

동원중 1학년 손태왕 학생.
동원중 1학년 손태왕 학생.

태왕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진학을 일차 목표로 한다. 평소 관심이 많은 로봇과 우주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우주공학가의 모습을 꿈꾼다”며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동원중 1학년 이동윤 학생.
동원중 1학년 이동윤 학생.

동윤은 “사람들에게 먹는 행복감을 선사하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 요리하는 게 재밌고 내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어줄 때 뿌듯함을 느낀다. 아직 수준 높은 음식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공부해보고자 한다”며 수줍은 미소를 드러냈다.

승전고를 울려라 우승상품으로 세 꿈나무에게 한산대첩문화재단에서 제작한 10만원 상당의 상평통보가 수여됐다. 상평통보를 사용해 가족들과 함께 디저트를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학교 친구들에게 선물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삼총사는 상평통보를 다 쓰지 않고 몇 전은 기념으로 남기겠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훗날 오래된 엽전을 바라보며 뜻깊은 추억을 되새기는 ‘훌륭한 어른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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