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생활 13년‧봉사활동 8년…통영 곳곳 행복 전파 종횡무진
전국 연예예술상 모범가수상‧지역사회 방범 표창 수상 다수
대표곡 ‘통영아리랑’ 발매 예정, 여성 자율방범대 발족 목표

■동네 지키는 가수, 홍경옥 한국연예예술인연합회 통영지회 부지회장

영상촬영·편집=김민규 기자

“죽을 때까지 노래 부르면서 봉사할 생각입니다. 제 삶의 행복인 노래와 봉사, 앞으로도 이 행복을 통영의 이웃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버스킹 페스티벌의 열기가 한창인 축제 현장, 자율방범대 복장을 갖춘 한 여인이 관객들의 흥을 더욱 돋운다. 흘러나오는 가락에 맞춰 무대 아래에서 분위기를 띄우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행사 봉사에 나선 자율방범대원이라고 하기엔 에너지와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다.

홍경옥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통영지회 부지회장은 오랜 세월 노래와 봉사 두 가지 행복을 좇아 동행 중이다. 노래가 있기에 웃을 수 있고, 봉사를 하기에 새 힘을 얻는다는 홍 부지회장. 찬란하고도 눈물겨운 그녀의 블루스를 들어 봤다.

홍 부지회장은 젊은 시절 남편을 만나 고향 부산을 떠나 거제에 새 둥지를 텄다. 거제에서 의류 장사만 25년을 하다 조선업에 종사하던 남편을 따라 지난 2004년 통영에 정착했다. 오랜 세월의 때가 묻은 일터를 뒤로하고 다시금 거처를 옮긴 그녀는 어떻게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홍 부지회장은 “어릴 적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고 소질이 있었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노래를 시작해 한 단계씩 밟아 나갔다. 물론 생계도 일구어야 하니 가라오케를 차려 10여 년 장사를 하기도 했다. 일상에서든, 일터에서든 노래는 내 삶 한가운데로 스며들었고 떼 놓을 수 없는 고마운 존재가 됐다”고 회상했다.

홍경옥 통영연예인협회 부지회장은 지난 2020년 ‘제26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모범가수상’을 통영 출신 최초로 수상, 지역 연예예술 발전에 힘쓴 공로를 인정 받았다.

그녀가 노래에 쏟은 열정은 화려한 수상 이력으로 되돌아왔다.

2009년 통영주부노래자랑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2010년 통영주부가요열창 대상, 2012년 KNN 유랑극단 금상, 2012년 제11회 통영가요제 동상, 2013년 유랑극단 열창상(금상)을 수상했다.

가수로서의 경력을 인정받은 그녀는 지난 2013년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통영지회에 입회, ‘홍주연’이라는 예명으로 제12~18회 통영가요제 공식무대에 출연해 이름을 당당히 알렸다.

지난 2020년 수상한 ‘제26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모범가수상’은 더욱 특별하다.

그녀는 “여태껏 가수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연예예술상 모범가수상을 수상한 날이다. 우리나라 각지에서 연예예술 발전에 힘쓴 공로자들에게 수여하는 상이었고, 통영 출신 가수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 아주 값졌다. 혼자 이룬 일은 결코 아니며, 정민수 지회장님을 비롯 통영지회 회원들께서 많이 도와주신 결과”라고 환히 웃음 지었다.

홍 부지회장은 대표곡 ‘돌아와 주세요’, ‘통영아리랑’을 발표해 올해도 찾아가는 섬마을 축제 등 무대를 넘나들며 시민들에게 환호성을 받았다. 더욱이 지난 6월 ‘돌아와 주세요’를 음원으로 발매했고, 통영의 아름다움과 애환이 섞인 ‘통영아리랑’도 곧 발매 예정이다.

홍 부지회장은 지난 2020년 항남자율방범대장 재임 중 제75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통영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수여 받았고, 지난해에는 국회의원 표창장을 수상했다.
홍 부지회장은 지난 2020년 항남자율방범대장 재임 중 제75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통영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수여 받았고, 지난해에는 국회의원 표창장을 수상했다.

그녀가 가진 특유의 에너지는 무대뿐만 아니라 일상의 이웃들에게도 흘러간다.

홍 부지회장은 지난 8년간 자율방범대원으로서 우리동네 지키기에 힘써 왔다.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항남자율방범대에 발을 디딘 그녀는 방범활동 수행과 더불어 행사장 교통관리, 학생들의 등‧하교 지원활동 등 숱한 임무를 수행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에 지난 2020년 항남자율방범대장 재임 중 제75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통영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수여 받았고, 지난해에는 국회의원 표창장을 수상했다.

또 지난 4월에는 대원들의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항남자율방범대 초소를 신축, 치안질서 확립과 더불어 시정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통영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항남자율방범대 초소 준공 후, 현재는 대장직을 내려놓고 통영시 자율방범연합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죽림상점가 버스킹 페스티벌, 현장 교통‧안전 봉사에 나선 홍 부지회장이 관객들의 흥을 돋우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죽림상점가 버스킹 페스티벌, 현장 교통‧안전 봉사에 나선 홍 부지회장이 관객들의 흥을 돋우고 있다. 

홍 부지회장은 “봉사란 시간이 나서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다. 대원들에게도 늘 한결같이 건넸던 이 말은 내 봉사 인생의 좌우명이다. 시간을 낸다는 것은 그만큼 의지를 갖고 에너지를 쏟는 것을 의미한다. 물질과 시간을 들이는 만큼 봉사의 영역이 넓어지고 그 의미가 깊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겨울 새벽에 얼어 죽어가는 주취자를 구한 것도, 주말에 불평을 들어가며 전통시장 교통정리에 나선 것도 전부 참된 봉사를 실현하기 위함이었다. 때론 지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시민을 돕는 일이기에 뿌듯함만 가득하다”고 긍정을 내비쳤다.

노래와 봉사 두 영역에서 행복을 드러내는 홍 부지회장이지만, 그녀의 빛나는 웃음 뒤에는 아픔 또한 서려있다. 과거 불의의 사고로 십자인대를 심하게 다쳐 수술만 세 번 했다. 이후 관절염이 동반돼 건강은 더욱 악화됐고, 쇠약해진 신체는 곧 마음의 병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우울의 늪에 완전히 빠지기 전 노래가 웃음을 되찾게 해줬고, 봉사는 새 힘을 실어줬다. 여전히 건강 상태가 좋지 않지만, 무릎 보호대를 차고 무대에 오르며 방범활동에 임한다. 아픔을 갖춘 채 사람들에겐 오직 즐거움과 안전만 제공해주길 원할 뿐이다.

홍 부지회장은 “음악적으로는 ‘JK뮤직&보이스’라는 노래교실을 열어 개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해보고자 한다. 또 진해나 진주처럼 여성 방범대를 통영에 세우는 게 큰 목표 중 하나”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어 “노래와 봉사는 아마 죽기 전까지 계속할 것 같다. 지난 무더운 여름, 열심히 공부해 요양사 자격증을 땄다. 머지않아 병원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고 노래 불러 드리는 모습도 그려 본다”며 활짝 미소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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